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아무도 모르라고’의 작곡가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KBS교향악단이 고 운파 임원식 선생(1919-2002)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연주회를 연다. 오는 7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과 <교향곡 5번 운명>이 연주된다.
임원식 선생은 한국의 교향악단과 음악예술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우리 나라 교향악의 1세대 지휘자로, 광복 이후 21세기에 들어서기까지 한국에 클래식 음악이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진 음악가이다. 이번 연주회는 그를 기리기 위해 운파장학회와 KBS교향악단이 함께 준비했다.
1919년 6월 24일 평북 의주에서 출생한 운파는 일제 강점기하의 암울했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음악가 겸 교육자로 한국 클래식음악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1946년 27세의 나이에 한국 최초의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직에 올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1956년에는 KBS교향악단을 창단하고 초대 지휘자를 맡았다. 1948년에는 우리 나라 최초의 오페라 공연인 <춘희>를 지휘했다.
1994년 지휘 데뷔 50주년을 맞아 베토벤 교향곡 전곡 시리즈를 암보로 지휘했으며 이후 NHK, 상트페테르부르크 필, 모스크바 필 등 세계적인 교향악단을 비롯하여 국내외 교향악단에서 활약했다.
교육에도 힘을 써 1953년 신봉조 이사장과 더불어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창립했고 1967년에는 예원학교를 만들어 한국 음악 교육의 기반을 다졌다.
1967년 윤이상이 연루된 동백림사건이 발생하자 그를 위한 구명운동을 펴기도 했으며 재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구명운동을 계속, 당시 보수적 성향의 일부 음악가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현충일 노래>와 가곡 <아무도 모르라고>를 작곡하기도 했다.
KBS교향악단은 창단의 주역이자 초대 지휘자였던 임원식을 기억하며, 그의 대표 레퍼토리인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 영웅>과 <제5번 운명>을 연주한다. 지휘는 서울예고 출신 김대진, 장윤성이 맡는다. 교향악단측은 이번 연주회가 사랑과 열정으로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공헌한 그의 소중한 업적을 돌아보는 뜻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