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화 ‘축제-엉겅퀴’
이강화 ‘축제-엉겅퀴’
  • 하명남 기자
  • 승인 2019.04.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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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까지 돈화문갤러리(종로구 돈화문로 71)
이강화, 축제-엉겅퀴,
이강화, 축제-엉겅퀴, 119 x 89cm_mixed media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더프리뷰=서울] 하명남 기자 = 엉겅퀴, 여느 들풀처럼 정작 밟히고 베어지는 운명이지만 사연 많은 네 이름은 ‘희생’ 그 자체다. 짓이겨져 피를 멈추게 했던 네 이름의 연유를 잊고 산 지 오래다. 작렬하는 태양, 뜨거운 한여름, 마치 인간에 대한 원망처럼 잔뜩 가시를 내뻗고는 진자줏빛 울음꽃을 피워낸다. 하지만 솟을 가시 너머에 피를 멎게 하는 숭고한 희생이 있음을 안다. 피로 맺어진 인연, 세상의 상처를 보듬는 엉겅퀴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드러난다.

이강화, 나들이 38 x 45cm_mixed media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이강화, 나들이 38 x 45cm_mixed media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하찮은 것들에 대한 헌화(獻畵)’

이 강화 작가는 “제게는 엉겅퀴, 도라지가 더 강하게 와 닿습니다. 사람들이 별반 눈길을 주지 않는 작고 소박한 것들에 깃든 생명력에 더 고무됩니다. 원색의 화폭에 조촐한 꽃들을 그려넣는 작업은 언제나 설렙니다.”

이 작가는 서랍, 삽자루, 문갑, 철판 등 인간에 의해 수명을 다해 버려진 낡고 오래된 사물 위로 엉겅퀴의 숭고한 희생을 얹는다. 자연을 파괴한 인간의 도구들 하지만 그들도 수명을 다해 버림받은 사물들 위로 오히려 들풀의 끈질기고 강한 생명력을 입힌다. 자연에 고개 숙이고 인간 세상을 치유해 나가는 일련의 작업, 이 작가는 들풀과의 소중한 인연을 작품으로 승화한다.

왕의 거리라 일컫는 돈화문로에 이강화 작가의 개인전이 내일까지 열리고 있다. ‘돈화문갤러리’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다.

한편 인천에서 태어난 이강화 작가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거쳐 프랑스 파리 국립8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독일 중국 에콰도르 등에서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왔다. 세종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강화 개인전, 돈화문갤러리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이강화 개인전, 돈화문갤러리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이강화 개인전, 돈화문갤러리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이강화 개인전, 돈화문갤러리 / 사진=더프리뷰 하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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