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댄스2020 프리뷰] 외국 프로그램-1 (16일-22일)
[시댄스2020 프리뷰] 외국 프로그램-1 (16일-22일)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0.11.15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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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 마랭의 예술세계 탐구한 ‘타임 투 액트‘
인간과 물질과의 기묘한 얽힘을 다룬 ‘섬의 몸들’ & ‘융합의 풍경’
다큐 필름 '타임 투 액트'(L'urgence d'agir) 포스터
다큐 필름 '타임 투 액트'(L'urgence d'agir) 포스터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제23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 ‘시댄스 온라인’의 외국 프로그램이 16일(월) 오후 8시 시작된다. 16일 오후 8시부터 22일(월) 오후 8시까지 프랑스 안무가 마기 마랭에 대한 다큐 필름 <타임 투 액트>와 독일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의 <섬의 몸들>과 <융합의 풍경>이 상영된다.

1. <타임 투 액트(Time to Act)> - 다비드 망부슈(David Mambouch)

1981년 만들어져 40년 째 공연되고 있는 현대무용의 고전 <May B>와, 그 안무가이자 프랑스 현대무용의 중심인물인 마기 마랭(Maguy Marin)에 대한 다큐영화이다. 감독인 다비드 망부슈는 바로 그녀의 아들이자 영화감독으로 직접  <May B>에 무용수로 출연하기도 했다. 마기 마랭의 <May B>는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과 춤이 연극적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작품으로 대사가 거의 없으면서도 인간 현실의 실존, 그 실존의 부조리함, 부조리한 실존의 슬픔, 그리고 그 실존에 대한 연민과 희망이라는 내러티브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이 작품은 당초 올해 시댄스의 폐막작으로 초청 받았으나 코로나 사태로 불발됐다.

<May B>는 슈베르트의 음악을 중점적으로 사용했다. 연가곡 <겨울 나그네>의 마지막 곡 <노악사 der Leiermann>로 시작해서 <교향곡 4번>, <죽음과 소녀>를 거쳐 가곡 <그림자 der Doppelgänger>로 끝을 맺는다. <May B>는 처음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80년대 미국 공연시 뉴욕 타임즈의 평론가 안나 키셀고프의 호평 이후 미국은 물론 프랑스에서도 더욱 주목 받았다. 지금까지 약 40년간 800회 이상 공연했으며 무용수들은 아홉 세대가 거쳐갔다.

<타임 투 액트>는 바로 그 <May B>와, 안무자이자 어머니인 마기 마랭을 주제로 한 영화다. 영화는 <May B>의 리허설 모습, 공연, 무용수들에 대한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마기 마랭의 타협할 줄 모르는 예술가 정신, 베케트의 희곡에서 받은 영감을 무대에 실현하는 창작자의 집념, 통념적 미학을 거부하고 해체된 기이한 모습의 인간조건을 꿰뚫어 보는 예술가의 공감능력 등을 가까이에서 보여준다.

나신의 여성이 빙글빙글 춤추는 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곧 이어 자신을 뱃속에 가진 젊은 시절 어머니의 둥근 배를 보여준다. 수줍어하면서도 행복해하는 어머니, 영화는 그 어머니이자 한 예술가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으로 가득하다. 인간 실존의 부조리를 깨닫고, 공감하는 마기 마랭은 현실의 부조리로 눈을 돌려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침내 “행동할 때다!(Time to act!)"라고 외친다.

“마땅히 기록해 두어야 할 천재 안무가에 대한 강렬한 증언, 이는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다.” - 카롤린 칼송

안무가 마기 마랭(사진=compagnie-maguy-marin.fr)
안무가 마기 마랭(사진=compagnie-maguy-marin.fr)

 

2. <섬의 몸들 Insular Bodies> & <융합의 풍경 Spectacles of Blending> - 슈테파니 티어쉬(Stephanie Thiersch)

<섬의 몸들>은 물질성에 대해 탐구한다. 인간과 생물, 살과 돌, 바람, 물과 머리카락을 나란히 놓고 보면 어떻게 될까? <섬의 몸들>은 기묘하게 얽혀 있는 인간과 비인간,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다. 위계와 서열보다는 서로 얽혀 조화를 이루는 인간과 물질의 생태학적 움직임. 시댄스와 공동제작으로 시댄스 온라인에서 세계 초연된다.

<융합의 광경>은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그녀가 독일 작곡가 브리기타 뮌텐도르프와 일본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와 함께 만든 <군도 Archipel>의 작업과정을 조명한다. 이 공연은 원래 2020년 루르 트리엔날레에서 초연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2021년 독일의 테아터 데어 벨트 축제에서 선보이는 것으로 연기되었다.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 (c)Martin Rottenkolber(사진=mouvoir.de)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 (c)Martin Rottenkolber(사진=mouvoir.de)

안무자 슈테파니 티어쉬는 무용과 인문학, 미디어 아트를 공부했다. 2000년 MOUVOIR 를 창단, 공연, 영화, 설치 등이 결합된 실험적 작품들을 통해 국제적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녀는 안무를 움직임에 대한 총체적 탐구의 일부로 보아 미디어, 시각예술, 팝 컬처로 옮겨가며 춤과 다른 예술과의 관계를 모색한다. 2011년부터 탈식민주의를 주제로 한 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2016년 커뮤니티 댄스의 개척자 안나 할프린의 아이디어에 기초해 ‘City Dance Köln'을 창설, 600여 명의 공연자와 1만여 명의 일반인이 쾰른시를 행진하는 예술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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