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GS의 그런 날] 감기는 언제까지?
[BOGS의 그런 날] 감기는 언제까지?
  • 복스(BOGS)
  • 승인 2019.05.2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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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언제까지? - (c)일러스트레이터 복스
감기는 언제까지? - (c)일러스트레이터 복스

둘째는 태어나서 3개월 만에 처음 감기에 걸린 후 감기를 달고 살았다. 병원 의사선생님, 간호사들도 모두 우리를 다 알고, 아이들 친구의 엄마한테 ‘정말 병원 많이 가네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병원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 특히 겨울에 감기에 걸리면 2주가 기본이고 많게는 한 달이 넘는 동안 감기는 떨어지지 않았고 중이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처럼 항상 같이 왔다. 그래서 항생제는 필수였다. 그리고 나았다 싶으면 1주일 안에 또 다른 감기에 걸려 약 먹는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게 반복이었다. 감기에 걸리면 걸릴수록 온 몸이 약, 그것도 항생제로 뒤덮여 있을 것 같은 걱정이 컸다.

작년, 첫째가 4살이 되니 감기도 덜 걸리고 걸려도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둘째도 4살이 되면 많이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했다. 올해 둘째가 4살이 되었고, 날씨도 따뜻해져 감기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놓았는데 일주일 전쯤 또 다시 감기가 찾아왔다. 그렇지만 이번엔 스스로 나아보라고 병원을 가지 않았다. 아이는 점점 안 좋아졌고 3일째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아침 일찍 둘째를 데리고 병원을 다녀왔다. 그 날 오후 둘째는 열이 났다.

너무 미안했다. 빨리 병원에 데려갔으면 오히려 금방 나았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죄책감이 밀려왔다. 감기에 걸려도 아이가 덜 아파하면서 나아야 하는 게 아닌가. 섣부른 판단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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