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그 후 1년> - 국립현대무용단
그녀들의 <그 후 1년> - 국립현대무용단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4.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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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권령은, 김보라, 랄리 아이과데의 예술적 고민
국립현대무용단 '그 후 1년' 공연포스터
국립현대무용단 <그 후 1년> 공연포스터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팬데믹 이후 안무가들의 고민을 담은 국립현대무용단의 <그 후 1년>이 오는 6월 4일(금)-6일(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던 권령은, 김보라 안무가의 공연을 다가오는 6월 국립현대무용단(단장 겸 예술감독 남정호) <그 후 1년>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권령은 안무작 <작꾸 둥굴구 서뚜르게>와 김보라 안무작 <점.>이 초연된다. 당초 예정됐던 스페인 안무가 랄리 아이과데의 작품은 현지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내한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대신 작업과정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질문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한 영상작품 <승화>가 상영된다.

<그 후 1년>은 코로나19 확산 후 작업 중단, 공연 취소, 일정 연기 등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의 이야기와 그 고민이 담긴 공연이다. 오프라인 무대가 흔들리고 접촉이 사라지는 현시대에 예술가와 춤은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를 묻고, 비일상적 환경에서 떠오르는 영감과 새로운 관점에 주목한다.

권령은 안무 <작꾸 둥굴구 서뚜르게>
생계형 예술가로 사회에서 생존하는 방법

권령은에게 지난 1년은 생계형 예술가로서 이 사회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를 고심하는 시간이었다. 사회적 돌봄의 대상으로서 예술가 종의 보존을 위해, 특히 무용인의 개체 보호를 위한 생존전략으로 ‘귀여움’을 장전한다는 것이 <그 후 1년> 속 그녀의 작품에 관한 설명이다. 작품 제목 <작꾸 둥굴구 서뚜르게>가 암시하듯 작고, 둥글고, 서툰 몸짓의 발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안무가 권령은(c)BAKi
안무가 권령은(c)BAKi

사회현상과 제도 속에서, 진정한 의미로서의 주체적인 몸과 움직임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권령은은 2015년 국립현대무용단의 안무LAB 프로그램에서 <몸멈뭄맘>을 발표했다. 이후 이 작품은 한국의 콩쿠르를 통한 군 면제 제도 안에서 ‘몸’을 다루는 방식을 추적한 <Glory>로 발전되어 2016년 프랑스 당스 엘라르지 및 2017년 국립현대무용단에서 공연됐다. 2020년 댄스 시뮬레이션 게임 DDR(Dance Dance Revolution)을 통해 춤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작품 <DDR(Dance Demands Rhythm)>를 발표했다.

김보라 안무 <점.> - 끊임없이 변형하며 재생산되는 시공간의 최소단위

김보라는 모든 시공간을 ‘점’으로 바라보며, 그 끊임없는 변형에 주목한다. 또한 이를 인지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도구로 ‘감각’을 제안한다. 그 감각을 통해 인지를 변형하고 이에 따라 공간의 새로운 생성과 변형을 발견하는 것, 이는 곧 김보라가 말하는 ‘시간’이다. 김보라의 <점.>은 점으로부터 시작되는 시공간의 변형 과정을 무대 위에 구현하고, 나아가 이것이 신체에 일으키는 또 다른 변형을 이야기한다.

안무가 김보라(c)BAKi
안무가 김보라(c)BAKi

아트프로젝트보라의 예술감독이자 안무자로 활동 중인 김보라는 몸을 주체로 장르와 공간의 개념을 허무는 작업, 그리고 몸의 원형을 탐구하여 변형의 독창적인 이미지와 감각을 발견하는 데에 안무의 의미를 둔다. 세계 23개국 33개 도시에 작품이 초청된 바 있으며 2020년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러시아 오픈룩 페스티벌(Open Look Feestival)에 안무작 <소무>가 초청됐다. 2019, 2021년 영국 런던 더플레이스 극장 초청을 포함, 러시아, 멕시코, 프랑스 등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랄리 아이과데 댄스필름 <승화> - 스페인에서 한국까지, 온라인 원격협업의 가능성을 기록하다

당초 2020년 초연 예정이었던 랄리 아이과데의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 뒤로 연기될 예정이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팬데믹을 다시금 마주하며, 최근 공연계에서 대안 플랫폼으로 떠오른 온라인 비대면 협업을 시도한다. 안무가와 무용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원격 워크숍을 통해 접촉과 비접촉의 지점에서 일어나는 발화점을 모색한다. 이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안무가와 무용수, 그리고 관객에게 '각자의 환경에서 겪어낸 지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안무가 랄리 아구아데(Lali Ayguadé) (c)Gilles Aguilar
안무가 랄리 아이과데(Lali Ayguadé) (c)Gilles Aguilar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인 그녀는 폭넓은 국제무대 경력을 보유한 무용수로, 호페쉬 셱터 무용단과 아크람 칸 무용단 등에서 활약했다.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도 2000년대 초반 아크람 칸 무용단 단원 시절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시댄스) 공연을 통해서였다. 이후 안무가로서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기도 했는데, 특히 이인무 <인코그니토 Incognito>는 후안호 히메네스(Juanjo Giménez) 감독의 단편영화 <타임코드 Timecode>에도 영감을 준 작품으로, 이 영화는 2016년 제69회 칸 단편영화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그 해 오스카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시댄스에서도 상영됐다.

‘오픈-업 프로젝트’ - 국립현대무용단 연습실에서 미리 만나보는 공연
5.13. 김보라 오픈 리허설 & 5.21. 권령은 오픈 워크숍

국립현대무용단은 <그 후 1년>의 안무가와 작품을 미리 만나보는 체험 행사 ‘오픈-업 프로젝트’도 마련한다. 5월 13일에는 김보라의 연습실을 개방하는 오픈 리허설, 5월 21일에는 권령은 안무가의 작업과정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는 오픈 워크숍이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국립현대무용단 SN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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