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과 술집 여주인의 '와일드 웨스트 로맨틱 오페라'
악당과 술집 여주인의 '와일드 웨스트 로맨틱 오페라'
  • 이종호 기자
  • 승인 2021.06.02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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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푸치니 ‘서부의 아가씨’ 국내 초연
국립 오페라단 서부의 아가씨 포스터(사진제공=국립오페라)
국립오페라단 <서부의 아가씨> 포스터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더프리뷰=서울] 이종호 기자 = 서부개척 시대의 캘리포니아. 쫓기는 신세인 악당 라메레즈(Ramerrez)는 딕 존슨(Dick Johnson)이라는 가명을 쓰며 여기저기 피신하다가 한 여인숙 겸 술집을 찾아온다. 여주인 미니를 보는 순간 의지할 여인임을 직감, 그녀에게 접근한다. 마을 사람들이 미니의 집으로 몰려오자, 미니는 다급히 딕 존슨을 숨기지만 마을 사람들이 떠난 후 보안관이 문을 박차며 들어선다. 미니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천장에서 떨어진 피 때문에 들키고 만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7월 1-4일 국내 초연으로 올리는 <서부의 아가씨 La fanciulla del West>는 1907년 뉴욕을 방문한 자코모 푸치니가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벨라스코(David Belasco)의 신작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 The Girl of the Golden West>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대본은 카를로 찬가리니(Carlo Zangarini)와 구엘포 치비니니(Guelfo Civinini).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조의 출연으로 초연(1910년 12월 1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부터 전석매진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이 오페라는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19세기 미국으로 간 유럽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그리고 있다. 원작의 배경은 1849-50년 무렵.

술집을 운영하는 당차고 영리한 여성 미니(Minnie)와 어느 날 마을에 숨어든 무법자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로맨틱 오페라다. 푸치니 특유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멕시코, 아메리카 인디언의 민요와 미국 민속음악 등의 모티브를 차용한 음악들이 이 오페라의 개성을 뚜렷하게 부각해 준다. 전작들에 비해 근대적인 관현악 기법을 활용, 기존 낭만주의 음악에 현대적인 색채를 가미해 세련된 오케스트라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니는 보안관에게 자신이 이기면 딕 존슨을 놓아달라며 포커 한 판을 제안한다. 보안관은 미니가 지면 라메레즈 뿐 아니라 미니까지 차지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미니는 속임수를 써서 게임을 이기고 딕 존슨은 떠난다. 일주일 후 보안관과 부하들이 라메레즈를 체포해 오지만 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마을 사람들은 그 둘이 함께 떠나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떠난다.

국내에서도 초연이지만 외국에서도 자주 공연되는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3막에 나오는 아리아 <Ch'ella mi creda libero e lontano 내가 자유롭게 되었다고 그녀가 믿게 해주오> 등 몇 곡은 애호가들에게는 이미 귀에 익은 명곡들. 그밖에도 <Minnie, della mia casa son partito 미니, 나는 집을 떠났다오> <Laggiù nel Soledad 어린 시절 저기 솔레다드에서> <Che venite a far qui? 낯선 자여 그대의 직업은 무엇인가?> <Avete un viso d'angelo 당신은 천사 같은 얼굴을 지녔소> <Io non son che una povera fanciulla 저는 미천한 소녀> <Oh, se sapeste 오, 만약 당신이 나의 생활을 즐겁게 해줄 방법을 아신다면> <Minnie, Che dolce nome 미니, 달콤한 이름이여> <Son io Ramerrez 나는 라메레즈> 등이 주요 곡들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당초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신작을 발굴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지난해 <서부의 아가씨>를 올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었다.

이번 국립오페라단 공연에서는 2014년 국립오페라단 <돈 카를로>를 지휘했던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리초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메트오페라합창단을 지휘하고,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에서 신선한 해석을 선보였던 니콜라 베를로파가 연출을 맡는다.

강인하며 주도적인 술집 여주인 미니 역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이윤정, 금을 약탈하려다 미니에게 반하게 되는 무법자 딕 존슨 역은 테너 마르코 베르티, 국윤종, 그리고 미니를 연모하며 강도를 쫓는 마을 보안관 잭 랜스 역은 바리톤 양준모, 최기돈이 맡는다.

국립오페라단은 극장 공연과 함께 7월 3일(토) 오후 3시부터는 크노마이오페라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도 진행할 예정이다. 총 3막, 공연시간 160분(중간휴식 포함).

공연명

국립오페라단 초연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일시

2021. 7. 1(목) - 4(일) / 평일 19:30, 주말 15:00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마이오페라 LIVE

7.3(토) 15:00 크노마이오페라LIVE 온라인 생중계

https://www.knomyopera.org/ott/liveView?showId=107&parentSeq=&userMemberSeq=

작곡

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대본

카를로 찬가리니C. Zangarini,

구엘포 치비니니G. Civinini

지휘

피에트로 리초 Pietro Rizzo

무대

아우렐리오 콜롬보 Aurelio Colombo

의상

베라 주아 Vera Giua

조명

발레리오 티베리

Valerio Tiberi

연출

니콜라 베를로파 Nicola Berloffa

분장

이정수

안무

다니엘레 카루소

Daniele Caruso

출연

 

7.1(목) 19:30

7.3(토) 15:00

7.2(금) 19:30

7.4(일) 15:00

미니 Minnie(Sop.)

카린 바바잔얀

Karine Babajanyan

이윤정Lilla Lee

딕 존슨 · 라메레즈

Dick Johnson · Ramerrez(Ten.)

마르코 베르티

Marco Berti

국윤종 Oliver Kook

잭 랜스 Jack Rance(Bar.)

양준모Antonio Yang

최기돈 Kidon Choi

Nick(Ten.)

안대성  Julius Daesung Ahn

애시비 Ashby(Bass)

손철호 Chulho Sohn

소노라 Sonora(Bar.)

이규봉 Kyubong Lee

시드 Sid(Bar.)

박상욱 Sangouk Park

트린 Trin(Ten.)

김재일 Jaeil Kim

벨로 Bello(Bar.)

정준식 Junsik Jung

해리 Harry(Ten.)

조철희 Chulhei Cho

조 Joe(Ten.)

박용명 Yongmyeong Park

해피 Happy(Bar.)

김 원 Won Kim

라켄스 Jim Larkens(Bass)/

빌리 잭래빗

Billy Jackrabbit(Bass)

이두영 Dooyoung Lee

워클 Wowkle(M.Sop.)

방신제  Celeste Bang

제이크 월리스 Jake Wallace(Bar.)

권용만 Yongman Kwon

호세 카스트로 José Castro(Bass)

최공석 Kong Seok Choi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메트오페라합창단/진아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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