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하는 안무가, 김재덕의 <다크니스 품바>
작곡하는 안무가, 김재덕의 <다크니스 품바>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4.13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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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몸으로 말하지 않는다. 몸으로 몸한다”
즉흥 솔로 <시나위>와 함께 LG아트센터 무대에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한국 현대무용의 독보적 에너지, 김재덕의 <시나위>와 <다크니스 품바>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5월 7일(금) 오후 7시 30분, 8일(토) 오후 5시.

김재덕은 남성적 에너지가 가득한 역동적인 안무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구축한 예술가로, 이번 공연에서는 그의 즉흥 솔로 <시나위>와 7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다크니스 품바>가 연이어 90분간 진행된다.

열여섯 살에 무용을 시작한 김재덕은 발레, 한국무용,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배우다가 현대무용에 정착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재학 시절 ‘자신만의 춤’을 추고 싶어 안무를 시작한 그는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아 싱가포르, 미국,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에서 안무가로 활동해 왔다. 2013년에는 남성으로만 구성된 현대무용단 ‘모던 테이블’을 창단했고 지금까지 22개국 38개 도시를 돌며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안무가이자 음악가인 김재덕 (c)Narang Choi
안무가이자 음악가인 김재덕 (c)Narang Choi

그는 안무가, 무용수일 뿐 아니라 탁월한 음악가이기도 하다.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음악을 작사, 작곡했고 2장의 정규 앨범과 20여곡의 싱글을 발표한 가수이자 뮤지션이다.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되는 그의 음악은 무용수들의 몸짓과 어우러져 김재덕 스타일을 완성시킨다. <다크니스 품바>에서도 그의 뛰어난 노래와 연주 솜씨를 만날 수 있다.

평론가들은 김재덕에 대해 “그 자체가 유일무이한 예술 장르”(문애령), “김재덕 현상이라 해도 좋다. 춤꾼과 안무자로서 거기에다 싱어 송라이터로서 그의 역할을 한꺼번에 담은 김재덕 현상의 공연”(김채현) 등의 찬사를 보내고 있다.

김재덕의 대표작, 압도적인 에너지의 <다크니스 품바>
김재덕과 모던테이블의 대표작 <다크니스 품바>는 2006년 초연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30여개 도시에서 공연됐고 2019년에는 초유의 30회 장기공연을 펼치며 한국 무용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걸인들의 노래 <품바 타령>을 현대적인 음악과 힘있는 안무로 재해석한 <다크니스 품바>는 품바 타령의 기본 멜로디는 유지한 채 현대적으로 편곡한 음악, 남성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세련된 작품이다. 검은 슈트를 입은 6명의 무용수, 3인조 밴드, 1명의 소리꾼, 그리고 노래, 연주, 무용을 모두 겸하는 김재덕이 함께 공연한다. 질주하듯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빠른 움직임들은 밴드의 라이브 연주, 소리꾼의 판소리와 어우러져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공연 중반부 김재덕의 하모니카와 카쥬 연주, 노래까지 더해지면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를 젊은 안무가의 독창적이고 새로운 연출력으로 표현해 낸 이 작품은 2016년 영국 런던의 무용전문극장 더 플레이스(The Place), 2017년 러시아 체홉국제연극제, 2019년 동유럽 최대 야외축제인 헝가리 시겟(SZIGET) 페스티벌 등에 초청받았다.

'다크니스 품바' 공연모습(Darkness Poomba_KCC Music Festival)
'다크니스 품바' 공연모습(영국 KCC Music Festival)

“<다크니스 품바>는 한 무대에 라이브 음악과 보컬, 댄스가 모두 존재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무용수들의 역동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에너지가 놀라웠다” – 엘리 비드햄(영국 더플레이스 프로그래머)

“한국의 민요인 <품바>에 현대의 베이스와 드럼, 기타를 겹겹이 쌓아가면서 거부할 수 없는 리듬의 파도들을 만들어낸다.” – 토마스 미카엘 보스(영국 평론가)

직관적 움직임의 절정, 김재덕의 솔로작 <시나위>
<시나위>는 2013년 초연된 김재덕의 솔로 작품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텍스트를 읊조리는 지베리쉬(Jibberish)와 즉흥 움직임,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다. ‘시나위’는 무속음악에 뿌리를 둔 즉흥 기악합주곡 양식의 음악을 지칭하는 용어로, 김재덕은 이를 무용의 범위로 확장시켜 자신만의 시나위를 완성했다.

최소한의 구성 외에는 대본도, 안무도, 악보도 없는 이 작품은 김재덕의 자유롭고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완성되는 작품이다. 15분 동안 언어, 표정, 움직임 등 신체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표현을 나열하고 융합하고 뒤섞는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지껄임은 선율로 이어지고, 즉흥적인 표정과 움직임은 춤으로 연결된다. 정형화된 움직임이 아닌 직관적 움직임의 절정을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다재다능한 무용수 김재덕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줄 것이다.

“노래하면서 춤을 출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무용수인 김재덕은 온갖 세상의 언어를 섞어놓은 듯한 지껄임을 무대로 끌고 들어오듯, 천천히 등장한다.” – 월간 <객석>

예매 및 공연문의는 LG아트센터 홈페이지, 전화로 하면 된다.

포스터
모던테이블 '시나위/다크니스품바' 공연포스터

안무가 김재덕

서사구조를 배제하고 움직임 중심의 표현을 추구하는 안무가 김재덕은 현재 모던테이블의 예술감독이자 싱가포르 T.H.E 댄스 컴퍼니 해외 상임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직접 작곡/편곡한 음악으로 음악과 춤의 조화를 중시하는 공감각적 무대를 연출한다.

지난 2017년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2017년을 빛낸 안무가’상을 수상한 김재덕은 한국적인 소재와 특색 있는 작품으로 해외 유수의 무대에 초청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프랑스 파리국립무용센터(CND)가 주최한 ‘Camping ete’ 프로그램에 한국대표 슈퍼바이저로 참가했으며 브라질 상파울루 시립발레단(작품명 NAK:TA), 아르헨티나 국립현대무용단(작품명 Tension Espacial), 스위스 바젤 D.F.W(Dance of world, 작품명 HA-KI) 등 수많은 외국단체의 초청을 받아 안무와 작곡을 맡았다. 음악가로서도 지금까지 2장의 정규앨범 <Chill> <No Name>과 20여곡의 싱글을 발표했다.

2013년 현대무용단 모던테이블을 창단, 해석 없이 즐길 수 있는 직관적 움직임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다크니스 품바> 외에 <속도> <Breathing Attack> <심청가이즈> 등이 있으며, 2021년 3월 신작 <햄베스>를 발표했다. 2020년 <속도>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피렌체, 베르바니아 3개 도시 초청투어 및 독일 최대 무용플랫폼인 탄츠메세 공식 쇼케이스로 선정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세계 무용 관계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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