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혜, 조진주, 박진영, 김규연의 서울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창단공연
임선혜, 조진주, 박진영, 김규연의 서울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창단공연
  • 김영일 기자
  • 승인 2019.10.11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선혜, 조진주, 박진영, 김규연의 서울챔버뮤직소사이어티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음악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기분 좋으면 콧노래가 나온다. 불과 1초만에 사람들의 닫힌 마음의 물을 끓이는 주전자와도 같다. 그런 면에서 음악은 기적같은 마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음악을 한다는 건 훌륭한 연주를 선보이는 차원을 넘어서 음악을 널리 퍼트리는 일이다. 연주자가 선을 넘어서는 일이다. 첼리스트 박진영은 그렇기에 연주자를 넘어서 예술감독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공연기획과 홍보 일도 도맡았다.    

박진영이 주축이 되고 소프라노 임선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참여한 서울 챔버뮤직 소사이어티의 첫 공연이 오는 10월 23일(수) 저녁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의 훌륭한 연주자를 소개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명곡들을 발굴한다. 특히 한국 작곡가 작품을 알리는 데 앞장서기 위해 창단했다. 실내악을 다루는 페스티벌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가깝게 다가가고자 한다. 

첫 곡은 바흐(J.S. Bach, 1685-1750)의 '소프라노, 바이올린 솔로와 콘티누오를 위한 두 개의 아리아'다. 

"봄바람 스칠 때 사랑은 보물을 찾아 나서네. 그 보물은 이렇다고들 해. 한 마음이 다른 마음에 입맞춤하는". '봄바람 스칠 때(Wenn die Frühlingslufte streichen, BWV 202)'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어지는 아리아가 '조용한 목소리(Auch mit gedämften Stimmen, BWV 36)'다. 엄숙한 바흐가 아니라 '너무도 낭만적인' 바흐를 만난다. 임선혜의 노래에 바이올린 조진주, 콘티누오(첼로)에 박진영이 함께한다. 

임선혜는 이제는 유럽의 자존심이자 고음악의 정상에 우뚝 선 단 한 사람의 프리마돈나이다. 

 

서울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창단 첫 공연

고음악의 거장 르네 야콥스와의 모차르트 오페라 시리즈 5편을 비롯, 20여편의 음반과 실황 DVD들은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또한 영국 BBC의 그라모폰 음반상, 독일 비평가상 등 유수한 음반상을 휩쓸었다.

클래식 음악의 아카데믹한 자존심이라 불리는 프랑스 ‘아르모니아 문디’ 음반사에서 독집 앨범 <오르페우스>를 발매했으며, 프랑스 아카데미 음반 협회의 ‘황금오르페오’ 시상식에서 ‘엘리 아멜링 상’을 수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콩쿠르 우승으로 현재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연주자다. 이밖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1위 및 오케스트라상, 윤이상 국제콩쿠르 2위, 앨리스 숀펠드 국제콩쿠르 1위 등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첼리스트 박진영은 오랜 기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말러 체임버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에서 활동했으며,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발탁으로 서울시향 2수석으로 참여했다.    

이어지는 곡은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 1819-1896)의 '로망스(Romance, op. 21-1)'와 남편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의 '로망스(Romance, op. 28-2)'. 계속해서 로베르트 슈만의 '헌정(Robert Schumann, arr. Clara Schumann - Widmung, op. 25)'이다. 

클라라의 곡 '로망스'는 로베르트 슈만이 정신병원에 있을 때 브람스에게 헌정했다. 로베르트의 '로망스'는 클라라와 약혼할 때 클라라에게 헌정한다. 그리고 세번째 피아노 곡 헌정은 로베르트가 클라라에게 결혼 선물로 준 가곡으로 클라라가 피아노 독주로 편곡했으나 나중에 리스트가 화려하게 편곡해 더 알려졌다. 부부는 이를 혐오했다고. 

이 세 곡을 김규연의 피아노 연주로 비교 감상한다. 피아니스트 김규연은 더블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및 최고 협연자상과 모차르트 연주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음악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프로코피에프 국제콩쿠르 우승, 미주리 서던 국제콩쿠르 준우승, 제네바 국제콩쿠르 최연소 특별상, 세계 최고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 클리블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입상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다음 곡은 로베르트 칸(Robert Kahn, 1865-1951)의 '소프라노와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청춘의 샘(Jungbrunnen op. 46)'이다. 칸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에게 핍박을 받고 영국으로 망명, 무명으로 지냈다.

임선혜 소프라노, 조진주 바이올린, 박진영 첼로, 김규연 피아노가 함께한다. 이밖에 클라라 슈만의 가곡을 임선혜가 김규연의 피아노 반주로 엄선해 들려준다. 클라라 슈만은 남편 못지 않은 천재적인 작곡가였다. 여덟 자녀를 낳고 키우며 남편의 곡들을 편집하는 등 많은 일을 하는 바람에 아쉽게 작곡가로서 길이 희미해졌다. 

대미를 장식할 곡은 슈만이 저 세상으로 떠나기 5년 전에 남긴 '피아노 트리오 3번(op. 110)'이다. 슈만이 마지막 영혼을 불사른 작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