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키즈콘서트, 그들 안에 모차르트 있고 베토벤 있다!
KBS교향악단 키즈콘서트, 그들 안에 모차르트 있고 베토벤 있다!
  • 강창호 기자
  • 승인 2019.05.01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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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공연 우리 아이 첫 클래식 음악회
롯데콘서트홀, 'KBS교향악단 키즈 콘서트 Flying Symphony' (5/3)
Strawberry Cake ⓒJohan Willner
Strawberry Cake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Johan Willner)

[더프리뷰=서울] 강창호 기자 =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부친으로부터 훌륭한 유전자, 음악적 DNA를 이어받았고 음악적 재능이 아주 뛰어난 누나의 영향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3살 때부터 건반악기를 연주, 5살 때 작곡을 시작하여 8살부터 교향곡을 작곡했다. 심지어 하이든으로부터 "앞으로 100년 안에 이런 재능을 가진 사람은 볼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경이로운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바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이다.

음악에 있어서 조기교육을 생각한다면 모차르트를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혹시, 내 자녀가 음악 신동은 아닐까?”라며 흥분된 꿈을 꾸는 부모가 있다면, 모차르트가 단연 최고의 연구대상이다. 화려했던 유년시절의 삶을 산 그의 과거사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모차르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 레오폴트를 따라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주여행을 했다. 유럽의 여러 왕실과 귀족들 앞에서 신기에 가까운 연주를 선보이며 자신의 천재성을 마음껏 펼쳤다. 이렇게 아버지의 극성적인 교육열과 연주를 겸한 사교활동은 예술가로서의 모차르트를 만드는 데 자양분이 됐다. 그러기에 모차르트는 모국어인 독일어 외에 다양한 외국어 습득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이 후일 그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특히 22개의 오페라를 작곡하는데 있어서 그의 언어적 능력은 상상력과 더불어 작품세계를 펼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찌 보면 언어와 음악의 세계는 전혀 동떨어진 관계가 아닌 밀접한 관계임을 알 수가 있다. 언어의 리듬과 흐름이 곧 음악이기에 그렇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공통 관계를 분석하면 대부분 어문학에 능통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지식의 문장을 익히고 이해함에 있어서 언어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발견하게 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좋은 지휘자가 되는 방법에 오페라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 지휘자인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브루노 발터 등 모두 전통을 계승하듯 오페라를 통한 극적인 흐름과 조화와 균형을 이끌어 내는 능력들은 모두 언어와 관계된 가곡과 오페라에 기인한다. 이는 좋은 작곡가가 되는 일에 슈베르트, 슈만 등의 가곡이나 이태리, 독일 오페라를 깊이 연구해야 하는 것과 동일하다.

모차르트 vs 베토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vs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

모차르트 vs 베토벤

음악 조기교육은 어떤가? 대부분 피아노 또는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 또는 관악기인 플루트나 클라리넷 등을 두루 거치면서 자녀에게 맞는 악기를 선택하곤 한다. 부모 맘이야 자녀가 악기 하나 붙들고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잘해주기를 바라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보통 일반적이다. 재능에는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이 있지만, ‘신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재능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려서 판명되는 게 아니다. 어린 모차르트가 단번에 음악의 원리를 터득했듯이 말이다. 그러나 후천적 자기 계발에 의해 재능이 발현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표적인 예로 하늘이 내린 신동 모차르트와 인간승리로 점철한 베토벤을 들 수 있다. 모차르트는 작곡하는 데 있어서 고민하거나 깊이 철학했다고 들어 본 적이 없다. 다만 음악이 저절로 써지듯 자판기에서 음료수 꺼내는 것처럼 언제든지 곡을 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단적인 예로 그의 악보를 보면 고친 흔적이 없다. 바흐가 천상의 음악을 그대로 내려쓴 것처럼 모차르트 역시 그러하다. 그러나 베토벤은 후자의 경우에 가깝다. 그의 모든 것은 굉장한 집중과 초인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그러기에 그는 소리가 전혀 안들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역작은 계속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음악 신동 찾기를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가능성을 두고 꾸준히 관찰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곳에 베토벤 같은 어린이가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다. 절대음감만 해도 그렇다. 오랜 세월 피아노를 쳤다고 모두가 절대음감을 갖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이는 음악과 전혀 관계가 없음에도 척척 절대음을 맞추는 이가 더러 있다. 그렇다고 그를 가리켜 ‘음악 천재’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렇듯 다양한 변수 속에서 천재와 일반인과의 관계는 어쩌면 종이 한 장의 차이처럼 얇고 얇은 막 하나의 차이일수도 있겠다.

Summer Holiday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Lina Roos)
Summer Holiday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Lina Roos)

“예술은 천재의 소관이고, 천재는 독창성을 보여줘야 한다” 임마누엘 칸트

영국의 철학자 샤프츠베리(Anthory Ashley Cooper Shaftesbury, 1671-1713)는 “천재는 선험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했던 반면, 20세기의 철학자 움베르트 에코(Umberto Eco, 1932-2016)는 “천재는 영감보다는 노력과 학습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또한, 예술의 창작과 관련해서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는 “아름다운 예술은 천재의 소관이며 천재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철학자 아도르노(Theodor Wiesengrund Adorno, 1903-1969)의 견해는 정반대로 “천재는 이데올로기”라며 예술가의 천재성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처럼 천재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 시대별로 서로 다른 이견들이 있었다. (서가명당, ‘음악으로 철학하기’ 인용)

여기에 덧붙여 영재개발과 두뇌 발달에 있어서 독일의 근대 철학자 칸트의 말이 흥미롭다. 그의 말에 의하면 ‘손가락은 대뇌의 파견 기관’이라며 손가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손가락은 제2의 뇌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이 말은 굳이 음악이 아니어도 생활의학 등 여러 방면에서도 동일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아노 연주에 자연히 손가락의 쓰임이 많겠지만, 이 보다는 현악기 중 바이올린을 두뇌 계발에 더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피아노 연주 동작보다 바이올린을 켜는 동작이 훨씬 더 손과 두뇌의 활용이 많다는 것, 머리로는 순정률(純正律, Just intonation)의 현 위에서 음정을 계산하며 왼손가락으로 바쁘게 현을 짚어간다. 오른손가락으로는 활 끝을 잡고 힘 조절하며 보잉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마치 드럼을 다루듯 손과 발이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양손과 머리가 따로따로 동작해야 하는 것이 바이올린 연주 과정이다. 그래서 대부분 영재들은 피아노보다는 바이올린 연주자에게서 더 많이 나온다는 통계가 있다. 이렇듯 영재개발 및 두뇌계발에 있어서 뇌의 쓰임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사진제공=핀란드 관광청)
(사진제공=핀란드 관광청)

우리가 흔히 ‘머리가 좋다’라고 하는 말은 “좌뇌와 우뇌의 발달 균형이 좋다”라는 말과 같다. 뇌의 발달기에 있어서 아동의 경우는 6세까지를 보고 있다. 그 시기까지의 교육과정을 통해 언어능력이나 예체능, 사고력, 공간인식(spatial perception) 능력 등을 기르는데 이러한 부분을 주관하는 기관이 바로 대뇌피질 즉, 신피질의 우뇌에서 이러한 부분을 담당한다. 특히 우뇌의 ‘패턴인식(pattern recognition) 능력’은 책상 서랍에서 물건을 꺼내 쓰는 것처럼 기억을 이미지화하여 머릿속에 파일과 같은 형태로 저장하게 된다. 이 능력으로 아이는 언어를 기억해 가는데 이것이 6세까지의 교육 여하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여기에 음악을 듣고 연주하는 것은 말하기와 쓰기 등의 언어 외에 논리력을 담당하는 좌뇌와, 복잡한 예술적 기능을 관장하는 우뇌의 서로 상호보완적 역할이 수반된 결과이다. 따라서 좌우 뇌를 모두 사용하는 음악교육과 예술적 경험은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길러주는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다.

A Family with Their Bicycles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Kasper Thye)
A Family with Their Bicycles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Kasper Thye)

또한, 두뇌계발에 좋다고 자주 거론되는 모차르트와 바흐, 베토벤 등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때 음악의 구조와 화성의 진행, 주제의 발전 등과 같은 음악적 요소들은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대뇌를 자극한다. 이때 알파파가 생성되는데, 집중력을 더해줘 학습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직 두뇌가 온전히 형성되지 않은 0~6세의 아동에게 있어서 음악적 경험은 더 많은 정보를 빠르고 체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따라서 알파파가 지배하고 있는 0~6세 시기부터 좋은 음악을 듣는 습관과 악기 연주는 이성과 감성, 좌뇌와 우뇌를 충분히 균형있게 개발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정석용, 음악을 통한 두뇌학습, <지성과 창조> 인용)

Dala Horses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Amanda Westerbom)
Dala Horses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Amanda Westerbom)

KBS교향악단 키즈 콘서트

음악 조기교육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심리학과 신경외과의 복잡한 이론들을 동원하여 인체 해부학적인 접근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다양성과 복잡함은 해부학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의 손이 미치지 않는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영역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 모르는 천재들이 있을 수 있기에 그렇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어린이의 열(氣 또는 에너지)은 발바닥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좀처럼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사방팔방 뛰어다니기를 계속한다. 그런 아이들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다 좀 시간이 지나면 그 열은 서서히 가슴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뜨거운 가슴을 가진 청소년기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하여 쉽게 사랑을 느끼기도 하며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하기도 한다. 질풍노도기를 거치면서 상처받기 쉬운 유리잔 같은 시기를 살아간다. 우리 인생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거의 이 시기에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열은 항상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게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열은 목을 거친다, 그래서 목숨이요 노년기엔 입술에 머문다.

Work-Life Balance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Thomas Rousing)
Work-Life Balance (사진제공=노르딕 사진전 ⓒThomas Rousing)

어린이 음악회, 많은 어린이들의 입장으로 콘서트홀은 당연 소란스러움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어른들만의 콘서트처럼 적극적인 제재 활동을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특별히 이번 콘서트는 어린이들에게 약간의 소음 정도는 허용된다. 궁금증이 가장 많은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이기에 그렇다. 재미있는 설명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익살스러운 음악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호기심 가득한 궁금증으로 엄마 아빠에게 질문 공세를 할 듯싶다. 따라서 공연 전 예습은 필수과목일 듯싶다. 아빠의 유식한 답변이 아이에게 존경스런 아빠로 비춰질 테이니 말이다.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와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의 주요 테마가 들려올 적마다 아이들의 흥미로운 반응이 지금부터 기다려진다.

특별히 가정의 달 5월에 엄마손, 아빠 손 꼭 잡고 나들이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이날엔 더욱 총총해질 것 같다. 행여나 어른들의 고정관념이 자유로움 속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기대감으로 나선 아이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라본다. 아이들은 칭찬과 격려를 양분으로 하는 미래의 꿈나무들이기 때문이다. 혹시 공연장에 앉아있는 아이들 중에 미래의 모차르트가 섞여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 안에 바흐가 있고 베토벤과 슈베르트도 함께 섞여 있을는지도...

'KBS교향악단 키즈 콘서트 Flying Symphony'_포스터 (사진제공='KBS교향악단)
'KBS교향악단 키즈 콘서트 Flying Symphony'_포스터 (사진제공='KBS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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