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춤!”(Shut Up and Dance!) - 트와일라 타프의 조언
“닥치고 춤!”(Shut Up and Dance!) - 트와일라 타프의 조언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1.03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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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움직여라, 당신이 몇 살이든"
78세 안무가의 신간 
트와일라 타프, 'Keep it Moving'(사진=amazon.com)
트와일라 타프, 'Keep It Moving'(사진=amazon.com)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미국의 현대무용가인 트와일라 타프(Twyla Tharp)가 새 책 <계속 움직여라: 앞으로의 삶을 위한 교훈(Keep It Moving: Lessons for the Rest of Your Life)>을 냈다.

1941년생인 트와일라 타프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무용가이다. 지금까지 150편 이상의 작품을 만들었고 자신의 무용단을 포함, 뉴욕 시티발레, 파리 오페라 발레, 덴마크 발레, ABT 등 세계 정상의 발레단에서 그녀의 작품을 공연했다. 영화 <아마데우스>, <헤어> 등의 무용장면을 안무했고 빌리 조엘의 뮤지컬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두 번의 에미상과 한 번의 토니상을 수상했고 자서전을 포함, 이미 세 권의 책을 냈었다. 이중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The Creative Habit: Learn It and Use It for Life)>과 <여럿이 한 호흡(The Collaborative Habit: Life Lessons for Working Together)>은 우리 나라에도 번역, 출간됐다.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에서 그녀는 영감은 무조건 갑자기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매일 습관처럼 수행하는 작업 속에서 스치듯 떠오르며 그걸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식(儀式)과 같은 매일의 작업이 없다면 스치듯 떠오르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 영감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녀는 새 저서 <계속 움직여라>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78세를 넘긴 지금도 수 십 년 째 매일 아침 전철을 타고 연습실로 향하며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마킹(Marking, 최소한의 동작을 사용해 머릿속으로 동작을 익히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또한 계단 이용을 권하며 조그마한 공간만 있으면 무엇이든 잡고 운동하라고 말한다.

그녀는 새 저서와 관련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요즘 자신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계속 일하시지요?”라고 전하며 그 질문에는 ‘어떻게 그 나이에’라는 말이 생략돼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단지 어제보다 뭔가 좀 더 한다는 생각으로 일할 뿐이라며 그게 왜 안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 책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을 요약해 본다.

1.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라.
계단을 이용하고 오메가 3를 복용하고 잠을 줄이지 말고, 당을 줄이고 매일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치실을 사용하고 많이 읽고 덜 보고 함께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 등등.

2. 뒤돌아보지 말라.
나이 든다는 것은 희망, 절망, 용기 등이 뒤섞인 이상한 스튜같은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려는 것은 좋지만 뒤를 돌아보고 젊은 날에 묶여 있으면 안된다. 나이 드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으며 자연적인 것이다. 나이 든다는 것과 어울려야 한다. 세월에 시달리지 않고 70대 후반, 혹은 90대에 접어든, 몸과 마음을 진정으로 열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다. 알고 있는 방식을 완고하게 고집하기 보다는 다음에 오는 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열고 호기심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3. 나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는 일생 동안(그리고 지금도) 춤을 추었고 많은 위대한 퍼포머들과 함께해왔다. 이런 무용수들, 운동선수들에게 시간의 흐름은 현실을 어렵게 만든다. 점프는 약해지고 스피드는 떨어지고, 유연성은 더욱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오래전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Push comes to shove> 리허설을 일찍 마치고 차를 마셨다. 이 20세기의 위대한 고전 무용수는 당시 전성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마실 때 시무룩해 보였다. 미샤, 왜 그래요, 우리 하는 게 맘에 안들어요? 아니요, 라고 그는 답했다. 그는 우리가 하던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는 덧붙였다. 우린 곧 나이 들 거에요. 그는 27세였다. 하지만 난 이해했다.

무용수들에게 노화란 우리가 작업할 때 언제나 바로 앞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매번 스튜디오에 들어갈 때 마다 전날보다 항상 하루 늙는다....점점 관절이 아프기 시작하고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우리는 우리 문화에서 오는 부정적 메시지의 폭격을 받게 된다. 더 나이 들면 종종 연락이 끊어지고 쓸모없고 연약하고 무기력하고 불쌍하고 뒤처지는 것으로 묘사된다. 슬프게도 이런 울적한 생각은 노화산업에 기름을 붓는다. - 약, 다이어트, 특수 화장품 등등 - 시간을 되돌려준다는 모든 약속들. 그러나 천만에, 시간은 한 방향, 오직 앞으로만 간다.

4. 좌절은 습관이 된다.
좌절은 습관이 된다. 작은 무례와 모욕에도 고함치고 투덜거리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그런 시나리오는 당신의 영혼을 피 흘리게 하고 당신의 회복력을 앗아가 버린다. 만일 늘 속고 빼앗기는 상황만 예상하게 된다면 아마도 당신은 자신에게 정확히 일어난 일 그대로를 당신에게 설명하려 할 것이다. 당신의 모욕감을 공고히 하거나 부채질할 것들을 찾아다니지 마라. 이는 무력한 마음가짐이며 오히려 똑같은 일을 반복하도록 할 뿐이다.

5. 나이는 적이 아니다.
나이란 적이 아니다. 정체가 적이다. 만족이 적이다. 머물러 있는 것이 적이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배를 날씬하게 하는 것 등은 보다 큰 진실을 흐리는 혼란이 된다. 당신의 삶을 어떤 시간 속에 가둬놓는 것은 온전하게 잘 살아야 하는 삶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망치는 것이다. 모든 살아 있는 피조물은 얼면 파괴된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가치 있는 목표가 아니다.

6. 현상유지 편향
하지만 우리 삶에 습관의 관성을 만들어내는 힘들은 저항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를 고정시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변화된 코스를 밟는 게 더 쉬울 때조차 이전의 습관을 벗어나서 새로운 걸 하기를 주저한다. 행동과학자들은 이를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 부른다. 우리는 크든 작든 습관적으로 이 편향에 매달린다. 무기력에서부터 하루 세 잔의 커피에 이르기까지.

7. 닥치고 춤추라
수축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저항하고 역전할 수 있다. 나는 여러분이 일어나서 좀 더 움직이기를 희망한다. 결국, 나는 반복한다. 움직이는 것이 모든 살아있는 인류의 기원이라고. 그리고 내 정의에 의하면 움직이는 것이 춤이다. 당신의 인생을 보다 크게 만들어라. 관찰보다는 표현, 수동성보다는 행동, 안전보다는 위험을 선택하고 익숙한 것 보다는 미지의 것을 택하라. 신중하고, 의도를 가지고 행하라. 숭고하고 불합리한 것을 좇으라. 매일을 당신이 떠오르고 해방되고 흥분되고 발견하는 날로 만들어라. 새로운 것을 찾고 오래된 것을 다시 생각해보라. 유연해지고, 뻗고 움직여라. 나는 사랑으로 이를 말한다. 즉 닥치고 춤추라. 이는 65회 생일 때 내 자신에게 주었던 조언이다. 여러분은 당장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미국 현대무용가 트와일라 타프(c)Ken Duncan(사진=위키 공용)
미국 현대무용가 트와일라 타프(c)Ken Duncan(사진=위키 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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