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베토벤의 위대한 유산’
신간 ‘베토벤의 위대한 유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08.06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악미학연구회, 3년간 집필
다양한 분야의 베토벤 연구 안내서
신간 '베토벤의 위대한 유산' -
신간 '베토벤의 위대한 유산' - 미학과 사회학으로 바라보기(사진=모노폴리)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기념 축제와 행사, 시리즈 콘서트가 예정됐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취소, 축소됐다. 때문에 "코로나19의 최대 희생자는 베토벤"이라는 농담까지 있다.

이런 베토벤에게 위로의 선물이라도 하듯 두툼하고 묵직한 베토벤 연구서가 출간됐다. 세아 이운형 문화재단의 아홉 번째 총서로, 2018년 3월부터 베토벤의 의미를 숙고하면서 3년간 특집 연구로 기획된 책이다.

그간 베토벤 음악연구가 주로 작품 중심의 양식적 측면에서의 연구였다면 음악미학연구회의 이번 책에서는 미학적인 관점과 사회학적인 관점을 통해 베토벤에 접근했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미학과 사회학이라는 두 가지 학술적 관점에서 접근한 논저를 담았다. 첫 번째 미학 파트에서는 미학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베토벤의 중요한 음악적 여정과 삶의 고뇌를 다각도로 조명한 여섯 편의 논저를 싣고 있다. 아도르노의 베토벤 프로젝트에 관한 정우진의 글, 저명한 음악학자인 니콜라스 쿡의 ‘타자 베토벤’, 버나드 로즈 감독의 영화 <불멸의 연인>(1994)을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기술한 로렌츠 벨커의 논문 등이 흥미롭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베토벤을 사회학에서 바라보기'라는 테마로 네 학자의 문헌을 담았다. 베토벤의 음악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정치, 문화, 사회적 환경을 비추어보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실제적인 현상을 구체적인 음악의 사례로 확장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북한의 정치·사회 상황과의 관계를 분석한 배묘정의 글, ‘환희의 송가’와 이와 관련한 유럽의 수용 입장에 관한 캐릴 클라크의 글도 재미있게 읽힌다.

1부 세 번째 파트인 ‘베토벤 가까이 보기’에는 피아노 소나타들과 <현악사중주 C#단조 Op.131>을 분석한 글들과 피아니스트 최희연의 인터뷰 등이 실려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최근 베토벤 연구 동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다섯 권의 미번역 서적들을 소개하고 그 가운데 각 한 장(章)씩 완역해 실었다. 스캇 번햄, 니콜라스 매튜 등 저명 학자들이 다양한 사회, 정치적 관점에서 쓴 베토벤에 관한 글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소 어렵고 전문적인 부분도 있지만 베토벤에 대해 깊이 알고 싶은 음악애호가들이나 베토벤에 대한 음악학적 연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듯하다. 음악에 대한 직접적인 분석을 포함, 사회적, 정치적 미학적 관점 등 다양한 각도의 논저를 싣고 있어 관심에 따라 어느 챕터를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사)음악미학연구회는 음악미학에 관심 있는 학자, 연구생들의 스터디 모임으로 정기 세미나를 통해 음악미학의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며 연구서를 발간하고 있다. 

모노폴리 출판사, 음악미학연구회 편(오희숙 책임편집), 576쪽, 정가 2만7천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