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그 안에 녹아있는 자연주의와 휴머니즘!!
북유럽! 그 안에 녹아있는 자연주의와 휴머니즘!!
  • 강창호 기자
  • 승인 2019.01.2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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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과 신화 그리고 놀이문화와 신비로운 음악들!
그림같은 북유럽의 설경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그림같은 북유럽의 설경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더프리뷰=서울] 강창호 기자 = 스칸디나비아 반도 또는 그 주변의 다섯 국가들인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그리고 아이슬란드 이들 5개국을 가리켜 바로 ‘노르딕’ 또는 다른 말로 ‘북유럽’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북유럽’ 하면 우선적으로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이케아, 볼보, 레고, 뭉크, <맘마미아>의 아바, 그리고 클래식 음악으로는 <페르귄트>의 그리그, <핀란디아>의 시벨리우스 정도(?) 또는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서 시규어 로스, 루카스 그레이엄, 아우스게일 정도 이름 나오면 상당히 시크하다.

흔히들 ‘북유럽은 세금은 부담스럽지만 복지가 잘 갖춰있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이 거의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기본적으로 이 지역들은 지구상에서 훼손되지 않은 청정 대자연의 보고이기도 하다. 울창한 숲과 호수와 강 그리고 넓은 바다가 있어 어느 곳이든 카메라를 들이대면 그 렌즈 속 경관들은 하늘에서 곧바로 떨어지는 은하수와 오로라가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인 것처럼 신비로움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이처럼 대자연속의 북유럽은 무엇보다 자연주의와 휴머니즘의 결합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국가들을 형성하고 있다.

아빠들이 빨리 퇴근하고 싶어지는 레고 브릭, 약 10억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한 다양한 모습의 레고 브릭은 이미 손을 대는 순간 그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레고 안에 가득히 숨어있다. (사진제공=레고코리아)
아빠들이 빨리 퇴근하고 싶어지는 레고 브릭, 약 10억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한 다양한 모습의 레고 브릭은 이미 손을 대는 순간 그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레고 안에 가득히 숨겨져 있다. (사진제공=레고코리아)

레고 브릭! 북유럽 장난감의 대명사 잘 노는 것이 경쟁력!!

기자가 어렸을 때는 요즘의 서바이벌 게임하듯 칼싸움, 총싸움 등 그런 놀이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 몇몇 아이들을 보면 별의별 희한한 장난감들을 가지고 노는 게 보였다. 마치 지구인이 아닌 것처럼 생전 처음 보는 그런 것들... 매끈한 촉감과 화려한 색상의 나무 자동차와 기차 그리고 정교한 알루미늄 포클레인 등 어린 동심의 혼을 쏙 뺏어 올만한 그런 장난감들을 볼 때면 흥분과 부러움 한 가득으로 잠 못 자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덴마크의 레고, 스웨덴의 브리오 등 선진 북유럽의 장난감들이었다.

안데르센 동화의 나라 덴마크에는 동화 말고도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의 나라이다. 덴마크어로 “잘 논다”라는 뜻을 가진 LEGO는 이젠 북유럽 장난감의 대명사가 되었다. 한때 장난감 놀이를 대체하는 영화, 게임 등 첨단 미디어에 밀려 추락의 끝을 보다가 가까스로 창업정신의 초심으로 돌아가 ‘북유럽의 마음’으로 원래 자리를 다시 되찾아왔다.

왜!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레고 브릭’에 열광할까? 그 매력은 바로 지루할 틈이 없는 ‘다양함’이라 할 수 있다. 약 10억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한 다양한 모습의 레고 브릭은 이미 손을 대는 순간 그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레고 안에 가득히 숨어있다.

그리고 레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 혹시 이 구명이 왜 생겼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것은 어린아이들이 습관적으로 장난감을 입에 가져가기에 혹여 질식사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한다. 이런 세심함을 면면히 살피다 보면 레고 안에 북유럽 문화가 추구하는 근본적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목적 그리고 휴머니즘에 기초한 친절과 자상함이 그 기저에 깔려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른들의 동심을 사로잡는 키덜트(Kid Adult) 즉 어른들의 장난감이 대세다. (사진제공=레고코리아)
어른들의 동심을 사로잡는 키덜트(Kid Adult) 즉, 어른들의 장난감이 대세다. (사진제공=레고코리아)

유럽 어른들의 놀이문화! 키덜트와 휘게

요즘에는 무엇보다 어른들의 동심을 사로잡는 키덜트(Kid Adult) 즉 어른들의 장난감이 대세다. 못해본 게 한이라고 기자도 키덜트적인 취향이 있어서 가끔 매장을 찾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지만 가격표를 보면 선뜻 쉽게 손이 가질 않는다. 그러나 이 또한 마니아들의 숫자가 만만치 않다. 매우 복잡한 테크니션들은 거의 기계공학에 가깝다. 정교한 조립에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아야만 이 장난감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레고 조립에는 아이들 또한 열광이다. 그러기에 레고는 가족 친화적인 놀이의 성격이 무엇보다 강하다. 아빠들이 빨리 퇴근하고 싶어지는 레고 브릭은 기본적으로 상당히 북유럽적인 휴머니즘이 가득히 배어 있는 놀이라 할 수 있다.

레고 브릭이 가진 ‘북유럽의 마음’과 비슷한 문화 중에 ‘휘게(Hygge)’라는 문화가 있다. 이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이라는 뜻을 가진 덴마크어로 ‘웰빙’이라는 의미를 가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편안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상당히 북유럽적인 단어다. 또는 ‘가정적’이라는 말로도 들린다. 기본적으로 북유럽은 여자와 노인 그리고 아이들의 천국이다. 남자는 가부장적인 봉건주의 모습을 탈피한 지 이미 수백 년이 지났다. 아빠가 아이들을 돌보며 가사 일을 함께하는 게 당연하며 육아휴직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사회가 바로 북유럽이다. 그래서 여자들이 더 북유럽 스타일에 열광하는 것 같다. 그들의 삶에서 오는 라이프스타일은 이미 전 세계의 동경이 되었다.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북유럽의 오로라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이젠 인간 중심, 할리우드 영화의 소재, 휴머니즘 북유럽의 신화들!

한 해에도 전 세계적으로 수천 편의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찾으며 발굴하고 히트작들을 만들어내기에 영화산업은 대형 제조업의 매출을 뛰어 넘은지도 이미 오래다. 대표적인 영화산업의 메카 할리우드는 이제 식상한 그리스·로마 신화보다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색다른 이야깃거리에 목말라 있다.

대표적으로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MARVEL) 사의 영화들은 그 이야기의 기초를 북유럽의 신화들에 두고 있다. 본래 신화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포함하기에 이보다 더 스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소재가 그리 흔하지 않다. 이 때문에 신선하고 새로운 소재를 찾아 나서는 영화사 입장에서는 독특하고 캐릭터가 분명한 북유럽 신화는 대단한 매력으로 여겨졌으리라. 톨킨의 소설 ‘니벨룽의 반지’를 원작으로 한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에서 등장하는 신들과 난쟁이 그리고 오크, 트롤, 절대 반지 등은 모두 북유럽 신화에서 차용한 소재들이다. 이들 캐릭터들은 서양 문명의 근간을 이룬 그리스·로마 신화의 전지전능하며 불사신으로 묘사된 신들에 반하여 북유럽 신화의 토르, 로키, 오딘 등의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행태에 가까운 형태에서 어딘가 연약하고 부족한 신의 모습을 묘사한다. 심지어 신조차 불사의 몸이 아닌 죽음을 통해 종말을 맞는 북유럽 신화들의 독특한 소재는 동토에서 살던 게르만·바이킹족들의 혹독하고 거친 추위 속의 환경에서 극복하고 이겨내야만 했던 자연에 대한 체념이 깊이 배여 있는 신화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북유럽 신화들의 이야기는 차별성 있는 휴머니즘을 내포한 새로운 콘텐츠와 함께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첨단 미디어로의 전개는 보다 새롭고 흥미로운 일이라 하겠다.

교향시 '핀란디아'로 핀란드 국민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불어 넣어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
교향시 '핀란디아'로 핀란드 국민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불어 넣어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

판타지 가득한 신비로운 사운드! 시벨리우스와 그리그의 음악

또한, ‘유럽’하면 유명한 대표 작곡가들이 떠오른다. 바로 장 시벨리우스(1865-1957)와 에드바르 그리그(1843-1907)이다. 우선 그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상당히 서정적이며 시크하다는 점이다. 독일을 중심으로 했던 기존의 고전주의, 낭만주의의 음악적 흐름들과는 다른, 그들 땅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민족적인 색채를 머금은 선율과 리듬은 전혀 색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장 시벨리우스 하면 단연 교향시 <핀란디아>이다. 그는 이 곡을 통해 세계적인 작곡가로 그 위상을 높이며 핀란드 국민으로부터 영웅적 칭송을 받게 했던 곡이다. 제정 러시아의 압제로부터 설움에 차 있던 핀란드로선 제2의 국가로 인정할 만큼 초기 ‘핀란드여 일어나라’라는 제목의 <핀란디아>는 모든 이들이 노래할 수 있는 선율로 핀란드 국민들의 마음에 크나 큰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시벨리우스 자신은 그의 모든 작품들이 <핀란디아>의 명성에 가려져 빛을 못 보는 것에 대한 적잖은 고민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잡는다는 의미에서 작곡된 곡이 교향곡 제2번이다. 서늘한 느낌의 시벨리우스보다는 좀 더 따뜻한 시벨리우스를 느낄 수 있는 이 곡은 바그너, 리스트의 후기 낭만주의의 새로운 음악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곡된 곡이다. 그는 이 곡을 통해 비로소 ‘국민 작곡가’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핀란드의 시벨리우스이다.

또한, 리스트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은 시벨리우스에게는 50편의 시가로 이루어진 핀란드의 신화적인 서사시, 〈칼레발라〉로부터 영감을 받은 교향시가 있다. 교향시는 표제음악으로 음시(tone poem)라고도 불리는 주로 단악장으로 전개되는 음악으로, 교향시 〈포횰라의 딸〉, 〈루온노타르〉 등을 포함한 그의 많은 교향시들은 바로 이 서사시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대서사적이고 아이맥스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의 음향을 선보이는 그의 음악적 판타지는 대부분 이러한 북유럽 신화들과 서사시의 정서에 기초한 게르만족의 애환이 녹아져 마치 영화를 보듯 그들의 옛이야기를 구전으로 전해 주는 듯하다.

노르웨이 베르겐 출신의 작곡가이자 '북유럽의 쇼팽'이라 불리는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
노르웨이 베르겐 출신의 작곡가이자 '북유럽의 쇼팽'이라 불리는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 1843-1907)

노르웨이 베르겐 출신의 작곡가이자 '북유럽의 쇼팽'이라 불리는 에드바르 그리그는 아름다운 서정성의 대명사로도 불린다. 그의 음악적 색채는 그 안에 신들의 속삭임이 들리듯 신비로운 선율과 화성적인 색채와 함께 북유럽의 아름다운 오로라와 드넓은 대자연의 풍광(風光)을 귀로 느끼게 한다.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아 15세 때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는 그곳에서 가데(덴마크 작곡가 겸 지휘자)와 노르드라크(노르웨이의 국가를 만든 작곡가)를 만나 민족주의적인 음악사상을 품게 되었다. 따라서 그가 훗날 국민악파의 선두주자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고향 베르겐의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따스하고 밝은 곡을 많이 작곡한 그리그는 대표적으로 피아노협주곡과 서정 소품집이 유명하다. 특히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극을 24개의 부수음악으로 만든 <페르귄트>는 ‘전통과 현대미의 조화’라는 평을 들으며 그중 ‘솔베이지의 노래’는 노르웨이의 민요를 차용함으로써 그리그는 이 곡을 통해 고향에 대한 애잔한 향수와 감성에 대한 서정성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그의 가장 인기 있는 협주곡 중 하나로 꼽히는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은 특히 피아노의 도입부가 유명한 곡이다. 전체적으로 웅장함과 낭만적인 선율 그리고 가장 노르웨이의 민속적인 느낌을 가져다주는 이 음악은 춤곡과 노르웨이 민속악기 ‘하르당게르 피들’을 연상하게 하는 현악 사운드의 굴곡진 움직임과 함께 그가 살아 숨 쉬었던 북유럽 노르웨이의 대자연을 그대로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다.

이렇듯 대자연과 함께하는 북유럽 음악에 있어서 국민악파 사조를 이끌어 갔던 시벨리우스와 그리그, 이 두 작곡가는 국민악파에만 머물지 않고 보다 발전한 형태의 음악적 형식을 펼쳐가며 그들의 음악 곳곳에 태곳적 신비로운 신화들의 정서를 담아냈다. 곧 그들의 음악 안에 토르가 있고 로키 그리고 오딘이 있음을 느낀다.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오케스트라의 나라 핀란드!!

‘산타클로스의 나라’라고 하는 핀란드의 경우는 인구가 550만 가량의 비교적 작은 나라이지만 그들 스스로 문화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아마도 세계 1등일 듯싶다. 이를테면 1993년에 제정된 오케스트라 법에 따라 예산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제도가 있다. 그래서인지 유독 핀란드는 이러한 문화 복지적인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통해 세계적인 작곡가(아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와 지휘자(오스모 벤스케, 유카 페카 사라스테, 에사 페카 살로넨, 랄프 고토니, 등)가 많이 배출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핀란드 사람들은 “오케스트라가 없는 도시는 도시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남다르다. 또한, 그들이 국민의 영웅처럼 존경해 마지않는 <핀란디아>의 작곡자 시벨리우스를 보면 그가 32세부터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으며 창작 생활을 이어오다 종신연금으로 평생을 통해 예술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교향곡 8번 작곡 이후 30여 년간 기나긴 공백 기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에 대한 정부의 무한신뢰와 지원은 변함이 없었다. 결국, 이러한 문화 복지에 대한 수혜를 지금의 예술가들과 국민들이 다 함께 누리고 있다. 이렇듯 길고 먼 안목으로 깊은 혜안을 가지고 정책을 펼치며 그 모든 것들을 국민들에게 펼쳐 보이는 그들의 시스템적 사고야말로 진정한 인간 휴머니즘의 기반 위에 세워진 복지제도의 완성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역시 북유럽이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자연과 신화 그리고 가장 인간미가 넘치는 휴머니즘을 관통한 북유럽! 이젠 그들의 대표적인 작곡가 시벨리우스와 그리그의 음악이 보다 새롭게 귀에 착착 감길 것 같다.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북유럽 대자연의 그레이트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풍광. 많은 다큐와 영화의 소재지이기도 하다. 웅장한 시벨리우스와 그리그의 음악이 들리는듯 하다. (사진제공=노르웨이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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