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진 선생 추모, ‘큰사전 복원 시연회’ 열려
정태진 선생 추모, ‘큰사전 복원 시연회’ 열려
  • 최유현 기자
  • 승인 2020.10.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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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태진과함께하는문화예술인의모임 제공
사진=정태진과함께하는문화예술인의모임 제공

[더프리뷰=서울] 최유현 기자 = 한글 반포 574주년을 맞아 일제 탄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한글을 지켜낸 석인 정태진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한 <큰사전> 복원 행사가 파주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에서 10월 9일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쟁 시기 활판인쇄공들을 비롯해 구순에 가까운 원로 인쇄장인들이 참여해 주조기로 다시 금속활자를 만들고, 문선 조판해서 <큰사전>의 일부를 복원하는 실력을 과시했다.

정태진 선생은 경기 파주시 교하군(현 금촌2동)에서 태어나 조선어학회 사건의 첫 번째 구속자로 가장 오랫동안 고문당하고 해방 한 달 전에 출감한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다.

정태진 선생은 6·25전쟁 중 조선말 큰사전 4권을 편찬하고 조판까지 마쳤지만, 인쇄에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하고 1952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이에 ‘정태진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은 그의 고향인 파주출판도시에서 당시 <큰사전> 제작 방식과 동일한 활판인쇄로 복원 행사를 진행했다. 복원 행사에는 20여명의 활판인쇄 장인들이 참여했다.

활판인쇄 장인들은 <큰사전> 일부를 복원하는 작업을 마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활판인쇄박물관이 보유 관리하는 주조기(1954년산)로 금속활자를 찍는 작업에 참여한 박성복 장인(주조 경력 50년)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보유국인 우리나라에서 활판인쇄 문화가 사라진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조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활판인쇄박물관 홍희표 실장은 “활판인쇄술의 대가 끊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다산북스 김선식 대표는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정태진 선생과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희생과 더불어 묵묵히 사전을 만들었던 활판인쇄 장인들이 있었기에 큰사전도 빛을 볼 수 있었다”며 참가자들에게 경의를 나타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모순영 사무처장도 축사에서 “우리말을 지키고 다듬어온 성과를 겨레말 큰사전 사업이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복원된 <큰사전>의 일부는 10월 14일부터 30일까지 활판인쇄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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