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7년만에 피아노 리사이틀
정명훈, 7년만에 피아노 리사이틀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3.25 0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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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DG 레이블로 신보 발매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 (제공=크레디아)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사진제공=크레디아)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지휘자 정명훈이 2014년 이후 7년 만에 피아니스트로 다시 무대에 선다. 주로 지휘자로 활동해 온 그를 피아니스트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정명훈은 4월에 두 번째 피아노 앨범 발매와 함께 서울, 군포, 수원, 대구에서 투어를 할 예정이다.

정명훈은 1974년 한국인 최초로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에 오르며 카퍼레이드를 펼칠 만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1위인 안드레이 가브릴로프(당시 소련)와 단 2표 차이로, 심사위원의 절반 이상이 소련 출신이며 대부분의 입상자가 소련 출신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결과였다. 정명훈은 이미 일곱 살에 서울시향과 첫 협연을 했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970년 뉴욕타임즈 주최의 WQXR 피아노 콩쿠르 1위, 1973년 뮌헨 국제음악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첼리스트 피아티고르스키와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의 추천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참가했던 정명훈은 한국인 최초 참가자이자 최초 입상자였기에 국민들의 기쁨은 더욱 컸다. 하지만 2위 입상 이후 피아노보다는 지휘에 집중하며 지휘자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 전후 있었던 일부 초청 독주회를 제외하면 정명훈이 온전히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지휘를 겸하는 협연이나 실내악 무대로 한정돼 있었으며 이 마저도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50여년의 음악인생 동안 한 번도 피아노를 놓은 적이 없다고 밝힌 정명훈은 차이콥스키 콩쿠르 이후 40년이 지난 2014년에야 피아니스트로서 한국에서 첫 순회공연을 가졌다. 당시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60세가 되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내게 피아노는 진짜 음악이다.”라며 피아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 준비한 프로그램은 하이든, 베토벤, 브람스의 후기 피아노 작품들. 4월 도이치그라모폰(DG)에서 발매되는 앨범 레퍼토리인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60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브람스 <세 개의 간주곡 Op.117>을 비롯, 리사이틀에서는 브람스 <네 개의 피아노소품 Op.119>을 추가해 연주한다. 모두 작곡자들이 50-60대에 만든 말년의 작품들로, 정명훈이 다시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섰던 나이와도 비슷하다.

'피아니스트' 정명훈(사진=유니버설 뮤직)
'피아니스트' 정명훈(사진=유니버설 뮤직)

지난 피아노 앨범이 소품 위주로 ‘손주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라는 콘셉트였던 반면, 정명훈은 이번 앨범에 대해 ‘‘음악을 통해 삶의 여러 단면을 표현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열망’을 담았다. 또한 작곡자들의 말년의 피아노 작품들을 통해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여정’과 ‘영혼의 자유로움’을 경험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정명훈의 깊은 음악적 성찰이 돋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정명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대부분의 외국 오케스트라 공연이 취소된 2020년을 피아노를 연주하며 보냈고, 그러한 시간이 피아니스트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입장권은 3월 25일(목) 오후 4시부터 클럽발코니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선오픈하며 26일(금) 오후 4시부터 일반오픈한다. 연주 일정은 다음과 같다.

4/23일(금) : 대구콘서트하우스
4/24일(토) : 군포문화예술회관
4/27일(화) : 경기아트센터
4/28일(수)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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