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무용가 이애주씨 별세
[종합] 한국무용가 이애주씨 별세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5.10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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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시국춤‘ 명성, 승무 인간문화재도

이애주 전 서울대 교수(사진=경기도문화전당)
이애주 전 서울대 교수(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한국무용가 이애주(李愛珠) 전 서울대 교수가 10일 오후 5시 20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이 전 교수는 지난 8개월간 암 투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월 13일이며, 장지는 과천으로 정해졌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이 전 교수는 지난 1996년부터 2013년 2월까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후 명예교수로 있었다. 2019년 9월부터는 경기아트센터(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집안이 황해도 사리원에서 서울로 이주한 이후인 1947년에 출생한 이 전 교수는 유치원 시절부터 춤에 소질을 보여 어머니(함숙영 咸淑英)가 당시 국립국악원 단원이던 김보남(金寶南) 선생에게 보내 춤을 배우게 했다. 다섯 살 때부터 승무와 검무 등을 배워 이후 여고(창덕여중고), 대학(서울대) 시절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한영숙 선생을 만나 후일 승무 이수자가 됐다.

이 전 교수는 1970년대 대학가 민중문화운동의 제1세대로, 일본식 용어인 ‘무용’을 버리고 ‘춤’을 사용했고, 춤 공연에서 ‘판’ ‘마당’ 등의 용어를 처음 쓴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함께 민중문화운동을 하던 연출가 겸 소리꾼 임진택이 동생인 이애경(전 동덕여대 무용과 교수)의 남편이다.

이애주
2017년 이한열문화제 <2017이 1987에게>에서 (출처:youtube.com)

1987년 극단 연우무대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에서 사물놀이 이광수 김덕수 등의 연주에 맞춰 춘 <바람맞이 춤>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같은 해 여름 시위 도중 최루탄을 맞고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 군을 위한 진혼의 춤을 추면서 일명 ‘시국춤’으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 전 교수는 1990년대 들어 승무에 몰두하면서 시국춤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으며 이같은 변화를 자신의 정치적 소신의 변화와 연관지어 바라보는 주변에 대해 “나는 춤의 본질을 따라갔을 뿐”이라고 답하곤 했다.

이 전 교수는 “시위현장에서 추었던 춤은 ‘시국춤’이 아니라 경기도당굿거리 중 진혼굿”이라면서 “춤은 어디서라도 출 수 있는 것이고 예술의 본질을 지나치게 시대적 상황과 연관지어서는 안 된다. 내 춤의 기본 사위는 승무에서 나온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보유자가 됐으며, 2003년 만해대상 수상, 2013년 옥조근정훈장 수훈, 2017년 제7회 박헌봉 국악상 수상 등 전통예술 발전에 대한 기여를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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