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대표 춤 축제를 견인하다!
세종 대표 춤 축제를 견인하다!
  •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
  • 승인 2019.11.2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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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세종국제무용제(Sejong International Dance Festival)
2019세종국제무용제 '29 until 49' 사진제공=세종국제무용제사무국
2019세종국제무용제 '29 until 49' /사진제공=세종국제무용제사무국

 

‘국제무용제(International Dance Festival)’. 춤을 통해 세계와 교류하고, 평화를 진작시키며, 각국의 다양한 춤 문화와 춤 작품을 확인케한다. 현재 대한민국 여러 곳에서 지역명을 앞세워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다. <2019 세종국제무용제>는 올해로 다섯 번째다. 세종문화예술협의회(김수경 회장)가 주최하고, 세종국제무용제운영위원회(정은혜 운영위원장)와 충남대학교가 주관한 세종시 대표 축제다. 아름다운 세종호수공원 수상무대섬에서 2019년 10월 19~20일(필자 19일 관람), 양일간 개최되었다. 이번 무용제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본공연 기준, 국내외 총 10팀이 참가하였다. 식전 공연으로 이루어진 오프닝 공연에선 6개팀이 양일간 축제의 즐거움을 한껏 전달했다. 세종국제무용제 운영위원장이자 예술감독인 충남대 무용학과 정은혜 교수 말처럼 국제문화도시로 향하는 세종시 품격 고양과 세종시 및 중부권 지역무용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예술축제다.

2019 세종국제무용제 '가사호접 변주 정은혜 솔로' /사진제공=세종국제무용제사무국
2019 세종국제무용제 '가사호접 변주 정은혜 솔로' /사진제공=세종국제무용제사무국

 

공연은 오프닝 공연과 본 공연으로 구성된다. 1시간 차이로 이루어지는 공연이지만 분리된 공연이 아니라 두 세션이 어우러져 춤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오프닝 공연 첫 무대는 조아연무용단 ‘장고춤’이 화사하고 경쾌하게 열었다. 이어진 무대는 세종시티발레단의 ‘프티파 발레 하이라이트(Petipa Ballet Highlight)’. 해적 3인무와 파키타(Paquita) 코다를 결합해 클래식 발레 묘미를 보여주었다. 젊은 무용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무대다. 장소정 발레프로젝트는 ‘탱고.. 탱고..’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탱고 분위기와 발레 테크닉을 잘 연결해 탱고 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마지막은 충남대무용단의 ‘윌댄스(Will Dance)’. 모두가 함께 즐기자는 취지로 만든 참여무용이라 할 수 있다. 캐주얼한 평상복 차림 무용수들이 ‘함께하는 춤’특질을 관객들에게 산뜻하게 보여준 후, 군밤타령, 쾌지나 칭칭나네, 얼씨구나 절씨구 등 4개 소주제에 따라 친근한 민요 가락에 안무한 작품들은 밝고, 경쾌했다. 이 작품은 춤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무대로 축제 레퍼토리로 많이 활용되면 좋겠다.

몰입감 높인 오프닝 공연 후, 이날 무용제 본 공연 5작품이 순차로 진행되었다. 첫 문은 조윤라발레단이 열었다. 비틀즈 음악에 바로크 대표 작곡가 곡들로 재창조한 세미 클래식 발레 작품인 ‘Beatles Suit’(조윤라 안무). 연두빛 튀튀가 세종호수 물결에 반사되어 춤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군무와 남녀 2인무 등 다양한 춤 구성이 비틀즈 음악과 조화롭게 구성된 면을 확인하다. 다음은 르완다 사무엘 냐비엔다 퀴제라(Samuel Nyabyenda Kwizera) 안무 ‘NO CHOICE’. 르완다 대학살 비극을 다루다. 파란색 천을 두르고 나온 남자 무용수는 연신 공포와 비극의 슬픔을 난절하게 표출한다.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가는 장면에선 공포와 슬픔을 떨쳐버리고픈 마음을 강하게 읽을 수 있다. 인간이 직면한 극도의 슬픔을 심리적, 사회적으로 환기시킨 무대다. 이어진 무대는 정은혜 안무 ‘가사호접 변주’. 한국 근대 춤 선구자인 조택원이 1935년 발표한 ‘가사호접’을 2인무로 구성했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고뇌’다. 원작 ‘가사호접’에서도 속세를 동경한 승려의 고뇌를 보여주었듯, ‘가사호접 변주’에서도 고뇌와 번민을 공통 분모로 삼았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남녀 2인무를 통해 고뇌의 입체성을 더했다. 같은 슬픔이라도 남자의 분출, 여자의 삭힘을 대조시킨다. 대비하되 남자의 비관을 여자에게 투영하고, 투영된 슬픔을 다시 남자에게로 재전달하는 순환 구조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안무 및 출연한 정은혜 교수는 그리움, 이별, 슬픔 등 다양한 감정선을 증폭과 절제를 균형감있게 담아냄으로써 변주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가사호접 원형과 변주를 비교,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큰 성과다. 다음 작품은 멕시코 호르에 아브라암 기옌 오르띠스(Jorge Abraham Guillén Ortiz) 안무/출연한 ‘SAMEL’. 탄탄한 기량에 기반한 움직임은 솔로 춤을 주도하며 이끌었다. 마지막 작품은 본 아트 컴퍼니 ‘29 until 49’(이정진 연출, 김주현 안무). 일의 희비(喜悲)를 사회적, 미학적 관점에서 담아낸 현대무용 작품으로 창작미가 돋보였다.

2019 세종국제무용제 '가사호접 변주' /사진제공=세종국제무용제사무국
2019 세종국제무용제 '가사호접 변주' /사진제공=세종국제무용제사무국

 

지난 4회까지 21개국 50팀이 참여했다. 이번 5회 축제를 통해 양과 질을 더 높였다. 전체적으로 춤 축제가 지녀야 할 기본기를 잘 다졌다. 이 축제가 더 성숙되고 발전되기 위해선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momemtum) 마련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세종시 관내 아트센터가 오픈되면 좋은 프로그램을 더 효과적으로 수용하리라 본다. 지속적인 지원은 안정적인 무용제 운영의 필요충분요건이다. 춤빛 가득한 제5회 세종국제무용제. 내년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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