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in 무비]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뉴욕 "굿모닝 에브리원"
[클래식 in 무비]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뉴욕 "굿모닝 에브리원"
  • 강창호 기자
  • 승인 2020.11.02 0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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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앤컬처 Arts & Culture 11월호 (Vol. 178)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Morning Glory)
바흐 전주곡과 푸케타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더프리뷰=서울] 강창호 기자 = 주인공 베키는 시청률 최저의 모닝쇼 ‘데이 브레이크’의 PD를 맡으면서 오합지졸 스태프들을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멋지게 조율해나간다. 군더더기 없는 그녀의 단순 명쾌한 추진력은 아무리 까다롭고 어려운 상대라 할지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시청률 꼴찌에서 1등 프로그램으로 점프, 특종을 터뜨리며 그녀는 뉴욕 NBC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 (사진=네이버 블로그)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 (사진=네이버 블로그)

최근 유로비전을 비롯하여 노트북, 어바웃 타임을 통해 많은 남심들을 뒤흔들어놨던 레이첼 맥아덤스(Rachel Anne McAdams)가 이 영화의 주인공 베키 풀러 역을 맡았다. 악마들이 산다는 방송국, 그곳은 분, 초를 다퉈가며 치열한 시청률에 의지한 인간 군상들의 서바이벌 현장이다. 그녀가 좌충우돌하며 스타 PD로의 상승을 그려내는 이 영화는 이 땅의 모든 워킹걸 ‘베키’들의 꿈을 대리한다.

뉴욕 센트럴파크 (사진=Alex Kang)
뉴욕 센트럴파크 (사진=Alex Kang)

<노팅 힐>의 로저 미첼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의 영어 원제는 ‘Morning Glory’다. 국내의 유명 모 문구 회사를 떠오르게 하는 제목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렇듯 이 영화는 곳곳에 코미디적인 요소가 다분히 깔려 있다. 영화의 모든 사건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번잡한 뉴욕의 거리와 화이트 컬러가 가득한 월스트리트의 다운타운과 미들타운 W42번가의 브로드웨이와 타임스퀘어, 록펠러 센터 등 뉴욕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여기저기 눈요기 거리가 가득한 도심의 주요 장면들이 눈에 밟힐 듯하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방송국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전설적인 앵커 마이크 포메로이(해리슨 포드 분)를 만난 베키, 놀라움과 흥분 가운데 그에게 존경과 찬사를 쏟아붓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들이 모닝쇼 ‘데이 브레이크’에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겠는가. 비록 이렇게 서로의 출발은 삐걱거리며 좋지는 않았지만 베키의 진두지휘 하에 ‘데이 브레이크’는 기존의 낡은 관습을 벗고 새로운 모습을 갖춰 나간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생각지도 않았던 꿈같은 일이 다가온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스틸 컷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는 코미디적인 요소와 더불어 썸남썸녀 간의 로맨스와 직장 내에서의 성공을 위해 살아가는 이들의 치열한 삶을 웃음과 함께 그려내고 있다. 또한 ‘방송국’이라는 남성 편력의 사나운 일터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 한 번쯤 더 고민하게 한다. 워라벨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워킹걸들의 속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글렌 굴드의 바흐 음반 'VIKINGUR OLAFSSON' (사진=예전레코드 예술의전당)
글렌 굴드(GLENN GOULD)의 바흐와 최근 가장 핫한 아이슬란드 피아니스트 비킹구르 올라프손(VIKINGUR OLAFSSON)의 바흐 (사진=예전레코드 예술의전당)

Bach - Prelude And Fughetta In G Major, BWV 902a(바흐 전주곡과 푸케타)

이 곡은 대략 1730년 경에 쓴 바흐의 소규모 푸가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뉴욕의 맨해튼 거리를 배경으로 주인공 베키의 분주한 마음을 대신해 주는 듯하다. 영화의 곳곳에서 마치 알람이 울리듯 특정 장면에서 여지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빠른 화면의 전개 속에서 현대인들의 삶을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들려온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 들려오는 이 음악은 더 나아가 현대 건축물들이 빽빽이 늘어선 맨해튼에서 칸딘스키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이 그려질 정도로 회화적이며 경쾌하다.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_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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