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JUNGLE' 난민, 국경, 공존에 대한 서사시
연극 'JUNGLE' 난민, 국경, 공존에 대한 서사시
  • 김영일 기자
  • 승인 2020.08.3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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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칼레 난민 캠프의 기록, 연극 JUNGLE 한국 초연
2018년, 2019년 런던과 뉴욕 연극계를 뜨겁게 흔들어 놓았던 연극 JUNGLE
BENT, BIG LOVE에 이은 극단 ETS의 신작 JUNGLE 한국 초연

 

[더프리뷰 =서울] 김영일기자 = 2016년 프랑스 칼레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JUNGLE이 극단 ETS(연출 김혜리)의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JUNGLE은 실제 있었던 칼레 난민 캠프를 배경으로 난민 문제에 대해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연극으로, 2018년과 2019년 영국과 미국 연극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또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객석이 무대와 하나가 되는 이머시브 공연 (Immersive Theater)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Southbank Sky Arts Award 2018, Broadworld UK Awards 2018, Obie Award 2019, Mousetrap Theatre Awards 2019, Broadway World Awards San Francisco 2020 등 다수의 상을 받았고,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극작가 Joe Murphy와 Joe Robertson은 극의 배경이 되는 난민 캠프에서 2년 동안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난민이라는 소재가 가진 정치적 문화적 다면성을 극적으로 살려낸다.

극단 ETS는 2019년에 성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연극 BENT, 난민과 젠더 이슈를 다룬 연극 BIG LOVE를 공연했고, 2020년에는 난민, 공존, 다양성의 문제를 선명하게 다루고 있는 연극 JUNGLE을 한국 초연으로 관객에게 선보인다.

이 연극은 아프가니스탄 난민 ‘살라’가 운영하는 식당을 재현한 공간에서, 정부 지침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하여, 매회 30명의 극히 제한된 수의 관객과 만난다.

개성 있는 인물들, 그들의 각기 다른 여정과 이야기들이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하나로 묶이는 과정을 보는 것도 이 작품이 가진 매력 중의 하나이다.

JUNGLE은 다른 문화, 다른 인종, 다른 역사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난민’이라는 집단을 사실적인 눈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수작으로, 지구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하는 위기에 대해 ‘인간성’, ‘공존’, 그리고 ‘이해’에 가까이 가도록 하는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실존했던 프랑스 칼레의 난민 캠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배척, 편견, 관료주의, 무관심, 차별, 생존의 문제를 희망, 갈등, 공존이라는 화두와 함께 나란히 꺼내 놓는다.

다양한 장면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극적인 범위를 넓혀가고, 그 이야기 속에서 묵직하게 전달되는 공존, 인간애, 다양성이라는 메세지는 연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존재감, 현장감을 선명하게 증폭시킨다.

그동안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아랍과 아프리카 문화권의 등장인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문화 다양성과 공존에 대한 문제를 지금까지의 연극과는 확연히 다른 범주에서 다루고 있다.

9개의 국적을 가진 18명의 다양한 등장인물들, 그들의 여정, 그들이 어떻게 도시를 세우고, 어떠한 삶을 살았고, 무엇을 희망했으며, 그들의 캠프가 어떻게 철거되었는지를 다채롭고 밀도 있게 보여준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딛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마주하는 배척과 경계의 역사, 그리고 일관성 없고 부조리한 유럽의 정책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혜리 연출은 소재가 주는 긴박함과 절실함, 각각의 인물들이 극 속으로 가져오는 다양성을 충분히 살리고, 극 후반부를 향해 갈수록 점점 더 탄탄히 쌓여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묶어낸다.

무엇보다도, 지구 반대편에서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여정을 가장 직접적이고 연극적으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복합문화공간 '에무의 팡타 게라지'에서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총 13회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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