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예술가치와 ‘뉴 노멀’ 문화예술 환경
[칼럼] 예술가치와 ‘뉴 노멀’ 문화예술 환경
  • 이인권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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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더프리뷰=서울]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 올 한 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문화예술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물론 코로나 시국에 국민 생활의 모든 분야가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문화예술 활동을 영위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터에 코로나 시국은 직격탄이 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계도 대승적인 관점에서 지금 전개되는 현실과 다가올 미래 환경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사회문화체계가 코로나를 변곡점으로 해 새로운 규범과 달라진 일상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당장 현장의 대면형태로 행해지던 문화예술 활동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비대면의 ‘언택트’(Untact) 상황이 됐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온라인으로 연결된 ‘온택트’(Ontact) 전환으로 자구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예기치 않은 디지털 대응이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이 대세가 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런 시대 조류로 보아 문화예술 활동의 패러다임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맞게 될 것이다.

어찌 되었건 문화예술은 인간에게 있어 고귀한 정신적 자산이며 정서적 가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목적내지 효과는 카타르시스에 있다”고 했다. 또 작곡가 베토벤은 “학문과 예술만이 인간을 신성(神性)까지 끌어올린다”고 설파했다.

그런가 하면 문호 괴테(Goethe)는 예술을 이렇게 찬미했다.

“세상에서 해방되는 데에 예술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또한 세상과 확실한 관계를 갖는 데에도 예술을 통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인류 역사를 통해 위인들은 한결같이 예술을 최고의 가치로 정의했다. 그래서 예술은 ‘창조’되는 영역에 속한다. 이 예술을 지금 우리는 일상에서 누리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우리사회에 웰빙이 사회적 관심이 되면서 예술은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향유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다 2010년대에 접어들며 힐링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예술은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매개체로 다가왔다. 사회문화체계의 격변 속에 예술의 역할도 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전통의학 부문에서 다섯 가지의 소리를 통해 인간의 오장(五臟)을 다스리는 의술을 발전시켜 왔다. 말하자면 현대적인 개념으로 음악치유(music therapy)인 셈이다.

왜 수 천 년 전부터 인류의 거성들이 예술을 운위했고 음악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려 했을까? 그렇게 보면 최첨단 문명을 누리고 있는 이 시대에 예술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하면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의 사회문화적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지혜가 있는 인간의 호모 사피엔스에서 유희가 있는 인간인 호모 루덴스, 유머가 있는 인간의 호모 후모르, 지식을 얻는 인간의 호모 아카데미쿠스에서 이제 디지털시대 공감하는 인간형의 호모 심파티쿠스가 되어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예술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인간만이 누리는 가장 품격 있는 정신활동인 예술의 본질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 예술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작업하는 모든 전문가들은 창조적 장인인 것이다.

이 예술작업의 주인공인 예술가는 사회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며, 사회를 미래지향적으로 변화시켜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예술가는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런 만큼 예술가는 한 개인을 떠나 사회적 가치의 기여자로서 창의적 영감(creative inspiration)과 표현의 자유를 지켜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술가의 창작활동에서 중요한 특성이 되는 창의성, 표현성, 교감성의 세 가지 자유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들의 존엄성과 고결함이 인정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무엇보다 예술가의 재능을 개발하고 꽃피우게 하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부합하는 문화예술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가나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어 문화복지를 이룩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예술의 존재가치는 더 없이 소중하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 활동이 중지되고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일선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당장의 민생이 중요하지만 문화예술의 활력을 유지하게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는 2020전국생활문화축제 추진위원장, 문화커뮤니케이터,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등 14권의 책을 냈다.

이인권 칼럼니스트
이인권 칼럼니스트
camter@daum.net
예술경영 컨설턴트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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