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종호 기자 = 서부개척 시대의 캘리포니아. 쫓기는 신세인 악당 라메레즈(Ramerrez)는 딕 존슨(Dick Johnson)이라는 가명을 쓰며 여기저기 피신하다가 한 여인숙 겸 술집을 찾아온다. 여주인 미니를 보는 순간 의지할 여인임을 직감, 그녀에게 접근한다. 마을 사람들이 미니의 집으로 몰려오자, 미니는 다급히 딕 존슨을 숨기지만 마을 사람들이 떠난 후 보안관이 문을 박차며 들어선다. 미니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천장에서 떨어진 피 때문에 들키고 만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7월 1-4일 국내 초연으로 올리는 <서부의 아가씨 La fanciulla del West>는 1907년 뉴욕을 방문한 자코모 푸치니가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벨라스코(David Belasco)의 신작 연극 <황금시대 서부의 아가씨 The Girl of the Golden West>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다. 대본은 카를로 찬가리니(Carlo Zangarini)와 구엘포 치비니니(Guelfo Civinini).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조의 출연으로 초연(1910년 12월 1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부터 전석매진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이 오페라는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캘리포니아 탄광촌을 배경으로 19세기 미국으로 간 유럽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그리고 있다. 원작의 배경은 1849-50년 무렵.
술집을 운영하는 당차고 영리한 여성 미니(Minnie)와 어느 날 마을에 숨어든 무법자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로맨틱 오페라다. 푸치니 특유의 감미롭고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멕시코, 아메리카 인디언의 민요와 미국 민속음악 등의 모티브를 차용한 음악들이 이 오페라의 개성을 뚜렷하게 부각해 준다. 전작들에 비해 근대적인 관현악 기법을 활용, 기존 낭만주의 음악에 현대적인 색채를 가미해 세련된 오케스트라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니는 보안관에게 자신이 이기면 딕 존슨을 놓아달라며 포커 한 판을 제안한다. 보안관은 미니가 지면 라메레즈 뿐 아니라 미니까지 차지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미니는 속임수를 써서 게임을 이기고 딕 존슨은 떠난다. 일주일 후 보안관과 부하들이 라메레즈를 체포해 오지만 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마을 사람들은 그 둘이 함께 떠나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떠난다.
국내에서도 초연이지만 외국에서도 자주 공연되는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3막에 나오는 아리아 <Ch'ella mi creda libero e lontano 내가 자유롭게 되었다고 그녀가 믿게 해주오> 등 몇 곡은 애호가들에게는 이미 귀에 익은 명곡들. 그밖에도 <Minnie, della mia casa son partito 미니, 나는 집을 떠났다오> <Laggiù nel Soledad 어린 시절 저기 솔레다드에서> <Che venite a far qui? 낯선 자여 그대의 직업은 무엇인가?> <Avete un viso d'angelo 당신은 천사 같은 얼굴을 지녔소> <Io non son che una povera fanciulla 저는 미천한 소녀> <Oh, se sapeste 오, 만약 당신이 나의 생활을 즐겁게 해줄 방법을 아신다면> <Minnie, Che dolce nome 미니, 달콤한 이름이여> <Son io Ramerrez 나는 라메레즈> 등이 주요 곡들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당초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신작을 발굴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지난해 <서부의 아가씨>를 올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었다.
이번 국립오페라단 공연에서는 2014년 국립오페라단 <돈 카를로>를 지휘했던 이탈리아의 피에트로 리초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메트오페라합창단을 지휘하고,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에서 신선한 해석을 선보였던 니콜라 베를로파가 연출을 맡는다.
강인하며 주도적인 술집 여주인 미니 역은 소프라노 카린 바바잔얀, 이윤정, 금을 약탈하려다 미니에게 반하게 되는 무법자 딕 존슨 역은 테너 마르코 베르티, 국윤종, 그리고 미니를 연모하며 강도를 쫓는 마을 보안관 잭 랜스 역은 바리톤 양준모, 최기돈이 맡는다.
국립오페라단은 극장 공연과 함께 7월 3일(토) 오후 3시부터는 크노마이오페라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도 진행할 예정이다. 총 3막, 공연시간 160분(중간휴식 포함).
공연명 |
국립오페라단 초연오페라 <서부의 아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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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1. 7. 1(목) - 4(일) / 평일 19:30, 주말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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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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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오페라 LIVE |
7.3(토) 15:00 크노마이오페라LIVE 온라인 생중계 https://www.knomyopera.org/ott/liveView?showId=107&parentSeq=&userMemberSeq=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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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
자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
대본 |
카를로 찬가리니C. Zangarini, 구엘포 치비니니G. Civinini |
지휘 |
피에트로 리초 Pietro Rizzo |
무대 |
아우렐리오 콜롬보 Aurelio Colombo |
의상 |
베라 주아 Vera Giu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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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
발레리오 티베리 Valerio Tibe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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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
니콜라 베를로파 Nicola Berloffa |
분장 |
이정수 |
안무 |
다니엘레 카루소 Daniele Carus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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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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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목) 19:30 7.3(토) 15:00 |
7.2(금) 19:30 7.4(일) 15:00 |
미니 Minnie(Sop.) |
카린 바바잔얀 Karine Babajanyan |
이윤정Lilla 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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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존슨 · 라메레즈 Dick Johnson · Ramerrez(Ten.) |
마르코 베르티 Marco Berti |
국윤종 Oliver K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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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랜스 Jack Rance(Bar.) |
양준모Antonio Yang |
최기돈 Kidon Cho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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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Nick(Ten.) |
안대성 Julius Daesung Ah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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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비 Ashby(Bass) |
손철호 Chulho Soh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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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라 Sonora(Bar.) |
이규봉 Kyubong 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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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Sid(Bar.) |
박상욱 Sangouk 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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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린 Trin(Ten.) |
김재일 Jaeil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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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 Bello(Bar.) |
정준식 Junsik J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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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Harry(Ten.) |
조철희 Chulhei C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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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Joe(Ten.) |
박용명 Yongmyeong P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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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Happy(Bar.) |
김 원 Won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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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켄스 Jim Larkens(Bass)/ 빌리 잭래빗 Billy Jackrabbit(Bass) |
이두영 Dooyoung 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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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클 Wowkle(M.Sop.) |
방신제 Celeste B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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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월리스 Jake Wallace(Bar.) |
권용만 Yongman Kw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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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카스트로 José Castro(Bass) |
최공석 Kong Seok Cho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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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메트오페라합창단/진아트컴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