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는 참회했는가?
윤동주는 참회했는가?
  • 이종찬 기자
  • 승인 2019.01.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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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찰나와 억겁〉(사진=극단 서울공장)
〈동주-찰나와 억겁〉 (사진=극단 서울공장)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윤동주의 시를 편집한 대본과 인터랙티브 기술을 사용한 독특한 형식의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이 대학로 SH아트홀에서 오는 26일부터 2월 3일까지 공연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년 융복합 무대기술을 활용한 공연예술 Art & Technology 지원사업 선정작.

극단 서울공장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식민지배에 대한 아픔을 시로 극복했던 윤동주의 저항정신을 되새기며 준비한 이번 작품에 대해 임형택 연출은 “윤동주의 시를 이해하는 첫 걸음은 부끄러움에 대한 성찰이었다”며 ‘히라누마 도쥬’로 창씨개명하고 찰나의 부끄러움을 받아들였지만 지워질 수 없는 시를 통해 억겁의 참회를 한 윤동주라는 예술가의 삶이 우리에게 전이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대본은 윤동주의 시에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상상력을 가미, 유현서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 내용 뿐 아니라 무대연출에 있어서도 윤동주 시의 감성을 다양한 형태를 통해 느낄 수 있도록 영상과 텍스트, 비디오 맵핑, 물소리, 새소리 등 시청각적 효과와 공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시인이 고통과 번민 끝에 창작의 꽃을 피우는 순간은 물의 여인과 아이들의 몸짓이 센서로 감지되어 영상 속 텍스트로 구현되거나 시인의 몸짓이 센서로 감지되어 비디오 맵핑으로 구현되어 무대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면서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인터랙션 무대는 오늘의 나(이 시대의 모든 동주들)와 과거의 나(시인 윤동주)를 연결시키는 물의 여인(낭독자) 그리고 아이들의 시간여행을 매개하는 상상력을 무대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객석을 넘나들며 관객들의 상상력과 마주하는 공동체험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음악극의 선율을 살려줄 음악과 연주는 감성의 기타리스트이자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윤경로가 맡았다. 국민동요 <반달>의 직곡자 윤극영 선생의 손자이기도 한 윤감독은 지난 8년간 극단 서울공장의 임형택 연출과 연주자, 작곡자로 호흡을 맞춰 왔으며 이번 공연에서도 음악감독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이번에는 시노래를 통해 윤동주 시의 운율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윤동주 시인의 시노래를 비롯해 낭송을 위한 배경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그의 섬세한 내공이 기대된다. 피아노에는 이성영이 합류한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극단 서울공장은 2000년 3월에 만들어진 ‘서울연기연구실(Seoul Acting Lab)'이 모태로, 신체언어 위주의 연기훈련을 바탕으로 고전의 재해석 및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연기훈련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공연 작업을 하고 있다. 문자가 아닌 몸과 소리를 소중히 여기며, 공연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우리 삶의 진솔한 만남을 위한 소외집단과의 교류, 아마추어 모임과의 교류, 해외창작집단과의 교류로 공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추구하고 있다.

 

극단 서울공장 〈찰나와 억겁〉(사진=극단 서울공장)
극단 서울공장 〈동주-찰나와 억겁〉 (사진=극단 서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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