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코로나19 관련 인터뷰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코로나19 관련 인터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5.2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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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현실을 재활용해서는 안 돼”
“물음을 던지고 미래를 예감해야”
“현재는 우리의 유일한 실재”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그래피티 모습 Photo by Nikola Johnny Mirkovic on Unsplash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그래피티 모습 Photo by Nikola Johnny Mirkovic on Unsplash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행위예술의 대모’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하에서의 생활과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예술과 공연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오스트리아에 머물고 있는 그녀는 지난 8일 영국 아트뉴스 페이퍼와의 오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정지해 버린 예술창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지금과 같이 일상의 뉴스들이 예술가들의 작품이나 사고방식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예술가들에게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즉 일상의 소식을 소재로 즉각적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아무래도 일상의 뉴스를 일종의 ‘재활용’(recycling)하는 것이며 예술은 그런 것을 다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예술은 물음을 던지고 혼란을 일으켜야 하며(disturbing) 미래를 예감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세계적인 행위예술가로서 그녀는 자신의 신체를 종종 위험할 정도로까지 몰고가는 극단적인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그런 그녀가 일종의 신중론(?)을 펴는 것은 다소 뜻밖이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예술가로서 그녀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동시에 그녀의 명성이 이벤트성 관심 끌기에 의존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이어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다루고 싶지 않다. 어떤 아이디어나 영감도 가지고 있지 않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작업하기에 꼭 끌리는(sexy) 주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인이자 동료였던 울라이(Ulay)와 함께(사진=아브라모비치 페이스북)
연인이자 동료였던 울라이(Ulay)와 함께(사진=아브라모비치 페이스북)

공연예술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영원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백신이 만들어지고 나면 우리는 정상적인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때까지는 가상현실이 대안이 될 거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공연자의 그 모든 에너지를 당신의 거실에 붙들어 둘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나는 어떤 환경에서도 일하며 격리상태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환경(코로나19)이 내 삶의 방식을 정말로 바꾸지는 못한다”라고 격리상태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편 전반적인 팬데믹 상황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자신이 삶을 직접 계획하고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알기 원하지만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지금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사람들이 (미래를 알 수 없어) 불안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은 불확실성을 사랑하는데 왜냐하면 “바로 지금의 현재야말로 우리가 가진 유일한 실재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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