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4년만에 완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4년만에 완료
  • 이시우 기자
  • 승인 2021.05.2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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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억원 투입, 개관 48년만에 첫 ‘전면 혁신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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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완료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사진=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국립극장은 2017년 10월부터 진행한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 지난 5월 18일 변화된 내부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극장의 핵심 공간인 무대·객석·로비의 전면 개보수는 1973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 무대시설 현대화, 장기적 안전성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총사업비로 658억 원이 투입됐다.

1950년 창립한 국립극장은 1973년 10월 현재 위치인 남산으로 이전했다. 남산 개관 당시 1천322㎡ 넓이의 무대와 3개 층, 1천494석의 객석 등 당시로서는 최첨단 시설이었던 회전무대, 수동식 장치 봉 등을 갖췄다. 그러나 시설 노후로 다양한 현대적 공연기법 구현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상태였으며 관람환경 또한 낙후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04년 한 차례 리모델링을 했었으나, 공연장 로비 및 객석 등의 인테리어 보수에 그쳤다.

새로 단장한 무대 모습(사진=국립극장)
새로 단장한 무대 모습(사진=국립극장)

새롭게 바뀐 해오름극장은 외관부터 달라진 모습이다. 문화광장에서 해오름극장 로비로 이어졌던 거대한 돌계단을 없애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감염병 일상화 시대에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무인발권 시스템, 자동검표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1층 로비공간(사진=국립극장)
1층 로비공간(사진=국립극장)

객석은 기존 1천563석 규모에서 1천221석으로 줄였다. 단순히 객석 수를 늘리는 것보다 관람 집중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다. 기존 해오름극장 무대는 폭이 최대 22.4m로 너무 넓은 데다 느슨한 객석 배치와 완만한 객석 경사도로 관람객 시야 확보가 어렵고 공연감상에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따라 무대 폭은 최대 17m로 줄이고, 객석 경사도는 높여 관람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객석 모습(사진=국립극장)
객석 모습(사진=국립극장)

무대 기계장치의 경우, 기존에 수동혼합형으로 운영했던 23개 상부 장치 봉을 통합 자동 운영되는 78개 장치 봉으로 변경해 디테일한 무대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사용빈도가 낮았던 대형 회전무대가 사라지고, 오케스트라 연주단 등으로의 전환이 용이한 14m×4m 크기의 승강무대 4개로 바꿨다. 원형 회전무대는 직경 10m와 13m 두 가지 크기의 조립식 형태로 제작, 필요할 때 중앙 승강무대를 하강한 후 설치‧운영할 수 있게 했다.

장치.음향등 무대설비(사진=국립극장)
장치.음향등 무대설비(사진=국립극장)

특히 건축음향에 중점을 두고 리모델링했다. 기존에는 1.35초로 고정됐던 해오름극장 건축음향 잔향시간(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을 1.65초까지 확보했다. 별도의 확성장치 없이 자연음 그대로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공간을 조성한 것. 객석 내벽에는 48개의 가변식 음향제어장치인 어쿠스틱 배너를 설치해 공연장르에 따라 음향 잔향시간 조절이 가능하다.

발코니 객석(사진=국립극장)
새로 설치한 어쿠스틱 배너(사진=국립극장)

전기음향에서는 ‘몰입형 입체음향 시스템’을 국내 공연장 최초로 도입했다. 총 132대 스피커(메인 59대, 프런트 16대, 서라운드 48대, 효과 9대)로 완성한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입체적인 음향 디자인과 혼합을 통해 객석 어느 위치에서나 선명하고 생생한 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일반적인 공연장 음향 시스템은 객석 좌·우측과 중앙에 스피커가 설치된 형태로, 객석 중앙의 정삼각형 구역이 최적의 감상 위치이며, 이 위치에서 멀어질수록 균질한 음향이나 풍부한 음상 이미지를 감상하기 어려워진다. 국립극장은 이러한 음향 사각지대를 없애고, 객석 어느 위치에나 균형 있는 음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명설비는 일반 조명기기 사용과 무빙 라이트, 포그 머신(연기 발생기) 등 특수장치 사용을 손쉽게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춰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객석 조명 또한 무대 실연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하도록 배려했으며, 각각의 램프를 분리 운영할 수 있어 감각적인 객석 조명연출도 가능하다.

무대 뒤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분장실이 총 9개였으나 이번에 두 배로 늘렸다. 1층 출연자 휴게실을 비롯해 개인분장실 3개와 단체분장실 7개, 2층에는 리딩룸 1개와 단체분장실 2개, 지층에는 달오름극장 공연 때에도 활용 가능한 6개의 예비분장실을 설치해 실연자 이용 환경도 개선했다.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이후 변화사항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이후 변화사항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음향 공연과 다양한 연출방식의 수용이 가능해져 보다 현대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제작극장으로서 국립극장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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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에 따른 주요 변경사항

국립극장은 새롭게 단장한 해오름극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공연장을 시범 운영하며, 개선사항을 보완해 2021-22년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이 시작되는 9월 공식 재개관한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국립창극단 <귀토>(6월 2-6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6월 11일), 국립무용단 <산조>(6월 24-26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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