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청 연출 <그을린 사랑> LG아트센터 무대에
신유청 연출 <그을린 사랑> LG아트센터 무대에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04.2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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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의 삶 속에 묻혀있던 고통과 충격의 진실을 찾아 떠나는 여행

연극 '그을린 사랑' 공연 포스터(제공=LG아트센터)
연극 '그을린 사랑' 공연 포스터(제공=LG아트센터)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2020년 백상예술대상에서 백상연극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신유청 연출의 <그을린 사랑>이 5월 25-30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연극 <와이프> <녹천에는 똥이 많다> <궁극의 맛> 등으로 절정에 오른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유청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제공=LG아트센터)
작가 와즈디 무아와드(제공=LG아트센터)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의 희곡 <화염 Incendies>을 원작으로 하는 <그을린 사랑>은 2010년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의 연출로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에 개봉, 그해 예술영화로는 최다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연극으로는 2003년 프랑스어 초연 이후 유럽, 캐나다, 미국, 호주 등에서 공연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고, 국내에서는 2012년 명동예술극장에서 고(故) 김동현 연출에 의해 무대화된 바 있다.

<그을린 사랑>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이다. 오랜 침묵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있던 어머니 나왈(이주영)은 자신의 친구인 공증인 에르밀 르벨(남명렬)에게 유언을 남긴다. 딸 잔느(황은후)와 아들 시몽(이원석)이 그들의 아버지와 형을 찾아 자신의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중동으로 간 남매는 나왈을 알고 있는 인물들을 수소문, 그녀의 과거를 하나씩 재구성하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은 전쟁, 난민, 억압, 폭력 등에 의해 한 여인의 힘겨운 삶 속에 묻혀있던 참담한 사건들과 그 결과로 빚어진 가혹한 운명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 사랑과 증오, 고통과 화해, 인간의 의지와 저항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을린 사랑' 공연모습(제공=LG아트센터)
'그을린 사랑' 공연장면(제공=LG아트센터)

신유청의 연출은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원작의 압도적인 서사를 미니멀한 무대와 세련된 미장센을 통해 밀도 있게 채운다. 배우들은 절제된 연기로 시적인 대사들을 깊이 있게 전달하며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을 매 순간 몰입하게 만든다. 2019년 공연에서 뛰어난 앙상블을 선사했던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이진경, 하준호, 백석광, 우범진 등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며, 잔느 역으로 황은후 배우가 새롭게 합류한다.

신유청 연출의 <그을린 사랑>은 2016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연극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며 아코르예술극장에서 초연됐고, 2018년에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사업에 선정돼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공연됐다. 2019년 같은 장소에서 세 번째 공연을 선보이며 백상연극상과 제7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작을 수상하였고, 이번에 LG아트센터에서 네 번째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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