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콕 BACC 예술감독 파윗 마하사리난드 해고
[단독] 방콕 BACC 예술감독 파윗 마하사리난드 해고
  • 이종찬 기자
  • 승인 2019.10.0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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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시의 지원금 삭감에 대한 비판 때문" 주장
"자진사임-보상금 권유 받았다" 폭로
해직된 파윗 마하사리난드(Pawit Mahasarinand) BACC 감독(사진=BACC 페이스북 갈무리)
해직된 파윗 마하사리난드(Pawit Mahasarinand) BACC 감독(사진=BACC 페이스북 갈무리)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태국 수도 방콕시의 최대 예술기관인 방콕예술문화센터(BACC)의 예술감독 파윗 마하사리난드(Pawit Mahasarinand)가 지난 9월 30일자로 해고됐다. BACC 감독위원회는 당초 2022년까지였던 파윗의 임기를 올 9월 말로 종료시키기로 했다고 태국언론들이 전했다.

파윗은 이같은 위원회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며 이는 방콕시의 공공예술 지원에 대한 자신의 비판성 언급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파윗은 태국 최고(最古)의 유명 대학교인 쭐랄롱꼰대학(Chulalongkorn University)의 조교수로 이 대학의 극장 운영을 맡아 현대적인 공연예술을 기획제작하는 데 크게 기여, 동남아권을 비롯한 국제 공연예술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학교를 떠나 4년(초기 1년 + 연임 3년) 임기의 BACC 감독직에 취임했었다.

태국의 여러 매체는 지난 8월 31일 파윗에게 전해진 메모에는 파윗의 임기가 중단될 것이며 그 이유는 파윗의 작품이 우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파윗은 자신의 임기중단은 정치적인 것이며 실제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어떠한 평가서도 받아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BACC는 방콕 최대의 전시, 공연, 교육을 위한 종합예술공간이다. 태국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 2007년 개관, 첫 해 방문객 30만명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170만명의 방문객이 이 곳을 찾았다.

방콕 예술문화센터(BACC) 내부(사진=bangkokcenter.com)
방콕 예술문화센터(BACC) 내부(사진=bangkokcenter.com)

2018년 5월, 아싸윈 콴무앙 방콕시장은 BACC를 방콕수도권관리국이 운영하는, 여러 부서의 공동사용 공간으로 전환시켜 태국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예술계는 즉각 반발했고 2만5천명 이상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공식적인 제소가 이루어지자 콴무앙 시장은 이 계획을 철회했으나 동시에 센터에 대한 연간 지원금 120만 달러를 삭감해 버렸다. 2016년 취임한 콴무앙 시장은 경찰 출신으로 노점상 철거 등에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파윗은 “지금 BACC의 위원회는 모두 시장이 임명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그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날 쫓아낼수 있을것”이라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었다.

같은해 11월 파윗은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지에 “자금이 바닥나고 있다. 공간임대와 협찬을 통해 약간의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정부가 (예산삭감을) 밀어붙인다면 생존을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파윗은 감독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하겠지만 위원회에 대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두 명의 위원이 자신에게 제안한 내용도 폭로했다. 그들은 지난 9월 4일 파윗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해임되는 것보다 스스로 사임하고 ‘특별 보상’을 받는 것이 ‘모양새가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사임해야 하는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하자 그들은 “당신이 시 집행부를 비난했고 지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방콕시는 BACC의 결정에 관여할 어떤 권리도 없다며 거리를 두는 상태다. 방콕시 현대예술과는 “이는 정치적인 이유가 아니라 그의 작품의 수준 때문”이라며 센터를 지원해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센터를 시작하기 위해 지원금을 할당했지만 이제 센터는 자립할 수 있다고 판단, 지원금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BACC의 초대 감독이자 현 위원회 위원장인 차트비카이(Chatvichai)는 기자들에게 "현재로선 아무 할 이야기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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