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현대무용 대모 육완순의 편지 ‘내가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
[신간] 현대무용 대모 육완순의 편지 ‘내가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1.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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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무용인들에 대한 추억과 사랑의 편지, 사진 등 담아
육완순 저, '내가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사진=디자인필)
육완순 저, '내가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사진=디자인필)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사단법인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육완순 이사장이 새 책 <내가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를 출간했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지난 2013년 ‘육완순 현대무용 50년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무용가들이 각자 육완순 이사장과 얽혀 있는 아름다운 추억담을 모아 펴낸 기념책자였다고 한다. 결국 이번 신간은 2013년 제자들의 회고에 대한 스승의 답장인 셈이다.

외형은 편지이지만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제자에 대한 스승의 사랑을 진솔하게 적어 내려간 수상록이다. 지은이가 한평생 무용을 위해 살아오면서 만났던 수많은 제자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편지로 가득 차 있다. “내가 무용을 결코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그 세월 속에서 만난 제자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리며 우리 현대무용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초작업을 수행했던 무용가 육완순은 안무가, 교육자, 예술행정가 등의 영역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고 국제적으로도 명망이 높지만 정작 그의 인간미를 엿볼 기회는 흔치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인간 육완순'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육완순의 오늘을 있게 한 비밀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부 ‘육완순이 사랑한 무용인들’에는 117명의 무용인이 등장한다. 무용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무용인들이다. 이들이 육완순의 세계에 들어 있는 무용인들이고, 그가 지면을 할애해 비로소 사랑을 드러낸 무용인들이다.

2부 ‘육완순이 사랑한 해외 무용인들’은 추억의 사진첩이다. 육완순이 해외 유학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만났던 46명의 외국 예술인들과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꼼꼼하게 달린 사진 설명 속에서 그들이 왜 육완순의 책에 등장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책의 말미에 펼침장으로 편집돼 있는 ‘육완순 현대무용 예맥(藝脈)’이라는 나무 그림에서는 무용인 육완순의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훌륭한 기록이 펼쳐진다. 한국 현대무용이 육완순을 빼고 설명할 수 없는 이유를 이 한 장의 그림이 증명하고 있다.

디자인필, 305쪽, 정가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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