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초연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초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0.11.23 1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최초 여성감독 박남옥의 주체적인 삶 그려
고연옥-김광보 환상콤비에 음악은 나실인
'명색이 아프레걸' 공연 포스터(제공=국립극장)
'명색이 아프레걸' 공연 포스터(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국립극장은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참여하는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오는 12월 23일(수)부터 내년 1월 24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주체적인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연출은 김광보, 극본은 고연옥이 맡았다.

<명색이 아프레걸>은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다. ‘아프레걸(après-girl)’은 한국전쟁 이후 나타났던 새로운 여성상을 일컫는 당시의 신조어로, 봉건적 사회구조와 관습에 구속되기를 거부하며 자기 역할을 찾았던 여성들을 가리킨다.

박남옥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까지 격동의 시절을 살아오며 전통적 여성상에 도전한 대표적 인물. 1950년대 영화감독이 되고자 했던 박남옥은 갖은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자신이 꿈꾸던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하는 것은 물론,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밥까지 손수 해먹이면서 1955년 영화 <미망인>을 만들었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박남옥이 남긴 단 한편의 작품으로, 그 시절의 진솔한 사회풍경뿐 아니라 한 여성이 목숨을 걸고 만든 치열한 인생이 담겨있다. <명색이 아프레걸>에서는 박남옥의 삶과 그가 감독한 영화 <미망인> 속 시공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여성상을 바라보던 당시의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사진=youtube.com)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사진=youtube.com)

<프로즌> <지하생활자들> 등 여러 작품에서 환상적 호흡을 보여준 연출가 김광보와 작가 고연옥이 각각 이번 작품의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작가 고연옥은 “박남옥은 온몸으로 시대를 뚫고 나온 여성이자 예술가”라며 “그의 삶을 통해 전후의 혼란과 분열 속에서도 우리가 끌어올린 정신과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음악은 음악극, 발레, 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곡가 나실인이 맡았다. 그는 가사 전달력에 집중해 작품 속 주인공의 매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안무가 금배섭,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소품디자이너 정윤정 등이 참여한다.

공연에는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인 창극단, 무용단, 국악관현악단이 모두 참여한다. 2000년 총체극 <우루왕>, 2011년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이후 9년 만에 3개 전속단체가 한 무대에 올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소연 김지숙 이광복 민은경 김준수 조유아 유태평양 등 창극단의 간판스타들이 총출동하며 무용단과 국악관현악단까지 함께해 연말연시 풍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