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인문학자가 펼치는 자연에 대한 사색
공학자/인문학자가 펼치는 자연에 대한 사색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6.20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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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에코데믹(Ecodemic)의 시대”
신간 ‘자연이 표정을 바꿀_때’
영미 생태시인들의 자연관 조망

 

도서 '자연이 표정을 바꿀 때'(사진=도서출판 북랩)
도서 '자연이 표정을 바꿀 때'(사진=도서출판 북랩)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인류가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자연을 해치는 문명의 발전을 멈춰야 한다는 영미 생태문학가들의 자연관을 소개한 인문학 교양서가 출간됐다.

도서출판 북랩은 세계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영미 문학계에서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에 비견되는 환경문학가 퍼시 셸리, 로빈슨 제퍼스, 개리 스나이더의 자연관을 조명한 정선영의 <자연이 표정을 바꿀_ 때>를 펴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약 200년 전 시인인 퍼시 셸리(1792-1822), 그보다 조금 뒤에 활동한 로빈슨 제퍼스(1887-1962), 지금도 활동 중인 개리 스나이더(1930~) 등이다. 책은 이 시인들의 문학을 비교·분석해 재조명한다.

세 시인은 인간이 어디까지나 자연의 일부일 뿐이며 자연을 해치는 문명의 발전을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호소해 왔는데, 이 목소리는 시인들이 활동했던 시기보다 환경전염병(Ecodemic)으로 시름하는 현재의 인류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바야흐로 그들이 예견한 환경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책은 문인이자 활동가인 이들의 실천도 역시 세밀하게 관찰한다. 시인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퍼시 셸리, 바닷가에 돌집을 짓고 생태적 거주를 실천한 로빈슨 제퍼스,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의 고원 오지에서 명상적 삶을 실천하고 있는 개리 스나이더는 책상머리 시인들이 아니다. 이들이 평생에 걸쳐 실천한 생태적 삶은 성난 표정의 자연을 마주한 인류에게 변화의 본보기가 돼 준다.

세 주인공의 담론을 살피다 보면 국내에 잘 알려진 <월든>의 소로우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는 1845년부터 2년간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생활한 경험을 기록한 실천적 환경문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에 소개된 3인 역시 문학과 삶을 통해 환경보호의 메시지를 외쳐 왔다는 점에서 소로우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 정선영은 신소재공학과 영문학을 동시에 전공한 인문학자이다. 대학에서 영문학, 인문학 강의를 했으며 강의와 연구 외에도 국제회의 기획가, FTA 비즈니스 전문가로 일했으며, 노벨평화상 수상자 의전, 기술회의 통번역, 고등법원 법정 통번역 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생태비평 관련 논문도 냈으며 헨리 소로우, 개리 스나이더와 같이 미래 세대들의 환경교육과 인식에 중요한 실천적 생태주의자들의 생애와 작품을 발굴하는 일이 인문 분야 연구자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이번 출간에 대해 “인문학적 상상력, 문학 생태학의 책무가 강조되는 지금, 세 시인에 대한 연구가 현대의 환경위기를 극복을 위한 인문학적 대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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