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1.05.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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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의 판소리로 만나는 중국전통극 등 3편 소개
국내 유수 창작진 참여, 23인의 대규모 낭독회
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포스터(제공=국립극단)
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포스터(제공=국립극단)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한중연극교류협회, 국립극단, 주한중국문화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이 오는 5월 12일(수)부터 16일(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다.

2018년 시작해 올해 제4회를 맞이한 중국희곡 낭독공연은 중국의 전통희곡과 현대희곡을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로, 그동안 26편의 중국희곡을 번역, 출판했으며 번역된 작품을 낭독공연 페스티벌 형태로 기획해 국내 연극계에 소개해왔다.

그동안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통해 <물고기인간> <낙타상자> <최후만찬> <만약 내가 진짜라면> 등의 작품들이 국내 유수 극단들에 의해 제작돼 많은 호평을 받으며 국내 연극계 레퍼토리의 다양화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희곡을 중국에 소개, 중국 공연단체와의 교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도 엄선해 번역한 중국희곡 가운데 3편을 선정, 국내 유수 공연예술 창작자들의 참여와 함께 관객에게 낭독공연으로 소개한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품은 ‘중국의 마지막 고전 시인’이라 불리는 이원희(梨園戱) 작가 왕런제(王仁杰)의 <진중자>(김우석 번역, 이자람 창본작가‧작창, 박지혜 연출, 12-13일)이다. 8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음악과 섬세한 연기술로 중국 전역에서 사랑 받는 전통극 장르 이원희가 우리 판소리 가락과 만났을 때 어떤 모습이 만들어질지 기대된다. <진중자>는 고대 중국의 한 인물이 자신의 인생 목표를 실천해가는 과정을 우화적으로 그려내며 도덕의 부재에 경종을 울리고 현대인들에게 삶의 목표와 실천의 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진중자' 중국 공연 실황(2018) (c)元未
'진중자' 중국 공연 실황(2018) (c)元未

한국 창작 판소리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이자람이 대본과 작창을 맡았다. 대사를 판소리의 사설로 엮는 언어적 전환과, 중국 전통극의 ‘창사’를 창으로 표현하는 음악적 전환(작창)을 통해 한중 전통극 융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다음은 원팡이(溫方伊)의 <장 공의 체면>(장희재 번역, 극단 배다, 이준우 연출, 14-15일)이다. 중국의 90년대생을 일컫는 ‘지우링허우(90后)’ 출신 극작가 원팡이가 대학 재학 중에 집필한 이 작품은 300회 이상의 공연 횟수를 기록하며 ‘대학극의 기적’이라는 말을 낳았다. 1967년 홍위병에게 구금된 남경대학교 중문과 교수 세 명의 서로 다른 기억을 통해 중일전쟁과 문화대혁명이라는 상반된 두 시대를 상징적으로 엮어냈다. 작품은 내부의 단결이 절실했던 중일전쟁 시기와 집단광기 속에 개인은 숨죽여야 했던 문화대혁명 시기를 넘나들며 중국 지식인의 유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동시에 역사와 개인의 문제를 균형감 있고 유쾌하게 다룬다.

'장 공의 체면' 중국 공연 실황 (c)牛华新
'장 공의 체면' 중국 공연 실황 (c)牛华新

마지막 작품은 류전윈(劉震雲)의 동명 소설을 중국 실험극의 선구자 머우썬(牟森)이 각색한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오수경 번역, 극단 하땅세, 윤시중 연출, 15-16일)이다. 중국 연극계에 매번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던 머우썬이 90년대 후반 돌연 은퇴한 후 약 20년 만에 이 작품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원작 소설의 작가인 류전윈 역시 중국 신사실주의의 대표 주자로, 2011년 이 작품으로 마오둔 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2018년 프랑스 문학예술 기사훈장을 받았다. 작품은 ‘상호 간에 말이 통해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너무나 평범하고도 절대적인 진리를 투박하지만 강력하게 보여준다.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중국 공연 실황(2018) (c)鼓樓西劇場
'만 마디를 대신하는 말 한 마디' 중국 공연 실황(2018) (c)鼓樓西劇場

3편의 공연 외에 중국희곡과 중국연극계 현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심포지엄도 진행될 예정이다. 심포지엄은 행사의 마지막 날인 16일(일) 오후 5시 30분 ‘한중 전통극, 경계를 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평론가 김옥란이 사회를 맡고, 연출가 배요섭이 한국 측 발제자로, 판소리 창작자 박인혜와 한양대 강사 홍영림, 창극평론가 이진주가 한국 측 토론자로 참가한다. 중국 측 발제자로는 작가 겸 상해희극학원 문학과 부교수인 궈천즈(郭晨子)와 극작, 연출, 연기 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지우링허우(90后) 공연예술창작자 딩이텅(丁一腾)이 온라인으로 참여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이 외에 각 작품의 첫 번째 공연 종료 후에는 ‘예술가와의 대화’도 준비돼 있다.

이번 행사를 함께 주최하는 한중연극교류협회(회장 오수경)는 2018년 한국과 범 중국어 문화권의 활발한 연극교류를 목표로 설립됐다. 중국어 문화권의 연극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민간 차원의 연극 교류를 확대해 국내 연극계가 아시아적 감성의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은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낭독공연은 5월 3일부터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예약이 가능하며 심포지엄 참관 신청은 5월 7일에 시작될 예정이다. 모든 공연 및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좌석제로 진행한다. 문의는 한중연극교류협회 070-7913-9071, 예약은 국립극단 1644-2003.

kj
제4회 중국희곡 낭독공연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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