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본 이베어, 소리의 다양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인 공연
[공연 리뷰] 본 이베어, 소리의 다양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인 공연
  • 최유현 기자
  • 승인 2020.01.13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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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더 프리뷰=서울] 최유현 기자= 본 이베어(Bon Iver)가 음악이 주는 소리의 다양함으로 약 1700명의 공연장의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겨울에 어울리는 짙은 서정성 위에 얹혀진 깊으면서도 울림을 주는 트렌디한 음악성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본 이베어(Bon Iver)가 지난 12일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 내한공연으로 찾아왔다.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을 주축으로 한 여섯 멤버들의 공연장에서의 모습은 무대를 대하는 그들의 진중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공연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감사함의 표시를 전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음악에 집중하고 연주에 집중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타, 베이스, 색소폰, 드럼, 키보드 등 각 다른 매력의 소리를 가진 악기들이 내는 매력적인 음계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서정적인 밴드라는 이미지가 있는 본 이베어 지만 이날의 공연만큼은 서정적이라는 단어 외에도 강렬함이라는 단어가 생각 날수밖에 없는 공연이었다.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이날 공연은 지난해 발매된 정규 4집 앨범인 'i,i' 의 수록곡을 중심으로 진행 되었다. 1부에서는 'We', 'Holyfields', 'Faith', 'Marion', 'Lump Sum' 등 'i,i' 수록곡 들을 포함해서 다채로운 소리를 보여주는 곡들로 채워졌다. 10분가량의 짧은 인터미션 후에 진행된 2부에서는 'Hey Ma', 'Perth', 'Blood', 'Holocene', 'Skinny Love'등 실험적인 곡 외에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곡들로 관객들의 귀를 호강 시켰다. 특히나 대표곡 'Perth'의 도입부에서 관객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본 이베어의 음악은 목소리와 악기가 따로 발산되는 느낌을 주기보다 목소리 또한 하나의 악기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의 목소리는 때로는 하이톤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때로는 저음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의 목소리가 오토튠에 씌워져서 관객들에게 다가갈때의 신선함이였다. 오토튠의 목소리와 강렬한 베이스, 드럼, 키보드등 악기들의 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음악은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완벽한 하모니를 보여주었다.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공연장의 조명 또한 본 이베어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픈 무대를 만들수 있도록 해준 하나의 장치였다. 락 스피릿이 넘치는 곡에서는 밝은 조명과 끊임없이 번쩍이는 조명으로 공연장을 락 콘서트로 만들어 주었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곡에서는 어두운 계열의 조명으로 관객들이 무대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예정된 모든 무대가 끝이 나고 멤버들이 모두 백스테이지로 들어간 직후에 관객들의 환호에 힘입어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이 홀로 무대에 기타를 매고 다시 등장을 했다.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히트곡인 'Skinny Love'를 열창했다. 이전 무대들은 화려한 음향장치와 오토튠, 악기들로 가득 채워졌지만 마지막 앵콜곡 만큼은 오로지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의 목소리와 기타소리만이 무대를 채웠고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과 따뜻함을 남겼다.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사진=프라이빗커브/KAIPAPARAZZI 제공

또한 이들은 공연 외적으로도 따뜻함을 선사하고 있다. 투어에서 공연 티켓과 머천다이즈를 포함한 패키지를 경매해 해당 국가의 가정폭력·성폭력 근절 단체에 기부하는 캠페인을벌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했다.

그러한 이유로 이날 공연이 끝날 무렵 저스틴 버논(Justin Vernon)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소개하며 "심각하게 고통받고 학대당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며 이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단체들이 필요하고 우리들 또한 나서서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줘야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연에서 보여준 본 이베어의 프로다운 모습과 그들이 보여준 음악성은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본 이베어가 보여줄 음악들이 더욱더 기대가 되고 그들만이 보여줄수 있는 소리의 다양성을 다시금 한국에서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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