서울시향, 포디엄과 피아노의 경계에서... 리처드 이가
서울시향, 포디엄과 피아노의 경계에서... 리처드 이가
  • 강창호 기자
  • 승인 2019.03.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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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서울시립교향악단 ‘모차르트 스페셜’ (3/28)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_credit Marco Borggreve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_credit Marco Borggreve

[더프리뷰=서울] 강창호 기자 = 고음악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세계를 구축한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겸하는 색다른 무대, 서울시립교향악단은 고전주의 음악 최고의 열매인 모차르트의 작품으로만 구성된 공연 <모차르트 스페셜>을 28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폭넓은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그 지평을 공고히 확장중인 리처드 이가

리처드 이가는 18세기 고전주의 음악을 주로 고악기로 연주하고 해석하는 고음악 아카데미(AAM)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교향곡 전집 녹음 음반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프시코드 등 건반 연주자와 런던 심포니,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 주요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활동 중인 그는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무대에서 솔로 및 협주자로 연주하고 있으며, 특히 런던 위그모어홀과 뉴욕 카네기홀에서는 정기적으로 하프시코드 리사이틀 연주자로 활약 중이다.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_credit Marco Borggreve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_credit Marco Borggreve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의 정점에서 포디엄과 피아노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이번 공연에서 리처드 이가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의 협연자 겸 지휘자로 활약하게 되는데 그는 “나는 모차르트가 활동했던 18세기에는 흔한 일이었지만 오늘날 관객에겐 다소 낯선 풍경일 수 있는, ‘건반을 연주하면서 지휘하는 상황’에 매우 익숙하다”라고 말하며 “서울 관객들에게 음악적으로 뛰어난 천재였던 모차르트 음악의 다양성과 감성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피아노 협주곡 24번>은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목관을 포함한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가 등장하는 ‘교향곡과 같은 대규모 협주곡’이며, 악보에 지시어가 적어 피아노 연주자들에게는 도전이 필요한 곡이기도 하다. 리처드 이가는 “악보에 지시어가 적다는 것은 모차르트가 음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연주자가 ‘연주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리라는’ 믿음으로 작곡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번 연주에서도 모차르트의 음악적 메시지를 다채롭게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교향곡이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 모차르트의 <프라하> 헌정곡

모차르트가 작곡한 1~41번까지의 교향곡 중 도시명이 부제로 쓰이는 곡은 단 세곡뿐이다. 교향곡 38번 <프라하>는 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열광했던 프라하 청중에게 전하는 일종의 감사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고전파 교향곡’ 중 드물게 미뉴에트가 빠진 3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미뉴에트 빠짐’으로 불리기도 했다. 미뉴에트 악장이 없는 교향곡으로 완성된 것과 3악장 도입부에 <피가로의 결혼> 선율을 입힌 것은 프라하 청중을 위한 모차르트의 배려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곡을 통해 교향곡이 독자적인 완성도를 지닌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며, 18세기 당시 음악적인 시도와 유행이 모차르트의 완숙미에 녹아 골고루 드러나 있다. 1악장은 자유분방한 음악적 흐름 속에 오페라 <돈 조반니>와 <피가로의 결혼>을 연상시키는 쾌활함과 대위법적 풍성함이 나타나고, 2악장에서는 <피가로의 결혼>과 같은 따스한 정서적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3악장에서는 목관파트의 경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활약이 돋보인다.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_credit Marco Borggreve
리처드 이가(Richard Egarr)_credit Marco Borggreve

고전적 단순함과 대중적 인지도 사이 서곡 vs 서곡

연주의 1부와 2부는 각각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오페라 서곡으로 시작한다.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를 가장 잘 드러나는 장르이다. 특히 서곡은 전체 작품의 얼개와 전개를 암시하고,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며 오페라 아리아의 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은 ‘고전적인 단순함’을 지닌 곡으로 평가받는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이면서도 레오폴트 황제의 즉위에 맞춰야 하는 시간적 제약을 이유로 초기 서곡 패턴으로 돌아간 것이 다소 전형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음악적 간결함 속에서 모차르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부의 문을 여는 너무나 잘 알려진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소나타 형식의 관현악곡으로 오페라 전반에 펼쳐질 명랑함과 익살을 재치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궁정이나 귀족의 위촉 없이 모차르트가 자유롭게 작곡한 첫 번째 오페라로 이러한 음악적 시도와 도전을 통해 모차르트는 시민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길을 열었고,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이 빛나는 음악적 영감의 원천과 행복의 씨앗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서울시향은 이번 연주에서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빛나는 음악적 재치와 의도를 청중들과 호흡하며 무대에 펼쳐 낼 것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모차르트 스페셜’_포스터 (사진제공=서울시향)
서울시립교향악단 ‘모차르트 스페셜’_포스터 (사진제공=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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