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엘, ‘오민: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 개최
플랫폼엘, ‘오민: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 개최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7.24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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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부재한 상태에서 음악을 보고 듣도록 관객 유도
스크리닝-콘서트-토크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가 7월 31일부터 9월 27일까지 오민 작가의 개인전 <오민: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음악의 본질적 요소, 즉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무엇이고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총 다섯 곡의 음악으로 구성된 ‘부재자’와 그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을 기록한 영상인 ‘참석자’, 그리고 그 영상의 설치를 전환하는 퍼포먼스인 ‘초청자’의 도큐멘테이션 영상과 함께 작업을 위해 작가가 창작한 스코어를 선보인다.

오민 작가는 피아노 연주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으나 자신에게는 미술가라는 확고한 정체성이 있다고 밝힌다. 그동안 음악의 보편적인 구조를 활용해 불안의 감각을 다루거나 연주자로서의 태도와 규칙 등을 주제로 한 작업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인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는 음악의 구조와 형식을 작업의 주요 소재로 다루는 것에서 나아가 ‘듣기 힘든 소리 혹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주제로 음악의 범주 자체를 넓히며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참석자'(2019) 스틸화면(사진=플랫폼엘)
'참석자'(2019) 스틸화면(사진=플랫폼엘)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는 각각 독립적인 작업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부재자’는 ‘참석자’ ‘초청자’의 기반이 되고, ‘참석자’는 ‘초청자’의 일부로 구성된다. 퍼포먼스 작업인 ‘초청자’는 2019년 플랫폼엘의 다목적홀 플랫폼 라이브에서 선보였으나,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처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보도록 유도함으로써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는 소리에 관한 질문에서 신체, 움직임, 공간 등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부재자’는 오민이 작곡가 문석민에게 듣기 어려운 혹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작곡해 줄 것을 의뢰하면서부터 시작된 작업이다. 이렇게 완성된 다섯 곡의 음악이 ‘부재자’이며 이를 연주하는 영상은 ‘참석자’이다.

‘참석자’에서 연주자들은 어떻게든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며 관람객은 움직임(진동)과 시공간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의도적으로 소리를 듣기 어렵게 만든 ‘부재자’를 연주하는 각각의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듣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완주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이는 결국 영상을 통해 드러나게 되고, 관람객은 이러한 미묘한 움직임을 통해 소리를 유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청자’는 ‘참석자’를 상영하기 위해 제작한 가벽을 계속해서 움직이며 여러 형태의 관계들을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는 퍼포먼스로, 2019년 11월 플랫폼 라이브에서 선보인 작업이다. 이 작업은 음악 연주자의 신체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질문에서 출발한 것으로 연주자 간 관계, 시간과의 관계, 관객과의 관계 등 관람하는 시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관계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9년에 진행했던 퍼포먼스의 기록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412356' 캡처화면(사진=플랫폼엘)
'412356' 캡처화면(사진=플랫폼엘)

이번 전시에서는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를 위해 창작한 오민의 그래픽 스코어들도 함께 전시된다. 음표, 쉼표같은 음악 기호가 아닌 직선과 곡선, 문자, 화살표, 도형, 이미지와 같은 다양한 형태들이 그려져 있다.

이러한 그래픽 악보는 1950년대 중반부터 음악가들을 포함한 여러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통적 음악의 구조적 틀에 의존하지 않고 악기와 음높이, 음 길이, 음색 모두를 연주자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음악가 존 케이지, 모턴 펠드먼, 얼 브라운,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등이 이를 활용했으며 무용가로는 트리샤 브라운, 안 테레사 드 케에르스매커 등이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와 관련,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8월중에는 스크리닝, 콘서트, 토크 <물질과 시간>,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인 <함께 만드는 그래픽 스코어> 등이 예정돼 있으며 9월에는 오민 작가의 신작 퍼포먼스 <412356>가 열릴 예정이다.

플랫폼엘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예술 체험을 제공하고 상상과 영감이 있는 풍요로운 사회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아트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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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 초청자, 참석자, 부재자’ 포스터(사진=플랫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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