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커뮤니티댄스 보고서]-1 “춤은 스포츠 이상의 그 무엇”
[노인 커뮤니티댄스 보고서]-1 “춤은 스포츠 이상의 그 무엇”
  • 이종호 기자
  • 승인 2020.10.09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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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을 위한 춤교육의 놀라운 효과
주한영국문화원-경상북도 합동진행 결과보고서

포스터
영국문화원과 경상북도가 주최한 '노인들을 위한 커뮤니티댄스 포스터'

[더프리뷰=서울] 편집자 주 = 한국은 이제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본격 고령사회가 되었다. 수명은 점차 길어지고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건강한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건강하고 보람 있는 노년’ 또는 ‘치매’ 같은 주제는 이제 누구도 피하기 어려운 인류 공통의 이슈가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노인들을 예술 분야의 새로운 관객이자 잠재적 창작자로 주목하는 것은 결코 어색한 일이 아니며, 이러한 흐름은 우리 나라의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노인들과 함께 작업해 온 예술가들은 예술활동과 창의적 자기표현 과정이 노인들에게 자신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고, 건강한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자기표현과 유희는 나이나 신체∙정신적 능력에 관계없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건강한 욕구 충족을 돕는 활동이다.

지난 2016년부터 나이, 장애유무, 지역 등에 구애 받지 않고 누구나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예술의 다양성과 포용성 증진’을 주제로 한영 교류의 장을 마련해온 주한 영국문화원은 얼마 전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어르신들의 무용활동>과 <예술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경상북도와 합동으로 진행한 노인 커뮤니티댄스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한영 문화예술교류 프로그램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무용'(사진=영국문화원)
한영 문화예술교류 프로그램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무용'(사진=영국문화원)

이들 보고서는 노인건강과 관련, 커뮤니티댄스 내지 힐링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국내 동향과 관련,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보고서 내용을 4회에 나누어 싣는다,

들어가며
세계 여러 지역의 고령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영국통계청(ONS)은 영국에서 2024년까지 65세 이상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인구 4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만 2026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남성은 19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기간 건강을 유지하는 기간은 10년으로, 65세 여성은 21년 더 살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기간은 11년으로 예측되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유지가 삶의 질에 필수적이다. 건강은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지내고, 지역사회에서 일하거나 참여하고, 사회적 관계와 가족생활을 유지하고, 인생에 의미와 목적을 주는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건강한 노화는 사회복지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유지할수록 사회공헌의 비율도 높아진다. 이에 영국정부와 국민의료보험(National Health Service, NHS)은 다가오는 고령화 시대에 직면하여 어떻게 건강한 노년의 삶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조사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한영 문화예술교류 프로그램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무용>
영국에서는 무용활동이 스튜디오뿐 아니라 시청, 병원, 클럽, 커뮤니티 센터, 아트센터 및 전문 의료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열린다. 또한 노인들을 돌보는 주간보호센터에서도 다양한 무용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파킨슨씨병, 치매 및 암과 같은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가 수업도 있다. 무용이 모든 사람에게 무언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인을 비롯해 노인들에게도 이로운 활동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주한 영국문화원은 지난 2019년 10월 경상북도와 함께 영국의 전문가를 초청, 일반 시민과 고령층의 웰빙을 돕고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는 무용 워크숍을 진행했다. 영국의 유명 안무가 야스민 바르디몽은 안동에서 40세 이상 일반인들과 함께 무용 워크숍을 진행, 창작물을 만들었으며, 커뮤니티댄스 전문가인 다이앤 애먼스는 예천 상월리의 어르신들과 함께 흥겹고 신나는 커뮤니티댄스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해 경북 예천에서 열린 무용워크숍(사진=youtube.com)
지난해 경북 예천에서 열린 무용워크숍(사진=youtube.com)

우리는 예천 상월리에서 진행된 <노인들을 위한 커뮤니티댄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무용이 어떻게 노인들의 균형, 민첩성, 근력 등 신체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사회적 참여를 자극하고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감소에 기여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왜 무용인가?
일반적으로 노인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참가자들이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기업이자 자선단체인 이솝(Aesop)의 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의 운동 프로그램 수료율은 40%에 불과한 반면, 무용은 73%에 달했으며 건강증진은 물론 예술적, 사회적 혜택을 받았다. 운동은 노인들이 넘어져서 다칠 가능성을 크게 줄이지만, 운동치료를 처방 받은 후(일반적으로 6개월) 중단하면 개선되었던 신체기능이 1년 이내에 모두 손실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최근 신경과학자들은 노화과정을 늦추는 가장 큰 운동은 무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무용은 즐겁고 사교적인 형태의 운동이 될 수 있다. 무용은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용적이며, 문화적 다양성이나 노인들의 특성을 배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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