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신작 ‘나무, 물고기, 달’
국립창극단 신작 ‘나무, 물고기, 달’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1.02.11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요섭 연출, 이자람 음악, 허창열 무브먼트 등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나무’ 이야기

[더프리뷰=서울]이미우 기자 =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수정)이 신작 <나무, 물고기, 달>을 선보인다. 3월 11일(목)부터 3월 21일(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

<나무, 물고기, 달>은 소원을 이루어주는 존재에 대한 동양의 여러 설화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 창극으로, ‘소원나무’로 향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묘사한다.

수미산을 뒤덮은 거대한 나무. 한순간에 모든 게 이루어지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소원나무다. 각자의 이유로 그 나무를 찾아가는 소녀와 소년, 진리를 찾아 고행하는 순례자, 커다란 나무를 밀고 일어나 다시 태어난 사슴과 수미산 꼭대기에서 생겨난 물고기.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은 부푼 마음으로 소원나무를 찾아 함께 떠나지만, 그 모습은 신기루에 다다른 여행자처럼 허망하고 안타까워 보인다.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는 때론 단편적으로, 때론 서로 엮여가며 우리 마음과 생각에 대한 사유를 던진다. 그들이 소원나무를 만나 얻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이며 그들은 진정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연출 배요섭(사진=국립창극단)
연출 배요섭(사진=국립창극단)

연출을 맡은 배요섭은 한국 전통예술의 다양한 원형과 배우의 몸·소리, 오브제의 본질을 주목하며 연극 형식에 대한 실험을 펼쳐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창극 연출에 도전하는 그는 소리꾼 9인의 완벽한 호흡을 만드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나무, 물고기, 달>은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자 앙상블로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매 공연연습 전 배우들과 탈춤 동작을 익히는 등 신체 훈련을 진행하며 조화로운 합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음악 이자람(사진=국립창극단)
음악 이자람(사진=국립창극단)

작품의 중심인 소리와 음악은 소리꾼, 배우, 인디밴드 보컬 등으로 다양한 예술영역과 장르를 넘나드는 이자람이 맡았다. 앞서 창극 <패왕별희><흥보씨> 등에서 국립창극단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자람은 이번 공연의 모든 곡을 직접 작창·작곡했다. 음악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장면과 공간을 채운다. 판소리 본연의 전통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소리꾼들이 함께 쌓아 올리는 화성으로 다채롭고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낼 예정이다. 여기에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 고성오광대이수자이자천하제일탈공작소 대표인 허창열이 전통 탈춤의 리듬을 기반으로 배우들의 움직임을 구성해 한국적인 정서와 호흡을 작품 속에 녹여낸다.

시각적으로는<노마드시어터 프로젝트><시적극장> 등 시간과 공간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무대미술가 신승렬이 무대·소품 디자인을 맡아 공간 너머로 감각의 확장을 유도한다. 객석이 무대를 둘러싼 원형 구조는 배우와 관객이 경계를 허물고 더욱 친밀하게 만나려는 작품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연출가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조명디자이너 강정희,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의상디자이너 우영주가 합세해 무대를 구현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