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두 <제7의 인간> 11년 만에 재공연
정영두 <제7의 인간> 11년 만에 재공연
  • 최윤주 기자
  • 승인 2021.05.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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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를 통해 보는 현대 유목민의 삶
정영두 안무 '제7의 인간' 공연포스터(제공=LG아트센터)
정영두 안무 '제7의 인간' 공연포스터(제공=LG아트센터)

[더프리뷰=서울] 최윤주 기자 = 안무가 정영두의 <제7의 인간>이 6월 4-5일 LG아트센터를 시작으로, 고양아람누리 6월 11-12일, 구리아트홀 6월 18-19일 등 연달아 세 곳에서 공연된다.

<제7의 인간>은 영국 작가인 존 버거(John Berger)와 사진작가 장 모르(Jean Mohr)가 유럽 이민노동자의 체험을 다큐멘터리 기록 형식으로 담아낸 동명의 저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이주 노동자를 통해 고향을 떠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들을 떠나도록 강요하는 것은 무엇인지, 떠나고 머무는 것이 그들의 몸과 정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제7의 인간' 공연모습(제공=LG아트센터)
'제7의 인간' 공연모습(제공=LG아트센터)

지난 2010년 LG아트센터에서 초연, 한국춤비평가협회 ‘올해의 무용작품 베스트 6’에 선정되는 등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이 작품의 안무자 정영두는 극단 현장의 배우로 출발해 26세의 늦은 나이에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졸업 후 선보인 <불편한 하나>(2003) <내려오지 않기>(2004) 등을 통해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산책>(2009) <시간은 두 자매가 사는 서쪽 마을에서 멈추었다>(2011) <먼저 생각하는 자 – 프로메테우스의 불>(2012) 등을 통해 정교하고 세밀한 안무를 선보여온 그는 최근작 <푸가>(2015), 국립현대무용단의 <쓰리 스트라빈스키>(2018), LDP무용단의 <트리플 빌>(2018)에서 더욱 원숙한 안무를 보여준 바 있다.

정영두는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선발된 무용수들과 함께 2010년 초연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장면들을 압축하고 재구성해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 무용수 11명은 연습 기간 이주 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살펴보고, 국내 체류 이주 노동자 및 이주민센터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제7의 인간' 공연모습(제공=LG아트센터)
'제7의 인간' 공연모습(제공=LG아트센터)

<제7의 인간>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소요, 거대한 자본시장의 논리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이리저리 표류할 수 밖에 없는 현대 유목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무용수들은 밀도 있는 앙상블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우리 곁에 살아 숨쉬는 ‘제7의 인간’이 되어 관객들에게 또 한 번 둔중한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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