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작가선언문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작가선언문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11.02 2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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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사진=ACC 페이스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사진=ACC 페이스북)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이번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 참여한 모든 국내외 문학인들은 폐막일인 1일 ‘작가선언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2020년 늦가을,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세 번째 아시아문학축제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특히 5.18광주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이하는 해여서 더욱 뜻 깊었습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비단 한국의 현대사에 새겨진 민주화운동의 차원을 넘어서서, 여전히 국가폭력의 압제와 힘겹게 맞서 싸우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민중에게도 귀중한 경험의 역사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해 열흘, 광주의 민중이 뜨거운 마음으로 공유했던 항쟁의 정신은 이제 전 세계 많은 이들이 민주·인권·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생각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기억으로 되살아나는 중입니다.

이러한 광주 정신을 바탕으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주관하는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많은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의 미학적 가치를 공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직접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한판 축제의 흥겨움도 다채롭게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올해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코비드19라는 미증유의 상황에 직면하여 아시아 여러 지역의 작가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를 포기하고, 대신 첨단기술의 힘을 빌려 비대면의 소통방식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시아의 작가들은 ‘여성과 신화’라는 이번 제3회 페스티벌의 주제를 반영한 육성을 유감없이 들려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폭력을 거부하고 인간의 고통에 가장 먼저 달려가서 공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문학적 지혜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 뜻깊은 성찰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뜻을 반영하여, 2020년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 참여한 우리 아시아의 작가들은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첫째, 우리가 마주한 현재의 상황이 비록 고통스럽지만, 향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를 위해 더욱 치열하게 성찰하고 소통의 언어로 문학의 꽃을 피우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둘째, 현재의 재난 상황에서 특히 전에 없이 가중된 고통으로 시달리는 아시아의 많은 민중과 연대하는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1980년 5월, 광주 민중이 피를 흘리면서도 서로의 생명을 보듬고 주먹밥 하나라도 나누기 위해 애썼던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평화와 인권의 도시 광주가 지향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늘 기억하겠습니다.

셋째, 전 세계인이 당면한 현재의 위기를, 오히려 인류가 끌고 온 기왕의 문명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삼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입니다. 이러한 성찰은 마땅히 새롭고 창조적인 대안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시아의 작가들은 문학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대안의 도구라는 믿음을 잃지 않겠습니다.

2020년 11월 1일
제3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참여 작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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