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춤은 사회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 이종찬 기자
  • 승인 2019.07.1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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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사이드의 아내 데이나 캐스퍼슨의 대답
데이나 캐스퍼슨의 모습(c)Marion Borriss(사진=danacaspersen.com)
데이나 캐스퍼슨의 모습(c)Marion Borriss(사진=danacaspersen.com)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춤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 전직 무용수이자 사회갈등 문제 전문가인 데이나 캐스퍼슨(Dana Caspersen)은 "그럴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의 부인이기도 한 그녀는 남편이 감독을 맡았던 프랑크푸르트 발레단의 무용수였으며 이제는 사람들이 신체 움직임을 이용해 갈등을 헤쳐나가는 일을 돕는 갈등 전문가(Conflict Specialist)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교사, 저술, 코칭을 통해 갈등 해결을 돕고 있으며 안무적인 방법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비언어적 방법으로 서로의 차이를 다룰 수 있도록 한다. 2015년에는 갈등 해결을 위한 17가지 원리를 제시한 <대화 변화시키기(Changing the Conversation)>란 책을 내기도 했다. 또 갈등 문제에 대해 테드엑스(TEDex)에서 강연을 하기도 한다.

그녀의 주된 작업 방식은 250명 정도의 그룹을 대상으로 ‘동작의 대화’를 통해 인종문제, 양극화와 같이 복잡한 문제들을 대면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녀의 기본 입장은 신체도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반응한다는 것이며 갈등 자체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녀의 주된 작업방식인 'action dialogue'(사진=danacaspersen.com)
그녀의 주된 작업방식인 'action dialogue'(사진=danacaspersen.com)

자신의 작업에 대해서는 “댄서들은 매일 와서 플리에(plié)를 연습하며 마스터했다는 생각보다는 플리에 자체에 대해 매일같이 생각한다. 갈등도 마찬가지다. 이는 갈등에 대한 반응방식을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갈등에 대한 인식, 표현, 주안점 등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반응을 연습하는 것이다.”라고 책에서 말한다.

그녀는 최근 무용 전문지 댄스 매거진에 자신의 작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음 자세를 바꾸는데 왜 안무가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갈등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갈등을 단지 파괴적인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이는 경직된 사고이다. 갈등은 우리가 함께할 때 나타나는 일종의 마찰이다. 이는 운전하면서 다른 운전자들을 어떻게 보는지 혹은 나랑 같이 사는 사람이 접시를 어떻게 다루는지 등을 볼 때 나타나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런 문제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데 관심이 있다.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극(Theater)은 어떤 근거에 의해 이루어진다. 구조, 형식성, 그것이 가져오는 어떤 견제, 경험 전달수단의 의식적 형성 등등. 이런 것들은 사람들이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내가 하는 것은 춤추기가 아니다. 다시 말해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보다 큰 구조적 질문들에 관심이 있으며 의사소통 체계로 기능할 수 있는 안무적 기법, 즉 누구든 시작할 수 있으며 잘못될 염려가 없는, 그러한 기법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안무란 어떤 사고를 신체적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신체적으로 조직되지만 우리가 이를 늘 자각하는 것은 아니며 의식적으로 그런 메커니즘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은행으로 걸어들어 간다면 이는 신체적으로 조직된 것이다. 즉 어떤 행위를 방지하거나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동작이 마음을 바꾸는 방식
동작을 통해 어떤 관계를 설정해 볼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이는 보다 미묘하면서도 내면적인 경험이다. 때로 행위는 친밀감을 준다. 즉 행위란 때로는 중요한 추상작용이기도 하고 신체성을 사용함으로써 때로는 모두가 같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간단한 예를 들면 사람들이 함께 걸어갈 때이다. 나란히 걷는 행위는 앉아서 얼굴을 마주보지 않고도 서로 근접할 수 있게 해 준다.

인종에 관한 프로젝트인 <Under|Stand>에는 서로 신체를 마주하는 섹션이 있다. 한 사람이 어떤 질문에 제스처로 대답을 하면 그 동작이 다른 사람들에게로 옮아간다. 그리하여 반대할 수 없는 어떤 정보를 얻게 되며 그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데이나 캐스퍼슨의 프로젝트 "Under|Stand"의 참가자들(사진=danacaspersen.com)
데이나 캐스퍼슨의 프로젝트 "Under|Stand"의 참가자들(사진=danacaspersen.com)

무용수로서의 경험이 왜 그녀의 작업을 더 풍부하게 하는가?
공연자로서의 경험이 소중하다는 것을 점점 더 느끼게 된다. 공연자들은 서로 모순적으로 보이는 진실들을 지니고 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여러 다른 층위의 마찰과 방향, 그리고 의도를 통해 전체 작품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즉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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