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성노예의 처절한 삶 'Trampled Blossoms'
일본군 성노예의 처절한 삶 'Trampled Blossoms'
  • 박상윤 기자
  • 승인 2019.08.07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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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영문판으로 세계 청소년들에게 다가간다
“아마존 등 국제판매망 통해 외국인들에게 실상 알릴 터“
”’요코 이야기‘로 진실 왜곡한 일본인들 위해 일역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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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서울셀렉션
사진제공=서울셀렉션

[더프리뷰=서울] 박상윤 기자 = 일본군 종군위안부의 참상을 다룬 문영숙 작가의 청소년 소설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의 영역본 <Trampled Blossoms – What They Stole from Grandma>가 광복절을 앞두고 이번주 출간됐다. 이에 따라 세계의 청소년 독자들이 태평양전쟁 당시 한반도 출신 여성들이 일본군의 성노예로 겪은 갖은 고초를 글로나마 알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 동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영문판 소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 대상 소설이 영문으로 번역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셀렉션, 248페이지, 11,000원, 미국내 판매가 16.99달러)

<Trampled Blossoms>는 세계인들에게,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 역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방지하자는 데 그 출간 의의가 있다. 더욱이 종전 후 한반도에 거주하던 한 일본인 가족이 한국인들의 핍박으로 인해 천신만고 끝에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소설 <So Far from the Bamboo Grove-일명 ‘요코 이야기>가 미국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 광범위하게 읽히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정확히 알려 외국 독자들의 왜곡된 역사관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오랫동안 대두돼왔다.

<요코 이야기>는 태평양전쟁 당시는 물론이고 그 전의 일제강점기 시작 이전부터도 한국에 대한 가해자였던 일본인들을 마치 순진무구한 피해자로, 한국인들은 무지하고 잔혹한 가해자로 그리고 있어 국내외 역사학자들은 물론 재미교포들 사이에서도 이를 바로잡기 위한 청소년용 대안 도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 2015년 소위 한일위안부합의 이후 종군위안부 문제는 재론할 것이 없다는 식의 공개적인 입장을 끊임없이 개진해왔으며 자국의 신세대에게 성노예 관련 사실을 아예 교육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식민지배 만행의 또 다른 한 축인 강제징용 보상 문제를 놓고 한국을 적성국가로 간주, 경제전쟁까지 불사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일본의 만행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국제 여론의 환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일본군 종군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가감없이 반영한 신간 <Trampled Blossoms>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외국 독자들에게 일깨워주는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근현대 수난사와 민족의 아픔을 쉬운 언어로 표현해 청소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문영숙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피해와 고통을 사실적이고도 총체적으로 그리고 싶다는 일념으로 소설을 집필했다.

문 작가는 “<Trampled Blossoms>의 출간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영혼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작가로서, 여성으로서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 책이 일본의 역사왜곡을 전세계에 알리는 전령사가 되고, 나아가 일본어로도 번역돼 일본의 청소년들도 읽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Trampled Blossoms>는 국내 출간에 이어 11월초부터는 아마존을 비롯, 세계적인 도서 도매상인 베이커 앤 테일러(Baker & Taylor), 하와이대학 출판부, 오버드라이브(전자책) 등 글로벌 온/오프라인 도서유통 채널을 통해 미국 전역과 세계 시장에 판매된다.

출판사인 서울셀렉션은 현재 <Publishers Weekly> 등 미국의 유력 6대 서평 매체에 <Trampled Blossoms>의 가제본 도서와 보도자료 등을 발송했으며, 아시아학회(AAS) 등 세계 출판계 및 학회에 이 책의 출간을 알릴 계획이다.

줄거리

이제 갓 중학교를 졸업한 유리에게는 3년 전에 실종된 외할머니가 있다.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유리를 과보호하는 탓에 유리뿐만 아니라 유리 엄마와도 크게 다툰 3년 전 어느 날, 외할머니는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그러다 유리의 중학교 졸업식 날 갑자기 날아든 외할머니의 부음으로 유리네 가족은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외할머니의 부음을 전해온 곳은 다름아닌 나눔의 집. 가족들에게조차 평생 숨겨야 했던 할머니의 비밀이 하나씩 벗겨진다. 방직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거짓말에 속아 트럭에 올라탄 1937년 어느 봄날, 13세 소녀 춘자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전쟁의 광기가 빚어낸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이후 춘자는 같은 처지의 다른 소녀들과 함께 몽골에서 중국을 거쳐 필리핀까지 성노예로 끌려 다니며 온갖 고초를 겪으며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긴다.

마침내 일본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나고 조국으로 돌아오지만, 꿈에도 그리던 고향땅 가족들과의 재회가 기쁠 수만은 없다. 더욱이 오랜 성노예 생활로 아이도 가질 수 없게 된 상황. 다시 집을 나올 수밖에 없게 된 춘자에게는 자신만의 처절한 전쟁이 다시 이어진다.

한민족 수난사 그려온 문영숙의 또 다른 역사소설

오랫동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가슴에 품어왔지만 선뜻 글로 풀어낼 수 없었던 문영숙 작가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일본인 저널리스트 이토 다카시의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그는 1999년과 2015년 두 차례 평양에 체류하며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을 취재, 그들의 증언과 몸에 새겨진 상흔을 글과 사진으로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기록했다. 일본인으로서 자국의 만행을 세상에 폭로한 다카시의 용기에 고무된 문 작가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상흔을 가감 없이 전하는 책을 쓰기로 했다.

성적으로 학대 당했을 뿐 아니라,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 전쟁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생생하게 전해진다. 작가 역시 쓰고 멈췄다가 다시 이어 쓰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착잡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써내려 갔다고 토로한다. 그 책이 바로 2016년 한국에서 출간된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이다. 이 책은 주제의 특수성과 청소년 대상 도서임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는 상당한 판매량으로 볼 수 있는 1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 중이다.

문 작가는 2004년 제2회 푸른문학상, 2005년 제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잊지 말아야 할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린 독자들에게 알리는 소설을 주로 쓰고 있다. 대표작으로 <에네껜 아이들>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 <독립운동가 최재형> <글뤽 아우프: 독일로 간 광부>, 장편동화 <무덤 속의 그림> <검은 바다> <궁녀 학이> <색동저고리> <아기가 된 할아버지> <개성빵> <벽란도의 비밀청자> 등이 있다. 장편소설 <꽃제비 영대>는 영어와 독일어로도 출간됐다.

이 소설을 번역한 데이빗 카루쓰(David Carruth)는 미국 아칸소주 존 브라운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2006년 졸업 후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한겨례신문, 서울매거진, 텐매거진 등의 매체에서 기고가,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후 번역가로 전업해 8년간 다양한 픽션, 논픽션 작업에 참여했으며, 문영숙의 전작 <꽃제비 영대 Across the Tumen>를 영문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2016
2016년 발간된 그래도 나는 피었습니다/ 사진제공=서울셀렉션

A young adult novel recounting the devastation of

a victim of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 The first young adult novel to paint a vivid and realistic depiction of the “comfort women”

• The story of the young girls whose bodies and souls were trampled in their blossoming youth as they were dragged from their hometowns across foreign lands from Inner Mongolia and Shanghai, China, to Leyte Island in the Philippines

Many are familiar with the history of the “comfort women,” the victims of Japanese military sexual slavery, but how much do they really know? Few fully understand exactly why and how the girls came to be “comfort women,” the scope of the assault they endured at the “comfort stations” set up throughout regions colonized by Japan including Korea, and how they lived out their lives after they returned Korea post-liberation. There are limits to how much of the truth can be exposed to children and teens due to the sensitive nature of the subject, which is why previously published children’s and young adult novels that have attempted to address this tragedy fell short of capturing the actual extent of the damage and suffering. Simply acknowledging the tragedy as a historical fact and fully portraying the depth of reality and pain of the victims are vastly different propositions, which makes the publication of Trampled Blossoms, an honest and vivid depiction of the victims’ accounts of sexual slavery under the Japanese military, all the more meaningful.

About the Author

Moon Young-sook was born in Seosan, Chungcheongnam-do, in 1953. Her literary career took off when she won the second Blue Literature Prize in 2004 and the sixth Literature Neighborhood Prize for Children’s Literature in 2005. In 2012, she received a creative grant from the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Moon mostly writes stories to teach young people about parts of Korean history that Koreans must never forget. Some of her best-known works are the young adult historical novels The Kareiski’s Endless Wandering and The Children of Henequen. She has also written children’s novels including Picture in the Tomb, The Dark Sea, Hagi: Lady of the Court, The Coat of Many Colors, The Old Man Who Became a Baby.

About the Translator

David M. Carruth moved to South Korea, after graduating from John Brown University in Arkansas with a bachelor’s in English literature in 2006. During eight years as a full-time Korean-English translator, he has worked extensively with both fiction and nonfiction. He has translated a number of books, including Across the Tumen, another historical novel for young adults by Moon Young-sook.

* This is a work of fiction based on true historical facts, in-person interviews, and testimonies of the “comfort women.” The names and details of certain real persons, places, and incidents have been changed in the novel, and all other characters, places, and events are products of the author’s imag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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