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퍼포먼스 온의 신서사극 '도둑들'
극단 퍼포먼스 온의 신서사극 '도둑들'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9.09.17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상식 연출과 극단 ‘퍼포먼스 온’
연극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는 엉뚱한 연극 ‘신서사극’

[더프리뷰 =서울] 김영일 기자 =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독일의 극작가 데아 로아(Dea Lohr)의 <도둑들> 국내 제작초연

극단 퍼포먼스 온(대표 및 연출 남상식)은 오는 9월 20일부터 9월 29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독일의 극작가 데아 로아의 작품 <도둑들>을 국내 공연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선 보인다.

2010년 독일에서 초연되었고 이후 같은 단체의 내한공연이 2014년에 있었다. 이번작품은 국내에서 제작되는 초연으로 원작의 대본을 각색하여 음악적인 요소와 인물들의 움직임과 공간배치를 다양하게 구성하여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극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는 엉뚱한 연극 ‘신서사극’

이번 연극‘도둑들’은 극단 퍼포먼스 온이 작년에 공연했던‘일루전’과도 같이 신서사극으로 분류되며 이는 남상식 연출이 추구하는 연극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퍼포먼스 온이 신서사극만을 추구하는 단체는 아니지만 우리시대의 연극에서 연극이라는 것이 그 이전에‘연극’이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무언지 묻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신서사극은 당연히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서사극이라 하면 관객들의 이성을 자극하여 생각하게 만드는 소위‘낯설게 하기’라는 소외효과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서사극에서는 관객들을 낯설게 하는 그 과정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이념이 들어간다. 현대의 신서사극은 그러한 이념이 배제되고 연극성이 강화되었다. 서구의 사실주의 연극과 그 것을 바탕으로 한 연기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과연 우리가 원하는 연극이란 것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바로 이 신서사극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의 극작가 데아 로아(Dea Lohr)의 <도둑들> 국내 제작초연

신서사극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은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연극에서도 신서사극의 요소를 조금씩 차용하는 추세다. 이번 연극 도둑들을 보면 배우가 자기대사 중간에 나오는 지문을 읽는다던지 자신을‘타자화’하여 제3자처럼(그, 그녀) 서술하던가 아니면 극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부르는 등 관객을 낯설게 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숨어있다.

공연시간은 인터미션을 포함해서 3시간정도를 예상하고 있는데 일반 드라마가 아닌 엉뚱한 요소로 3시간을 채우기는 사실 쉽지 않다. 더구나 이작품은 특별한 기승전결 없이 3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남상식 교수는 그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바로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연극성이 바로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도둑들을 보며 관객들은 여느 연극에서처럼 주제를 강요받지 않는다. 모든 극적 이야기를 즐기고 상황을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희극은 아니지만 배우와 관객모두 연극에 대한 선입견을 내려놓을 수 있는 연극이 바로 신서사극이며 단지 텍스트로만 구성된 희곡을 오묘한 재미의 연극적 가치로 재탄생시키는 극단 퍼포먼스 온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실험적인 연극으로 연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온 남상식 연출과 극단 ‘퍼포먼스 온’

‘퍼포먼스 온(performance on)’이라는 극단의 이름처럼 항상 실험적이고 기존의 연극의 표현방식에서 벗어나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작품에 대해 고민해온 단체이다.

‘일상의 사소함도 생경하게 관찰하고, 무대라는 물음표를 일상의 느낌표로 확장하고자하는 연극 단체’로 세상과 삶을 엉뚱하고 다르게 바라보고 관객과 소통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매해 정기공연과 다수의 워크숍, 페스티벌 초청, 자체 제작공연과 소외계층 대상 순회 사업, 거리공연을 통해 예술성과 공공성을 지닌 연극을 적극적이며 지속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다. 대극장과 중․소극장을 아우를 수 있는 다수의 공연레퍼토리와 조직력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극단 퍼포먼스 온은 인류 전반을 아우르는 보편적 관념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나가고 있는데 희곡 속에 숨겨진‘연극다움’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 공연마다 과감한 연극적 언어를 실험하며 대중성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번작품은 특히 신서사극이라 이름붙일 수 있는데 서사극의 드라마적인 양식은 차용하되 다양한 표현방법을 사용하여 연극의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남상식 연출은 현재 경기대학교 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미디어예술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연극의 다양한 표현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작품의 티켓 예매는 플레이티켓,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