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음악감독 마시모 자네티, 친필편지
경기필 음악감독 마시모 자네티, 친필편지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3.26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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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시일내 다시 만나기를"
친필편지
예술감독 마시모 자네티의 친필편지(사진=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이탈리아 출신 마시모 자네티(Massimo Zanetti)가 지난 23일(현지시간) 한국 국민과 경기도의 친구들에게 친필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현재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이동을 신중히 하려는 것이다. 그는 친필로 편지를 작성한 후 사진을 찍어 경기필에 보내왔다.

마시모 자네티는 2018년부터 경기필의 상임지휘자로 바톤을 잡았다. 2년의 임기를 한 차례 연장, 오는 2022년까지 경기필을 지휘하게 된다. 한국 오케스트라에 대해 잘 몰랐던 그는 세계적 거장인 리카르도 무티가 경기필을 두 차례나 찾은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실황연주를 보며 경기필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취임 당시 “경기필이 다소 경직된 것 같다”고 했던 그는 이제 경기필이 “소리에 미소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교감(sharing)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단원들을 ‘마이 키즈(my kids)'라고 부를 정도로 한국과 경기필에 대한 애정이 돈독하다. 평단에서는 경기필이 마시모와 함께 성장했다고 말한다.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 음악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사진=사진=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경기필 김세훈 주임PD를 통해 전해진 이 편지에서 마시모 지휘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자며 빠른 시일내에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4월 10일 예정이었던 <경기필하모닉 앤솔러지 시리즈 III>는 프로그램과 지휘자, 협연자가 모두 변경되고 무관중 연주회로 영상으로 생중계된다. 다음은 마시모 지휘자의 편지 전문이다.

 

"한국의 국민들과 경기도의 동료 여러분, 저는 온 인류를 하나로 모은 이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한국과 이탈리아는 코로나(Covid-19)라는 교활한 전염병의 예기치 못한 등장으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한국 국민들은 칭찬받을 만한 행동과 대처로 질병의 확산을 막는데 본보기가 되어 스스로를 증명했습니다. 이탈리아도 한국의 방식을 따르고자 노력했지만 전염병의 규모로 시스템 전체가 극도의 압박을 받자 이탈리아 정부는 극단적인 조처를 취하고 나라 전체를 봉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서로를 붙들어 주고 도와 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번 일에서 배울 점은 배우고, 삶 그리고 자연을 향한 더 나은 접근을 위해 우리는 변화해야 합니다.

한국은 1989년 4월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를 환영해 주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저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여러분께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경제 분야만큼이나 문화예술 분야도 중요하다는 믿음 안에서 이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경기필하모닉의 멋진 단원들과 저는 이 엄청난 비극이 지나간 후, 최대한 빨리 여러분과 함께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음악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것입니다.

진심을 담아
마시모 자네티"

 

Dear Citizens of South Korea and my fellow friends in Gyeonggi-do, my thoughts are with you all in this very difficult moment that unites all humankind.

Our beautiful Countries of South Korea and Italy have been facing similar struggles since the unexpected appearance of COVID-19, the devious disease that has harshly hit both Countries.

Korea and its people have proven themselves to be a formidable example in tackling the spreading of the disease, thanks to commendable behavior and actions.

In Italy we tried to follow your example, but the magnitude of the pandemic put the entire system under extreme pressure, forcing our Government to take drastic measures and lock down the whole Country.

We need to be stronger than ever, holding on and helping each other in all the way we can.

We will never be the one we were before: let us learn from this and change, for better, our entire approach to life and towards Nature.

Your Nation has welcomed me in an incredible way, since my first appearance there on April 1989. Through Music, I’ve tried to give you back all what I could and this I will keep doing in even stronger way: in the belief that Arts and Culture are not less important than the economic aspects.

The wonderful Members of the GPO and myself will join you as soon as possible, in the rebirth that will follow this enormous tragedy.

And we will save ourselves, also through Music.

Your Sincerely,
Massimo Zan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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