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올리브나무(Blue Olive Tree)’ 전시회
‘푸른 올리브나무(Blue Olive Tree)’ 전시회
  • 하명남
  • 승인 2019.01.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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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렬(Yoll Lee) 이탈리아 바리, 서울 순회 전시,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ARTFIELD Gallery
오렌지색 하늘과 푸른 올리브나무, 이흥렬
오렌지색 하늘과 푸른 올리브나무, 이흥렬

[더프리뷰=서울] 하명남 기자 =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접하던,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올리브나무 사진 전시가 열린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바리(Bari)의 유서 깊은 유적지인 ‘포르띠노 산타 안토니오(Fortino Santa Antonio)’에서 성공적인 전시를 마친 나무 사진가 이흥렬의 국내 순회전시가 2019년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아트필드 갤러리’에서 열린다.

바리가 주도이고, 이탈리아 동남쪽 아드리아해에 접해 있는 ‘뿔리아(Puglia)’주는 이탈리아 전체 올리브기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요한 올리브기름 생산지이고, 때문에 이 지역에는 수천 년 된 ‘세기의 올리브나무’들이 생존해있다. 사진가 이흥렬은 이탈리아 바리에 근거를 둔 ‘Tracialand Itralia’ 국제문화교류협회와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바리에 체류하며 이 올리브나무들을 촬영하였다. 바리시의 후원으로 시의 주요한 유적지인 ‘포르띠노 산타 안토니오’에서 전시를 할 수 있었으며, 뿔리아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를 촬영한 공로로 바리시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하였다.

 

자줏빛 하늘과 녹색 올리브나무, 이흥렬
자줏빛 하늘과 녹색 올리브나무, 이흥렬

사진가 이흥렬은 ‘나무 사진가’이다. 그가 작업한 ‘푸른 나무’, ‘인간나무’, ‘숲’, ‘꿈꾸는 나무’ 시리즈를 보면 광고 사진 분야에서, 그것도 실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밖으로 끌어내어 나무를 마치 인간 세상 무대의 주인공처럼 만드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오직 조명을 통하여 사진가의 개인적 사유를 가미함으로써 단순히 나무를 돋보이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가 평상시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나무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번 ‘푸른 올리브나무’ 전시에서는 그동안 작가가 사용하지 않았던 오렌지색과 노란색의 빛이 사용되었으며, 이 빛과 오래된 올리브나무의 형상이 어우려져 강렬함과 함께 서정적인 아름다움마저 불러일으킨다.

10여 년 이상 일관되게 ‘나무’라는 소재를 통하여 ‘자연과 예술’이란 두 개의 키워드를 추구함과 동시에, 실제로 ‘양재천 나무 지키기 운동’도 하는 등 ‘나무 사진가’로 살아가고 있는 사진가 이흥렬은 이 ‘올리브나무 이탈리아 프로젝트’를 계기로 앞으로 전 세계의 경이로운 나무들을 기록할 계획이다.

전시 관람은 평일 일과시간 이외에도 예약에 의해 7시 이후와 일요일도 관람이 가능하다.

 

이흥렬(Yoll Lee) 이탈리아 바리, 서울 순회 전시 ‘푸른 올리브나무(Blue Olive Tree)’는 2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ARTFIELD Gallery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서로 93)에서 전시된다.

 

두 가지가 남은 올리브나무, 이흥렬
두 가지가 남은 올리브나무, 이흥렬

 

작가노트

 

'경이로운 올리브 나무,

세기의 올리브 나무,

천 년의 올리브 나무...'

 

큰 기대를 품고 지구의 반을 날아 왔다.

막상 그 나무들을 보았을 때, 그 몸통의 뒤틀림, 갈라짐, 사라짐이 먼저 내 눈에 들어왔다.

'쥐어 짠다'란 말이 떠올랐다. 마치 빨래를 쥐어 짜듯, 기름을 짜듯, 죽을 힘을 다해 천 년이 넘도록 모든 것을 짜낸 나무들이 있었다. 그 헌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예수 이전에 존재했던 나무라니!

아니 부처, 공자 이전에 존재했던 나무라니!

 

죽은 가족, 죽은 친구, 죽은 연인을 기억하기 위한 의식을 우리는 한다. 무려 몇 천 년을 살며 우리 인간을 지켜보는 존재를 촬영할 때 마다 나 역시 비슷한 감사와 존경의 예를 갖춘다.

이 올리브 나무들을 촬영하며 매 순간, 나무들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무섭지도, 슬프지도, 무겁지도, 가볍지도, 심지어 절실하지도 않았다. 단지 미풍같았다.

듣는 이에게만 들리고, 느끼는 이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미풍. 하지만 생명의 비밀을 간직한 바람의 말.

 

10여 년이 넘도록 이 할배들의 사진을 찍으며 난 내 스스로 하나씩 내려 놓기를 바랬다. 어느 순간 더 내려 놓을 것이 없을 때 난 나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바람처럼 가볍고, 구름처럼 높으며, 땅처럼 온화한 그런 나무.

 

그런데,

사람인 나에게 그런 아름다운 날이 올 수 있을까?

 

-이흥렬

 

An amazing olive tree,

a once-in-a-century olive tree,

a thousand-year-old olive tree…

 

 

I flew over half of the world with a great expectation.

When I first faced the tree, I saw a distorted trunk, splits of its body and traces of losing its life.

 

A word came into my mind: “Squeezed out”

As if it was twisting a piece of cloth to get the water out, to press the oil out of its fruits, it was giving out every bit of its life. Over thousands of years, these trees were giving out everything from where they were standing. These sacrifices they made were visible within them.

 

These trees were living before Christ!

No before Buddha and way before Confucius!

 

We commemorate the death of our family, friends and lovers. I do the same for these trees who watch over us for thousands of years. I give out great respect and thankfulness whenever I pay a visit to capture them in photo shoots.

 

When I am with these olive trees, it feels as though they are talking to me. It is not something scary, sad, or light at heart, not a burden nor desperate.

It was just like a breeze.

People who will listen will hear and feel who will want to feel that soft breeze, a wind that holds the secrets of life.

 

Over ten years, I have been taking photos of these old trees and letting go of things I have been holding onto in my life. When I am at a point where I have given up everything, I too want to be a tree.

A tree that is light as wind, high as clouds, and warm as soil.

 

Would I be granted such a beautiful moment as a human being?

가슴 뚫린 올리브나무, 이흥렬
가슴 뚫린 올리브나무, 이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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