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한 생물체에 불과” - 아르보 파르트 인터뷰
“인간도 한 생물체에 불과” - 아르보 파르트 인터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4.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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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에스토니아 작곡가 아르보 파르트(Arvo Pärt, 84)가 지난 7일자 스페인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들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하나의 사회공동체로서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 작은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인간도 한 생물체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다른 생명체와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고통스런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 '관계'라는 개념은 하나의 원리이자 사랑하는 능력으로 이해돼야 한다며 아마 인간에게는 너무 높은 요구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또한 바이러스로 인한 지금의 각종 봉쇄와 활동정지는 일종의 ‘대규모 금식’(mega fast)과 같은 것이며 이러한 박탈은 피할 수 없는 문명의 대가라고도 말했다.

아르보 파르트 기념관( )내 연주홀(사진=이종호)
아르보 파르트 기념관(Arvo Pärt Centre)내 연주홀(사진=이종호)

그는 “(바이러스가) 한편으론 우리에게 격리를 가져다 줬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우리를 더 가깝게 했다”며 우리의 현재 상황이 매우 역설적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바이러스가 우리 모두를 1학년 학생으로 만들었으며 이 시험을 통과할 때만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인데, 이는 아주 오래 걸리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인터뷰 말미에서 그는 우리가 지금까지 우리의 자유를 어떻게 옳바르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으며 그 대가는 작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의 위기가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모든 문제점, 단점들을 모든 차원에서 드러내고 있다며, 아무도 우리가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아무것도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기념관에서 아시아 문화관계자들과 함께(사진=이종호)
2018년 9월초 자신의 기념관에서 아시아 예술 관계자들과 함께(사진제공=이종호)

아르보 파르트는 현대음악 작곡가 중 가장 중요하고도 인기있는 한 사람이다. 구 소련 시절 에스토니아 탈린음악원에서 공부한 그는 초기에는 신고전주의와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의 영향을 받았으나 이후 단순한 화성과 미니멀한 스타일로 따뜻하면서도 종교적 분위기의 곡을 쓰고 있다. 수많은 영화에서 그의 음악이 사용됐다.

오랫동안 베를린에서 활동하다 최근 고국으로 돌아왔으며 지난 2018년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근교에 그의 이름을 딴 기념관이 건립됐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르보 파르트의 모습(사진=이종호)
기념관내 개인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르보 파르트의 모습(사진=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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