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in 무비] 가정의 달 5월에는 무슨 영화? "라이어 라이어"
[클래식 in 무비] 가정의 달 5월에는 무슨 영화? "라이어 라이어"
  • 강창호 기자
  • 승인 2020.05.01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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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앤컬처 Arts & Culture 5월호 (Vol. 172)
거짓과 진실, 클래식보다 더 클래식 같은 배경음악들과 함께…
영화 라이어 라이어_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라이어 라이어_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더프리뷰=서울] 강창호 기자 = 칼과 방패, 검사와 변호사 중에 누가 더 거짓말에 능할까? “진실과 거짓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판사에게 어떻게 보일지가 중요하죠” 최근 종영한 드라마의 대사가 유독 귀에 쏙 박힌다.

여자 아이돌 오마이걸(O My Girl)이 부르는 ‘LIAR LIAR’가 아닌, 거짓과 진실을 소재로 삼은 ‘LIAR LIAR’라는 영화가 있다. 1997년에 개봉하여 많은 인기를 얻은 톰 샤디악 감독의 <LIAR LIAR>. 한참 인기 절정에 있다가 요즘엔 기인의 반열에 오른 배우 짐 캐리(Jim Carrey)의 대표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에서 꼬마 맥스(저스틴 쿠퍼 분)에게 수업 중 선생님의 호구조사, “네 아빠 뭐하시니?” 그런데 아이의 대답이 영 시원찮다. 자막에는 ‘변사’라고 나온다. 실은 아빠의 직업은 변호사. 그런데 맥스에게는 ‘변호사’라는 아빠의 직업이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변호사라는 ‘lawyer’라는 발음이 ‘liar’라고 들린다. 이쯤 되면 아빠와 아들의 관계가 어떤지 짐작할 만하다.

주인공 플레처 리드(짐 캐리 분)는 부인과 이혼을 했지만 가끔 아들을 돌보는 변호사이다. 그러나 매번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들을 만나는 날엔 꼭 무슨 사건이 터진다. 그래서 맥스는 거짓말쟁이 아빠를 둔 탓에 매사 실망감 속에 살지만 그래도 아빠를 늘 그리워하며 또다시 아빠와의 약속을 기다린다.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맥스의 소원

드디어 맥스의 생일, 이날도 변함없이 아빠를 기다리는 맥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역시 이날도 아빠는 아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에 휘말린다. 생일 케잌 촛불을 끄기 전, 맥스는 마음속에 한 가지 소원을 빈다. “아빠가 하룻동안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해 주세요”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이제 큰일 났다. 맥스의 소원이 마법처럼 이뤄졌는지, 플레처는 출근하는 아침부터 자신도 놀랄 만큼 너무나 솔직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은 생각 속에서나 있을 법한 폭탄선언들 뿐이다. 너무나 솔직해서 그의 주변은 점점 초토화되어 간다. 도저히 제어가 안 되는 플레처의 입은 그 누구를 만나든 점점 불안하고 엉뚱하기만 하다. 또한 의뢰인과 거짓 각본을 짠 법정에서의 변론조차 엉망진창이다.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듯 가장 유능한 변호사가 하루아침에 망가지는 모습이 어찌 보면 거짓에 대한 형벌을 받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짐 캐리 특유의 마임(mime) 연기가 일품이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표정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이제 마법의 24시간이 지나고 마음껏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주인공, 그러나 지난 하룻동안 플레처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깊은 생각의 시간이 흐른다. 플레처에게 가족은 무슨 의미였는지 그가 잃은 것들을 찾는 반전이 시작된다. 그리고 1년 후 다시 찾아온 맥스의 생일, 한번 더 촛불을 끄면서 소원을 비는 맥스. 이젠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영화음악, 브래드 덱터의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

5월 가정의 달, 1년 중 최고의 결혼 시즌과 함께 무엇보다 가족들과의 화목이 아름다운 달이다. 따스한 봄기운처럼 우리 모두를 훈훈하게 하는 영화이기에 <LIAR LIAR>의 배경음악은 각 상황마다 관객들을 스크린에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클래식 음악보다 더 클래식하게 들리는 이 음악들은 촘촘히 잘 구성된 오케스트레이션 스킬로 가득하다. 음악의 모든 악기들은 다양한 색상으로 자신들의 자태를 맘껏 뽐내며 영화의 필요한 색깔들을 그려낸다. 그러기에 배우들의 캐릭터와 각 장면들은 음악의 옷을 입고 한층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비록 이 영화에서는 우리 귀에 익숙한 정통 클래식 곡들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뛰어난 음악 감독과 호흡이 잘 맞는 편곡자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스태프들에 의해 하나의 거대한 클래시컬한 또 다른 작품을 이뤄냈다.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라이어 라이어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킹콩>, <다크 나이트> 등에 참여한 제임스 뉴턴 하워드(James Newton Howard)의 작곡, <정글북>의 존 데브니(John Debney)의 뮤직 디렉션 그리고 음악에 화려한 옷을 입힌 오케스트레이터 브래드 덱터(Brad Dechter, 1956)의 마법은 거짓과 진실을 오가는 영화 <LIAR LIAR>를 더욱 빛나게 했다.

아빠를 슈퍼맨으로 생각하는 아들 그리고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매사 쉬운 길을 택하는 아빠. 그렇게 영화는 흑과 백의 듀얼리즘적 내적 갈등을 통해 한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매우 단순한 선택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당신은 거짓과 진실 중 어느 쪽이 더 편한가?”

영화 라이어 라이어_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라이어 라이어_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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