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회고전>
서울아트시네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회고전>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1.05.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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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향기>(1997) 등 12편 상영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회고전 포스터(제공=서울아트시네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회고전 포스터(제공=서울아트시네마)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5월 12일(수)부터 6월 6일(일)까지 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회고전이 열린다.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거장 장 뤽 고다르는 언젠가 "영화는 뤼미에르에서 시작해 키아로스타미로 끝난다"고 말했지만, 5년 전 세상을 떠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1940. 6. 22-2016. 7. 4)의 영화는 끝나지 않고 계속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초기작 <숙제>(1989)와 <여행자>(1974)를 포함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 <그리고 삶은 계속 된다>(1992) <올리브 나무 사이로>(1994)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3부작’,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체리 향기>(1997), 디지털 영화의 가장 탁월한 사례로 꼽히는 <텐>(2002), 키아로스타미의 마지막 장편 <24 프레임>(2017) 등 모두 12편이 이번 회고전에서 상영된다.

또한 영화제 기간 중에는 키아로스타미의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곽영빈, 유운성 영화평론가의 '영화학교'도 준비돼 있다. 곽영빈 평론가는 <24 프레임>과 피터 브뤼헐의 그림을 통해 회화와 사진, 오디오비주얼 이미지를 되짚어 볼 예정이며, 유운성 평론가는 19세기적 정신 속에서 탄생한 영화가 21세기에도 지속될 수 있게끔 그 가능성의 조건 자체를 다시 정립한 인물로서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란 출신의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세상을 향한 따뜻하고 성숙한 시선과 영화 매체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로 동시대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활동 초기인 1970-80년대부터 영화의 중요한 화두들을 일찌감치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매번 다른 감상과 질문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여전히 발견을 기다리는 감독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는 세계를 이미지로 바꾸는 영화의 기능, 혹은 힘을 탐구하며 무빙 이미지의 존재를 고민했으며(<24 프레임>), '지그재그 3부작'이나 <클로즈업>에서 드러났듯 영화 속 픽션과 현실이 어떤 상보적 관계를 맺는지 질문했다. 또한 <숙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같은 작품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자유롭게 횡단하는 놀라운 순간을 선사했으며, <텐>과 같은 작업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영화 언어에 어떤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증명했다. 나아가 여성과 어린이 등 이란 사회의 소수자가 겪는 문제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순간들까지 떠올리면 키아로스타미는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 시대의 가장 소중한 작가다.

이번 회고전 기간에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세계’를 주제로 한 시네마테크 영화학교 외에도, 작품에 대한 상영 후 영화에 대한 소개, 그리고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세계에 관한 김병규 영화평론가와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의 대담이 준비돼 있어, 좀더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별 상영일정은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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