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95% 감원
태양의 서커스, 95% 감원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3.2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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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 사실상 활동 전면중단
“지나친 사업확장도 한 몫”
태양의 서커스, 'Dralion'(c)Clemens Pfeiffer(사진=wiki commons)
태양의 서커스, 'Dralion'(c)Clemens Pfeiffer(사진=wiki commons)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세계적인 컨템포러리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인원을 95% 감축한다고 밝혔다. 감원 조처는 즉시 시행되며 수 천 명의 직원 및 공연자들은 전혀 수입이 없게 된다.

태양의 서커스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인 다니엘 라마르(Daniel Lamarre)는 19일 정오(몬트리올 시각) 근로자 95%를 해고한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총 4천679명이 해고되고 259명만 남아 금년 후반기 및 내년까지의 기본운영 및 공연 계획, 입장권 판매 등의 업무만 보게 된다. 이같은 조처는 물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따른 것이다. 태양의 서커스측은 상황이 호전돼 다시 공연이 가능해지면 이들을 재고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원계획 공표 하루 전인 18일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태양의 서커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공연 중단에 따라 향후 자본구조 전망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빈약한 유동성, 코로나 사태에 따라 공연 수요가 적은 점, 현재의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서커스단의 운용 유연성과 성장 역량이 압박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마르는 몬트리올 가제트(Montreal Gazette)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일이 일주일 사이에 발생했다. 전세계 도시와 국가들로부터 차단당했다. 서커스로 들어오는 어떤 수입도 없고 무슨 일을 어떻게 왜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인력의 대부분을 해고했으며 적은 인원만 유지할 것이다. 그들은 상황이 안정되는대로 단기간내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라스베이거스에서 장기 공연중이던 6개 작품을 포함, 전세계에서 모두 44개 작품이 공연 중지된다. 몬트리올 본사의 인원은 1천543명 중 1천373명이 해고되고 170명만 남는다. 나머지 89명은 라스베이거스와 올란도를 포함, 다른 국가들에서 근무중이다. 태양의 서커스는 지난 13일(금)에는 투어 공연을 중지했고 14일(토)에는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중지한다고 발표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 나이트클럽, 공연예술 분야 등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자발적, 비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수많은 유명 콘서트, 페스티벌이 취소되고 있고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인원감축에 대해 불만어린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태양의 서커스의 한 기술자는 남은 관리인원들은 무급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최근 수 년 간 태양의 서커스를 너무 갑자기 확장시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받았을 수도 있는 초과이익도 모두 서커스단 확장에 써버렸다. 벌어들인 돈을 전부 공연 관련 시설이나 단체를 사들이는 데 썼다. 이 모두 상부 경영진의 결정에 따른 것이고 모든 것이 지나치게 확장되어 브랜드 가치를 희석시켰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과포화 상태다”라고 말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사이자 길거리 공연자였던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가 1984년 공동설립했다. 그는 곡예 중심이던 서커스에 의상, 음악, 춤, 무대장치 등을 결합, 스토리가 있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켜 태양의 서커스를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단으로 만들었다. 지난 2015년 그는 회사 지분의 90%를 사모펀드사인 TPG Global에 15억 달러에 매각했다. 2018년에는 포브스지에 의해 캐나다 11번째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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