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살아가는 ‘순간’ 속 아주 ‘작은 것’들의 ‘연대’ 방식을 그리다
일상을 살아가는 ‘순간’ 속 아주 ‘작은 것’들의 ‘연대’ 방식을 그리다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0.03.01 0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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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개의 장면에 동시대의 풍경을 포착한 그린피그 신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조차 우리는 '동시대인'이다
2020년 신작 '동시대인' 3월 28일~4월 5일 @대학로예술극장

[더프리뷰 =서울] 김영일 기자 = 그린피그가 신작 <동시대인>(연출 윤한솔)을 오는 3월 28일부터 4월 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동시대인>은 19명의 배우와 45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진다. 이 장면들은 순서와 기승전결 없이 전개된다. 모두 다른 장소에서 모두 다른 인물들이 모든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등장인물은 친구, 연인, 부부, 직장동료, 때론 낯선 사이일 때도 있으며, 교실, 공원, 버스정류장, 약국, 이와 비슷한 그 밖의 장소에서 만나 일상의 대화를 나눈다. 장면들은 ‘시작’의 반복이며 이러한 반복은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영속시킨다.

작가 전성현은 인간의 본성을 ‘특별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무엇을 하는 지’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라 연극 <동시대인>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연속적으로 담아내고 관객들로 하여금 동시대적 사유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자 한다.

작가 전성현은 이전 글쓰기 작업인 <철수연대기>(2013년 남산희곡페스티벌)와 <174517>(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을 통해 독특한 주제 의식과 극적 구조를 보여 주었으며, 이번 <동시대인>에서도 세계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예리한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동시대인>은 한국 사회를 슬픔에 잠기게 한 사건 이후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영웅을 찾아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영웅을 찾으려는 움직임은 나약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지금 우리 시대의 절망이 아무리 큰 것이라 해도 희망을 찾아야 한다면, 인간 본성의 알려지지 않은 영역에서가 아니라 훤히 드러난 우리 시대의 우리 모습 그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린피그의 상임연출가로서 작가 전성현과 오랫동안 작업을 해온 윤한솔은 이번 <동시대인>에 대해 “과거 혹은 전 세대에 의해 미결 상태로 남아 있는 기준에 의지하지 않고 세계에 대한 관계맺음을 함으로써 동시대인을 읽어내고자 하는 부단한 시도”가 될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린피그는 ‘불온한 상상력’을 모토로 미학적 완성도를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들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작으로 <치정>, <젊은 후시딘>, <두뇌수술>, <안산순례길2016> 등이 있다. 그린피그는 <노동풍경1:실업>에 이어 올해 벌써 두 번째 신작으로 <동시대인>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 강학수, 권태건, 김원태, 박경은, 박지아, 신상훈, 신재환, 이동영, 이민정, 이재혜, 이주형, 이지원, 임진웅, 정양아, 정연종, 조은원, 최귀웅, 최문석, 최지현이 출연한다.

<동시대인>은 2019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 지원작으로 선정되었으며, 공연 한 달 전인 2월 28일부터 인터파크 티켓과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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