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봉준호 감독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 이종찬 기자
  • 승인 2019.05.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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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회 칸영화제서, 한국영화사상 최초

칸 영화제 로고
칸 영화제 상징인 황금종려 가지((사진=Wiki Commons)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한국의 <기생충>(Parasite, 감독 봉준호)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했다.

그간 한국영화는 칸영화제에서 각본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을 수상했지만 황금종려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칸을 포함한 유럽의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기는 201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의 한 매체는 25일 폐막된 영화제를 보도하면서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갭을 그린 이 멋진 영화가 칸 영화제를 평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영화제에서 일본의 <어느 가족>(Shoplifters,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이 수상한 사실을 들며 칸이 아시아 영화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2년 연속 가족 배경의 불평등 비판 영화에 상이 돌아간 것이다.

영화감독 봉준호(c)Georges Biard(사진=Wiki Commons)
영화감독 봉준호(c)Georges Biard(사진=Wiki Commons)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 풍자극은 한 가난한 가정이 교묘한 계획을 세워 부잣집을 사기 치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지난해 <옥자>를 통해 이미 칸에서 주목받았던 봉준호 감독은 장르복합적이며 특정 범주화를 거부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수상작은 사회현실에 대한 고발과 코미디, 스릴러가 혼합된 작품으로 신랄하면서도 서늘한 시선으로 사회를 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가 ‘너무 한국적일 것’이라고 했지만 관객들은 시종일관 이 흡인력있는 드라마에 매혹 당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비평가들에게도 많은 찬사를 받았다. 9명의 심사위원은 만장일치로 이 영화에 황금종려상을 수여했으며 심사위원장인 멕시코 영화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전한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라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이름을 열거하면서 감사를 표했고 주연배우 송강호 또한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은 한국영화 100년사상 첫 수상이다. 후보에 올랐던 감독들은 모두 한 번 이상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쟁쟁한 인물들이다. 다르덴 형제, 쿠엔틴 타란티노, 켄 로치 등등. 봉준호 감득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 더욱 기쁨과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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