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 칼럼] 재미있는 공연이야기 -18 메가뮤지컬(상) 공연예술과 매체
[더프리뷰 칼럼] 재미있는 공연이야기 -18 메가뮤지컬(상) 공연예술과 매체
  • 조복행 공연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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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다이너마이트(Dynamite)'(사진=youtube.com)
BTS, '다이너마이트(Dynamite)'(사진=youtube.com)

BTS와 보는 음악
BTS가 또 다시 K 팝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빌보드 핫 100에서 <다이나마이트>라는 신곡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에 탑재된 뮤직 비디오는 24시간 동안에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에 올랐다고 한다. 방시혁의 기획사는 코스피에 상장을 계획중이고, 상장되면 방시혁은 우리나라 10대 주식부자가 되고 멤버들도 일인당 92억원의 주식을 배분받을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또한 BTS의 군입대 연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마련할 것이라고도 한다. 대중들은 왜 이렇게 BTS에 열광하는 것일까?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보다 음악성이 뛰어나기 때문인가? 파바로티보다 노래를 잘하기 때문일까?

이수만이 앞으로의 음악은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변할 것이라고 한 말은 옳다. 문화의 가장 큰 특성은 변한다는 것인데, 그 변화의 바탕에는 매체와 기술이 있다. 영상이 등장하기 전, 문자시대의 음악은 직접 연주를 듣는 행위였다. 즉 라이브의 소비였다. 그러나 이는 제한된 청중들에게 허용된 특권이었다. 악보를 보는 행위야말로 중요한 음악소비활동이었고, 많은 클래식 음악들이 악보로 출판되었다. 대중음악 분야에서도 악보출판은 커다란 산업이었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활약하기 이전의 미국의 대중음악은 브로드웨이가 주도하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나오는 뮤지컬 넘버들은 당시의 대중음악을 주도하였고 , 이들 넘버의 악보들은 낱장으로 인쇄되어 판매되었다. 이를 쉬트음악(sheet music)이라고 부른다. <무도회 뒤, After the Ball>라는 음악은 1892년에만 200만 장이 팔렸고 전체적으로 500만 장이 팔렸다. 문자시대의 풍경이다.

전자기술의 발달에 따라 음악의 소비는 녹음된 음악, 지연된 음악, 재생된 음악의 소비로 급격히 이동한다. 축음기, 라디오, CD 플레이어, MP3 등의 발전과 LP, CD 등의 등장은 음악소비 행태를 급격하게 바꾸었다. 라이브 공연은 여전히 중요한 소비방식이지만 이제는 녹음된 음악, 지연된 음악을 듣는 행위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어서 영상기술의 발전은 음악소비를 시각적 행위로 바꾸었다. 음악의 시각화(Music Visualization)가 이루어진 것이다. 텔레비전에 등장한 음악은 보는 음악으로 변했고, 나중에는 음악전문채널이 등장했다. 이것이 MTV인데, MTV의 중요한 프로그램중 하나는 뮤직 비디오였다. 이수만이 말하는 듣는 음악, BTS의 글로벌한 인기는 바로 뮤직 비디오와 MTV 등의 확산에 의한 것이다. 뮤직 비디오는 짧은 ‘음악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적인 기법을 활용하여 전세계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뮤직 비디오는 원래 음악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짧은 영상이었지만 점점 그 자체로 예술의 한 형식이 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이나 다큐멘터리 등의 다양한 형식을 띠고 있고, 최근에는 홀로그램이나 AR, VR등의 최신기술을 사용하여 영화와 같은 고화질, 고해상도의 영상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윽고 극장에 등장하여 가수가 없이도 공연이 가능할 정도의 예술이 되었다. K 팝의 세계적 확산은 바로 이 뮤직 비디오의 힘이다. 영상기술의 발전, 글로벌한 영상 플랫폼의 등장 그리고 K 팝 스타들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 조작능력이 K 팝의 성공을 이끈 것이다.

뮤직 비디오는 영화의 몽타쥬 기법을 모방한 것이다. 음악이 원래 짧기도 하지만 짧은 음악에 많은 장면들을 교차시키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시청자들의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강한 자극을 받게 된다. 장면의 분절화(Fragmentation)는 영화, 뮤지컬 등에서 사용되는 무대편집(Stage Editing)기법이다. 또한 뮤직 비디오에는 춤이 삽입되고, 이를 영상으로 송출하기 때문에 동적인 느낌을 준다. 뮤직 비디오의 영상은 또한 촉각적이기도 하다. 손으로 찌르거나 발로 차는 가수들의 동작, 가끔 등장하는 윙크하는 모습 또는 클로즈업된 영상이 관객에게 다가가면 시청자는 신체속으로 깊숙이 침투한 가수들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뮤직 비디오에는 거창한 서사, 긴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짧은 가사와 짧은 영상, 그리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뮤직 비디오가 영화적 기법을 닮은 또 하나의 기법은 미장센이다. 노래만 하는 장면, 가수의 얼굴만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영화의 미장센처럼 배경에는 첨단기술로 만든 세트와 배경이 등장한다 . 이런 면에서 뮤직 비디오는 블록버스터 영화나 메가뮤지컬과 유사하다. 서사는 매우 약해지고 대신 스펙터클이 이를 대체한다.

맥루헌은 매체가 변하면 지각방식이 변한다고 하였다. 현대의 문화를 지배하는 매체는 영상과 이미지다. 문자시대에서 영상시대로의 변화는 우리의 지각방식뿐만 아니라 문화형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고 있다. 그리고 매체의 변화는 소비자의 선호까지 바꾸어 놓는다. 예술의 생산방식과 소비자의 선호경향의 변화 역시 매체의 변화에 의한 것이고, 이는 공연예술에도 적용된다. 뮤직 비디오의 인기는 ‘구텐베르크의 은하계’가 종말을 고하고 영상과 이미지가 지배하는 세상이 왔음을 알리는 상징이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사진=wiki commons)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사진=wiki commons)

예술은 매체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는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예술은 매체를 사용한다. 예술은 매체로부터 출발하는 것이고 매체가 없으면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 음악은 악기와 악보를, 미술은 캔버스와 물감을, 공연은 신체와 각종 기술적 장치와 세트를 사용한다. 매체의 차이는 예술의 내용과 형식에 커다란 차이를 초래한다. <로미오와 쥴리엣>이라는 세익스피어의 동일한 작품을 각각 희곡으로, 무용으로 뮤지컬로 표현할 때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매체의 차이는 소비자의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로미오와 쥴리엣>이라 해도 희곡으로서의 <로미오와 쥴리엣>보다 뮤지컬로서의 <로미오와 쥴리엣>을 선호하는 것은 바로 매체의 차이 때문이다.

헤겔의 방대한 『미학』도 따지고 보면 매체의 차이가 빚어내는 예술의 차이를 분석한 것이다. 예술은 정신성이나 거창한 이념을 말하기 이전에, 매체의 선택이고, 매체를 다루는 기술이며 매체의 결합방식인 것이다. 왜 연극이 인기가 없는지, 무용은 왜 관객이 적은지를 이해하려면 각 장르의 매체성을 이해해야 한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왜 대중예술이 순수예술보다 더 인기가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매체의 사용방식과 결합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예술의 내용이나 작품의 분석 못지않게 매체의 변화, 매체의 특성 그리고 사회와 매체와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술의 수준을 나타내는 내용의 차이는 이차적인 것이고 이는 예술적 능력의 차이에 의한 것이니 이는 별론으로 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매체의 한계, 예술의 불완전성
모든 매체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모든 예술은 불완전하다. 마치 모든 사람이 한계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자로만 이루어진 소설은 문자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의 실제적인 모습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를 보완해야 한다. 이를 잉가르덴은 ‘구체화’라고 하였고 볼프강 이저는 ‘현실화’라고 불렀다. 그러나 나중에 실제의 인물이나 장소를 보고 실망할 때도 있다. 회화는 시각적 구체성은 있지만 순간적인 장면만을 포착해야 한다. 서사가 없어서 사건의 경과와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레싱은 『라오콘』에서 미술보다 문학이 우월하다고 한 것이다. 무용은 언어가 없고 서사가 부족하다. 서사를 삽입하기도 하지만 언어가 없어서 이를 이해하기가 어렵고 지루하다. 언어극은 언어가 있고 시각적 장치가 있지만, 성찰과 이성적 추론을 요구하는 언어의 성격 때문에 지루하고 때로는 어렵다. 이렇듯 모든 예술은 한계를 지니고 있고, 이는 사용하는 매체의 한계에 기인한다. 이러한 차이들은 예술선호도 또는 소비통계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매체의 한계는 다른 매체의 도움을 받아 보완해야 한다. 매체는 상보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다. 예술에는 되도록 매체가 많아야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무작정 여러 가지 매체를 혼합할 수는 없지만 , 되도록 많은 매체가 있어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은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예술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음악극은 그런 면에서 가장 다매체적 성격을 가진 예술이다. 그러나 같은 음악극이라도 오페라와 뮤지컬, 창극 등의 차이는 크다. 그것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그리고 같은 뮤지컬도 전부 동일한 것이 아니다. 뮤지컬에도 다양한 형식들이 있고 그들 사이에서도 선호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같은 장르 내에서의 차이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동일한 뮤지컬 내에서의 차이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음악극의 역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그 원류는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뮤지컬의 역사는 짧게는 170년에서 길게는 300년 정도로 본다. 그 동안에 여러 가지 종류의 뮤지컬이 있었다. 뮤지컬을 구성하는 요소는 노래와 연기, 춤 그리고 이야기를 꼽는다. 구성요소가 같은데도 왜 이렇게 다른 형식의 뮤지컬들이 만들어진 것일까? 그리고 최근의 뮤지컬, 즉 <메가뮤지컬>이 가장 인기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뮤지컬은 20세기에 들어와 다양한 형식이 등장한다. 북 뮤지컬, 레뷔(revue), 쥬크박스 뮤지컬, 락 뮤지컬, 컨셉트 뮤지컬 등이 있다. 이들의 차이는 어떤 매체( 또는 기호) 또는 구성요소를 중요시하고, 각 매체를 어떻게 분리하고 결합하는가에서 발생한다. 즉 매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매체의 사용방식의 차이인 것이다.

매체의 결합방식
공연에서 매체 또는 기호는 공연의 구성요소다. 이런 물리적 표현기호는 복합적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고뇌하는 햄릿을 표현하려면 복장, 창백한 얼굴(분장), 손을 턱에 괴고 고뇌하는 모습, 어두운 달밤 그리고 어두운 선율의 음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연극은 매우 다매체적인 특성을 지닌다.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 이것이 관건이다. 아무렇게나 기호를 섞어놓는다고 예술적 기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을 어떻게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어떤 시간에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 등 매체의 결합방식이 중요하다. 마치 축구에서 선수 개인의 능력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선수의 배치, 선수간의 거리 그리고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역할부여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되어 전체적인 경기력을 구성하는 것과 같다. 움직이는 선수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선수들, 공을 잡지 않은 선수들간의 관계와 구도도 중요하다. 공연은 배우나 퍼포머 개개인의 역량, 그리고 퍼포머를 둘러싼 각종 요소들, 기호들, 매체들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또한 개별 장면들의 매체결합과 배치방식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어떤 형식을 취할 것인가도 역시 중요하다.

드라마와 음악극
드라마는 행동으로 재현되는 허구의 양식, 이야기 형식을 말한다. 페터 쓰촌디는 드라마는 르네상스 시기에 탄생하였다고 말한다. 중세의 세계상이 붕괴되고 난 뒤 자신에게로 돌아온 인간의 정신적 모험으로 인간이 자신을 확인하고 반영하고자 했던 작품현실을 인간 상호간의 관계재현으로 구축하려는 모험이었다( 페터 쓰촌디, 『현대드라마의 이론』 13). 중세의 신 중심의 질서가 인본주의적 질서로 이동하고 인간의 지위를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술, 또는 인간실존의 요구를 반영한 예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드라마가 르네상스 이후에 탄생한 것일까? 쓰촌디는 드라마는 엘리자베스 왕조 시대의 영국, 그리고 17세기 프랑스에서 발생한 예술로 역사적이고 문학사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는 구텐베르크의 활자의 발명 이후에 나온 문화현상들이다. 인쇄술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이야기체 형식의 희곡이 등장하고, 이들은 하나의 문학장르로 정착되어 갔을 것이다. 또한 대본의 인쇄가 가능해지자 연극의 발전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드라마는 이렇듯 문자시대의 공연양식이다. 드라마 또는 정통연극(Legitimate Theatre)은 가장 훌륭한 공연양식으로 우대를 받아왔다. 1660년 영국의 찰스 2세는 왕정복고와 함께 왕위를 되찾자 바로 두 개의 칙허극장(patent theatre)을 허가하였고, 여기에서만 구술연극(spoken drama) 또는 진지한(serious) 연극을 할 수 있게 하였고, 다른 극장에는 허가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도 루이 14세는 코메디 프랑세즈에 궁정극단을 창단하여 몰리에르를 지원하였다. 그러나 대중들은 정통연극 또는 진지한 형식의 연극보다 음악이 삽입된 대중연극, 허가받지 않은 극장에서 편법으로 공연되던 대중적 음악극을 더 선호하였다. 18세기 최고의 히트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오페라>(1728)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발라드 오페라의 형식을 띤 <거지 오페라>는 오늘날의 용어로 말하자면 쥬크박스 뮤지컬 스타일의 음악극으로 18세기에 가장 롱런한 작품이다. <거지 오페라>는 뮤지컬의 원조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는데, 당시의 로버트 월폴 수상을 풍자하였다고 해서 공연법 제정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대중들의 선호는 인위적으로 통제한다고 통제되는 것이 아니었다.

윌리엄 호가스의 '거지 오페라'(사진
윌리엄 호가스의 '거지 오페라'(The Beggar's Opera, 1728)(사진=en.wikipedia.org)

드라마의 위기
드라마는 늘 어려움에 처해 있었고, 극장 경영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시로 새로운 형식의 대중적 엔터테인먼트를 도입하였다. 쓰촌디는 19세기 말에 드라마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한다. 이 때는 다양한 형식의 엔터테인먼트가 소비되고 있었고 사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그리고 영화가 등장했다. 우리는 드라마의 위기, 연극의 위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논하고 백가쟁명식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제안들은 특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연극의 위기, 드라마의 위기가 극복 가능하다고 믿는 것일까? 연극에 관한 수많은 담론들은 연극이 처한 근본적인 한계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연극의 위기는 근본적으로는 드라마를 구성하는 ‘말’의 매체적 한계에 기인한다. 극장에서 2-3 시간씩 쏟아지는 말을 인내하면서 듣고 생각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관객은 많지 않다.

드라마의 위기 극복은 언어극의 개혁에서 나오지 않는다. 드라마의 형식을 취하되 드라마를 뛰어넘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한스 티스 레만은 이를 포스트드라마 연극이라고 명명했지만 그가 제시한 대안들이 특별한 해결책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드라마적 전통을 강조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 공연예술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대응은 디지털 오페라나 첨단기술의 무대장치가 아니다. 바로 공연예술의 중요한 매체인 인간의 몸 그것을 통한 새로운 지각방식을 다른 매체와의 관계속에서 부각시키는 것이다” (『포스트 드라마 연극』, 536). 그는 드라마를 벗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드라마적 전통으로 회귀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스펙터클을 비판한다. 레만은 스펙터클을 수동적 관객을 만드는 나쁜 문화로 폄훼한다. 그는 스펙터클을 오해하고 있다. 기 드보르가 주장한 스펙터클, 비판의식을 마비시키고 체제에 순응하는 기능으로서의 스펙터클, 미디어가 쏟아내는 볼거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오페라의 매체성
오페라는 16세기 말에 피렌체의 지식인들에 의해 그리스 연극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도를 담은, 인공적으로 창조된 음악극이다. 오페라에는 정해진 형식과 매체가 존재한다. 벨칸토 창법으로 노래해야 하고, 음악이 중심이 되다 보니 드라마적 성격이 약해지고, 이탈리아어 중심의 가사는 청중들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 그리고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와 노래는 관객들을 지루하게 한다. 인공적 매체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경직된’ 매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오페라의 한계를 뛰어넘은 음악극이 뮤지컬이고, 순수예술의 고답성과 형식성을 극복하려는 것이 대중예술이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c)Chris Kakol(Florida Grand Opera, from wiki commons)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c)Chris Kakol(Florida Grand Opera, from wiki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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