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주년 사진집 ‘1950’
한국전쟁 70주년 사진집 ‘1950’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6.15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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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디상 수상자 존 리치의 컬러로 기록한 한국전쟁
한국전쟁 70주년 사진집 ‘1950’(사진=서울셀렉션)
한국전쟁 70주년 사진집 ‘1950’(사진=서울셀렉션)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한국전쟁의 모습을 담은 컬러 사진집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서울셀렉션의 <1950>은 개전부터 휴전까지 한국전쟁을 곁에서 지켜본 미국 종군기자 존 리치(John Rich, 1917-2014)의 한국전쟁 컬러 사진집이다.

무명의 참전용사들, 유엔군 장병들, 그리고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내셔널 지오그래피> 기자들이 즐겨 사용한 코닥사의 전설적인 컬러필름 ‘코다크롬’으로 찍은 사진들로, 그동안 흑백 이미지로만 인식되어온 한국전쟁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참혹한 전쟁과 힘겨운 일상, 그래도 살아야 했던 사람들.
한국전쟁과 관련해 지금까지 접해온 이미지는 대부분 전쟁의 참상을 부각하는 것들이었다. 빛바랜 흑백사진들은 당시의 침울함과 시대적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1950>에서는 전쟁이라는 시대적 격랑 속에서도 꿋꿋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삶에 대한 희망과 강인한 의지를 뿜어내는 사람들, 전쟁의 한복판이나 피난길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보통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사진집은 한국전쟁을 단순히 과거의 역사로 돌아보지 않고 전쟁의 길고 캄캄한 터널을 헤어나온 사람들의 희생과 아픔, 강인한 삶의 의지를 생생하게 느끼고 공감하게 한다. 남대문, 수원성, 서울시청 앞,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같은 낯익은 거리풍경을 배경으로 물건을 나르거나 대화하며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아픔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한국전쟁을 생생히 기록한 컬러사진 컬렉션
<1950>에 실린 사진들은 저자 존 리치의 고향 집에 보관돼 오다 50년이 지나서야 발견되었다. 이 책에는 전쟁 기간 그가 촬영한 900 컷의 사진 중 150여 컷을 선별, 여섯 가지 주제(‘기억속 얼굴들’ ‘전쟁 속의 일상’ ‘폐허의 그늘’ ‘사선(射線)에서’ ‘전쟁과 무기’ ‘지난했던 협상’)로 분류해 실었다. 한국전쟁 발발 1주일만에 한국에 도착, 이후 3년간 전 세계에 한국전의 모습들을 알렸다.

오늘날 이 땅에는 38선보다 더 큰 비극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쟁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 깊은 고랑이 있다는 사실이다. 세대갈등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전쟁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 여부다. 전쟁을 겪지 못한 세대가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나 전쟁의 여파를 고스란히 느끼며 자란 세대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내 바람은 이 사진을 보는 독자들이 한국전쟁을 과거의 역사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이 사진들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그를 겪어야 했던 사람들의 희생과 아픔, 그리고 강인한 소생의 의지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책이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겪으면서도 삶을 살아낸 전쟁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로가 되길 희망한 것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제외하고는, 20세기에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에 군인으로 참가하거나 기자로 종군했다. 1942년 해군에 입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의 여러 상륙작전에 참가했다. 전쟁이 끝난 뒤 미국 통신사 INS에 입사, 도쿄 특파원으로 발령 받아 맥아더 장군을 인터뷰하고 히로히토 일왕을 동행취재하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도쿄에 있던 그는 개전 한 주일만에 한국에 도착, 이후 3년 동안 한국전쟁을 보도했다. 1950년 12월 NBC 뉴스로 소속을 옮긴 그는 미국 기자 중 가장 오랜 기간 한국전쟁을 취재했다. 1971년 NBC 극동지역 통신원으로서 피버디 상(Peabody Award)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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