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루프 ‘노래하는 사람’ 전시
대안공간 루프 ‘노래하는 사람’ 전시
  • 최윤주 기자
  • 승인 2021.06.11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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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사람 Joy of singing 전시 포스터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노래하는사람 Joy of singing> 전시 포스터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더프리뷰=서울] 최윤주 기자 = 대안공간 루프에서 6월 3일부터 27일까지 <노래하는 사람 Joy of Singing> 전시가 열리고 있다.

우리는 현란한 디지털 이미지들, 그리고 ‘한류’라 표현되는 문화산업 생산물이 넘쳐나는 세상을 살아 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목소리를 잃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디지털 기술이 대중화하고 민주화하는 일과 노동자와 시민의 정치적 재현이 발전하는 일은 왜 서로를 거스르는 것인가? 그 은폐된 세계를 포착하려 분투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번 전시 <노래하는 사람 Joy of Singing> 참여 예술가다. 김가람, 듀킴, 안광휘, 이현종, 츠바사 카토, 폴린 퀴르니에-자르댕 등 6인의 예술가는 대중음악을 소재로 예술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다양한 작업을 보여준다.

여기서 ‘대중음악’은 대중문화와 고급문화를 구별하는 전통적인 엘리트주의적 관점에서 대중음악은 물론 아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제 생각을 제 미학으로 시스템의 규율 없이 노래한다는 의미에서 대중음악, 혹은 새로운 민중음악이다. 전시를 기획한 대안공간 루프의 양지윤 디렉터는 “전시 작업에는 게이, 여성, 흑인 등 사회 소수자의 현실과 꿈을 담은 대중음악 작업들에 대한 존경을 담겨 있다”고 말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이며 입장료는 없다.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가 후원했다.

전시 내용

디지털 이미지와 문화산업 생산, 음악 과잉의 시대, 목소리를 잃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시청각적 재현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대중화되었지만, 민중의 정치적 재현은 경제적 이익에 가려져 사라지고 있다. 지금 민중은 잠재적 소비자로 재현될 뿐이다. 방목되어 부유하는 소리가 넘쳐날 때, 제 정체성을 포착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예술가들이다.

<노래하는 사람>에서 작가 6인은 대중음악을 소재로 예술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다양한 작업들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대중음악’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대중문화와 고급문화를 구별하는 전통적인 엘리트주의적 관점에서 대중음악이 아니며, 문화산업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생산된 흔한 대중음악과도 구별된다. 새로운 의미의 대중음악, 민중음악이다. 참여 작가들은 게이, 여성, 흑인 등 사회 소수자의 현실과 꿈을 담은 대중음악 작업들에 존경을 표시하며, 다시 자신의 생각과 미학을 펼쳐낸다.

듀킴은 K-pop 노래에서 주술적 의미를 가진 여성 아이돌의 가사를 여성 톤에 맞춰 부른다. K-pop 산업으로 대변되는 이분법적 성역할을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2014년부터 김가람은 가상의 걸그룹 <4ROSE>을 만들어 매달 이슈가 되었던 뉴스의 댓글을 음원으로 발매한다. 안광휘는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를 차용, 밀레니얼 세대의 삶의 고단함을 노래한다. 이현종은 랩과 턴테이블이라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역사에서 출발한 인터랙티브 설치 <잼앤쿡>을 제작한다.

폴린 퀴르니에-자르댕은 농부의 딸, 이단, 마녀, 프랑스 수호 성인, 카톨릭 순교자, 남성과 여성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잔 다르크의 다의성에 주목한다. 성모 마리아, 베르나데트 수비루 같은 가난한 집안의 여성이라는 사회적 소수자가 정치적이고 종교적 인정을 받게 되는 과정을 상징하는 영상 <그로타 프로푼다>를 제작한다. 지미 헨드릭스가 1969년 우드스탁 축제의 마지막 공연에서 미국 국가를 기타 연주한다. 파열음과 소음을 넣은 그의 연주는 총격과 포화가 가득한 베트남 전쟁을 나타냈고, 흑인운동, 반전운동과 대항문화의 상징이 된다. 일본인 예술가 츠바사 카토는 헨드릭스의 고향인 시애틀에서 이 연주를 재연하는 헌정 공연을 연다. 4명의 백인 연주자는 줄에 묶인 채 연주하기 위해 분투한다.

각자의 정체성을 예술로 재현하는 작업들은 다층적으로 정교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종, 계급, 젠더가 교차하는 몸은 자연적 대상으로 순수하지 않으며, 그 일련의 재현 방식은 지금 세계의 가치관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작업들은 대중음악에 대한 미술적 트리뷰트이자 국제주의적 음악 실험으로 나타난다. 음악의 독과점 시대, 상품이 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연대를 만들고자 한다.

전시 작품들

김가람 전시작품 (사진제공=
김가람 전시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김가람, 4ROSE.NET, 웹사이트(녹화기록), 6분 30초, 2021

김가람은 지난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대중의 목소리를 월간 <4ROSE> 프로젝트를 통해 음원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가상의 걸그룹 <4ROSE>는 매월 이슈가 되었던 시의성 담긴 뉴스 기사의 댓글을 가삿말로 옮겨 리드미컬한 배경음악에 맞춰 4가지 기계음으로 읽어준다. 동시대 한국사회 대중담론의 궤적이 담긴 <4ROSE>는 현재까지 2개의 정규앨범과 83개의 디지털 싱글이 발매되어 애플 뮤직(아이튠즈)을 비롯해 멜론, 벅스 등의 음원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다. 김가람의 신작 <4ROSE.NET>(2021)은 지난 한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코로나 팬데믹부터 비트코인과 투기 열풍, 그리고 한일관계와 북한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주제의 카테고리 안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대중의 관심사와 그 변화의 양상을 시각화해 보여준다. 하나의 주제 안에서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대중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이번 작업 감상의 주요 지점이다. 작업 형식은 4ROSE.NET으로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로, 흑백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크롤링으로 이동 가능한 웹툰의 전개 방식을 차용해 상하의 연대기를 보여준다. 전시 기간 <4ROSE.NET>은 전시장 안팎 공간에서도 PC와 모바일을 통해 접속 가능하며, 관객은 원하는 음원을 선택하여 듣고, 해당 음원의 출처(기사 및 댓글)를 클릭하거나 링크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에 설치된 영상은 작업을 감상하는 하나의 예시로서, 작가가 직접 웹사이트를 감상한 녹화 기록을 6분 30초 분량으로 편집한 것이다.

김가람은 1984년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서양화과 졸업 이후 런던 첼시예술대학교 파인 아트 석사를 졸업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0, #FANTASY, KT&G 상상마당, 서울> <2016, AGENDA hair salon, Düsseldorf-Projekt, Filmwerkstatt, 뒤셀도르프, 독일> <2015, comment, 정다방 프로젝트,서울>이 있고, 단체전으로는 <2020, Me, Family, MUDAM 룩셈부르크 국립현대미술관> <2019, 시간 밖의 기록자들, 부산현대미술관> <2018-2019, 뉴스-리플리에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8, 셀피-업로드,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Vol. 1, 백남준아트센터> 등에 참여했다. 김가람은 각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 사회적 이슈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며, 이로 인해 야기되는 변화와 차이점을 설치, 퍼포먼스, 미디어 매체의 유희적 실험으로 풀어내며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듀킴, 우리의 밤이 미래가 될 때까지 ☆ Kiss of Chaos, 싱글 채널 비디오, 4분 18초, 2020

듀킴 작품사진
듀킴 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듀킴은 경계가 모호해지는 퀴어와 젠더의 개념을 샤머니즘의 시각으로 탐구한다. 과거 서구인들에 의해 ‘흑신앙 black faith’이라 폄훼 당해 불리던 북아시아 주술-종교인 '샤머니즘'의 또 다른 비하적 표현인 ‘사물을 보는 낡고 잘못된 방식’을 그대로 차용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작가는 선과 악, 천국과 지옥, 원인과 결과, 주체와 대상 등을 이분법적으로 규정하는 사고체계가 종교에서 파생된 ‘분리’ 개념이라고 본다. 따라서 작가는 서구 종교적 관점에서의 동성애 박해와 이에 대립되는 한국 무속신앙의 주술적 수행과 그 역할을 탐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샤머니즘 의식의 퍼포먼스에 주목하며 퀴어와 젠더, 나아가 트랜스 휴먼과 포스트휴먼에 대한 이야기를 K-pop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보여준다.

듀킴, As You Wish, 싱글 채널 비디오, 혼합재료, 7분 17초, 2021

듀킴 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주술적 의미를 가진 K-pop 노래들을 모아 부른 뮤직비디오 작업이다. 작가의 목소리와 몸을 통해 다시 구현되는 K-pop은 이분법적 관성의 세계에서 실패자의 존재가 가진 욕망을 드러낸다. 작가는 대중문화에서 점유되는 정상성을 향해 움직이는 문화들을 차용한다. 작업 안에서 아이돌이 되어 스스로를 대상화하고 소비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이질감, 괴상함, 불편함을 통해 정상성을 분열, 해체시키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퀴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듀킴은 1985년 서울 출생으로 영국왕립예술학교 조소과 석사를 졸업했다. 주요 개인전은 <2019, 화형, 테미예술창작센터(대전)> <2018, 내가 조금 더 설렐 수 있게 ♡ Purple Kiss, 아카이브 봄(서울)> <2018, 다육인간, 아트스페이스 그로브(서울)> 등이 있고, 단체전으로는 <2020, 고스트커밍 X-ROOM, 일민미술관(서울)> <2020, 아시아 기획전: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 국립현대미술관> <2019, 젠더+기술, 오류의 재생, 스페이스 원(서울)> 등에 참가했다. 듀킴의 작업은 정상성을 향해 움직이는 세계에서 배제되고 버려지는 존재들의 의미를 탐구하고 그곳에서 생성되는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각, 설치, 영상과 퍼포먼스 등 매체가 가지는 특성을 서로 연결시켜 하나의 작업으로 구현하여 퀴어적 서사를 시각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안광휘, Remix: Greatest Hits of The Pathetic Rhymes,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12개 사운드 트랙), 37분 23초, 2021

안광휘 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작가가 직접 제작한 힙합음악 중 선정한 10곡에 미공개 신작 2곡을 추가해 만든 일종의 믹스셋(Mix set)이다. 2017년에서 2021년에 걸쳐 제작된 각각의 곡은 시기에 따라 서로 다른 태도와 어조로 작가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의 모습에 대한 반응 방법을 그려낸다. 힙합음악과 현대미술을 비교해보며 작업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다. 특히 전시공간이라는 물리적 장소를 공유하는 익명의 개개인이 음악을 통해 같은 문제의식과 카타르시스를 공유하는 정치적 집단으로 각성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작업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달라진 전시관람 환경을 좀더 극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도록 의도해 연출됐다. 좌석은 칸막이로 나누어져 있고, 공용 헤드폰 대신 관람객 개인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게 된다. 또한 전시장에서 보는 음악과 전시장 밖에서 듣는 음악을 동시에 제공하여 그 차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재생 방법은 관람객 개인의 휴대폰으로 와이파이 pathetic_wifi 연결 후 화면의 QR코드에 접속한다.

안광휘는 1988년 출생으로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이후 같은 대학원 서양화과 판화전공 석사를 졸업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0, Show Down, 디스위켄드룸(서울)> <2019, Noise Cancelling,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서울)> <2017, The Pathetic Rhymes, 인스턴트루프(서울)> <2017, 컷팅매트, 서교예술실험센터(서울)> 등이 있다. 단체전으로는 <2020, 기획, 문화비축기지(서울)> <2019, 퍼폼2019 : 린킨아웃, 일민미술관(서울)> <2018, 가역반응, SeMA 벙커(서울)> 등에 참여했다. 안광휘는 달라지는 매체환경에서 경험하는 이미지의 유통방식과 가치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에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논의거리를 다루고 있는 미술사의 여러 요소를 참조하기도 하며, 대중매체와 관련된 일상적 사물이 작동하는 방식을 차용, 이를 미술의 영역에서 풀어내 보고자 한다.

이현종, 잼앤쿡 Jam and Cook,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설치, 1 분 30 초, 2021

이현종 작품(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노래하는 사람’ 이라는 전시명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랩과 턴테이블의 역사에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사운드, 설치 작업이다. 힙합, 디스코, 하우스, 그리고 테크노, 앰비언트, 펑크가 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에 등장하기 이전 반주 기반의 리믹스 버전과 랩이라는 시도와 개념은 자메이카에서 시작되었다. 흔히들 우리가 아는 디스크 자키(Disc jockey)는 자메이카에서는 셀렉터(Selector)라 부르고, 랩퍼(rapper)는 디제이(Deejay)라 칭한다. 자메이카의 디제이들은 기존의 보컬이 있던 곡이 아닌, 테스트 프레싱용으로 찍힌 덥 플레이트들의 하찮게 여겨진 반주 버전의 곡을 주로 재생하며 즉흥적으로 토스팅한 것이 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뿌리이다. 그리고 더해진 상상력은, 그들은 이동/출장형 주방 겸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 인파가 많은 길거리에서 음악을 깔고 토스팅을 해 이목을 끌어 음식을 팔았다. 전문 음악인이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요리를 하며 음악을 해도, 디제이들과 셀렉터들에게 현대음악에 끼친 공로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잼앤쿡>은 자연스럽게 2021년과 어울리는 발상으로 제작되었다. 이 작업은 3가지 영상재생 버튼이 있는데, 관객들은 작업에 내장된 이펙터의 딜레이(Delay 지연-에코)와 리버브(Reverb 울림-확장) 기능을 수동으로 조작해 자메이카식 덥(Dub)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현종은 1987년생으로, 런던의 첼시예술대학교에서 순수미술 학사,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1, 콜렉티브 컬렉션, 을지예술센터> <2021, 엑소포니, 을지로 OF> <2020, The Whistler, 갤러리 ERD(서울)> <2020, No Space, Just A Place : Eterotopia, 대림미술관> <2018, APT Live, APT Studios(런던)> <2018, Watch This Space, Hackney Centre For Better Health(런던)> <2018, hmn 015(런던)>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듀오 컬렉티브 detox.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을지로 OF의 기획자, 현대무용단 리브레호벤의 음악 연출가이자 DJ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상호적인 관객참여형 작업들을 선보이며, 언어, 소통, 그리고 하류문화의 근원을 기반으로 사운드, 영상, 퍼포먼스 작업으로 풀어간다.

츠바사 카토, 우드스탁Woodstock 2017, 싱글 채널 비디오, 기타 앰프, 4분 7초, 2017

츠바사 카토 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루프)

1965년 지미 헨드릭스는 우드스탁에서 미국 국가 <The Star Spangled Banner>를 연주했다. 이 공연은 히피운동, 반전운동, 그리고 시대 전반에 걸친 대항 문화(counter culture)의 상징으로 읽힌다. 우리는 누구와 함께 연대해야 할지, 무엇을 해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지표가 존재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유일한 토론의 장이 되어버린 지금, 과거의 우드스탁 공연의 향수를 느낀다. <우드스탁 2017>은 1965년 공연을 재연하는 헌정 공연이다. 작업 속 네 명의 백인 퍼포머들은 고무줄로 묶여 서로 방해물이 된 채 국가를 연주한다.

네 명의 퍼포머는 연주의 용이성과 퍼포머의 수가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는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국가를 연주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늘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삶을 살아간다. 타인의 일상을 엿보면서도 우리의 일상 역시 누군가에게 감시 당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의 창구들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자기표현의 방법을 제공하는 한편 자기 검열의 늪에 빠지게 만든다. <우드스탁 2017>은 ‘연결’과 ‘구속’의 딜레마를 풍자하는 동시에 그 사이에서 저항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츠바사 카토는1984년 일본 사이타마 출생으로 무사시노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뒤 도쿄예술대학에서 회화 석사를 졸업했다. 퍼포먼스와 설치로 관람객이 집단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작업을 선보인다. 주요 개인전은 <2020, Superstring Secrets, MUJIN-TO Production(도쿄)> <2017, (Drawing) Fractions of the Longest Distance [Mexico City ⇄ Jakarta], MUJIN-TO Production(도쿄)> 등이 있으며 단체전으로는 <2020, UNTACT, 광주아시아문화전당> <2019,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8, Catastrophe and the Power of Art, 도쿄 모리미술관>가 있다. 미술관의 안과 밖에 대한 인식적 거리감에 대해 탐구한다.

폴린 퀴르니에-자르댕, 그로타 프로푼다(Grotta profunda), 싱글 채널 비디오, 30분, 2011

폴린 퀴르니에-자르댕의 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인 베르나데트 수비루(Bernadette Soubirous, 1844-1879)는 프랑스 루르드(Lourdes)의 마사비엘(Massabielle) 동굴에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경험한 가톨릭 성인이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알린 여성들은 주로 상류층이었으나, 베르나데트는 시골에서 자라며 가난한 유년을 보낸 배경을 지녔음에도 드물게 성인으로 시성됐으며, 여성 정치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작가는 사회적 소수자였으나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 인정을 받은 여성들에 주목해 그들을 신체적 조건이나 외모로부터 해방된 더욱 자유로운 존재로 표현한다. 작가는 베르나데트가 인간의 기원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동굴을 헤매는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 사회적 지위의 높낮이, 젠더의 구별 등 다양한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다의성(Polysemy)을 가진 낯선 모습들을 등장시킨다. 의미를 부여하는 대로 그것이 되는,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낯선 존재들은 동굴 안에서 서로 어울려 자유로이 춤을 춘다.

폴린 퀴르니에-자르댕, 혼자만의 살롱 Le Salon d'Alone, 싱글 채널 비디오, 혼합재료, 30분, 2008-2010

폴린 퀴르니에-자르댕 작품 (사진제공=대안공간 루프)

<혼자만의 살롱 Le Salon d'Alone>은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인류이자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는 과거 동물병원이었던 곳을 보금자리 삼아 홀로 생활한다. 대화가 가능한 누군가를 찾기 위해 잠시 외출한 사이, 거실에 있던 물건들이 각자 자신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폴린 퀴르니에-자르댕(Pauline Curnier- Jardin)은 1980년 프랑스 마르세유 출생으로, 암스테르담과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영화감독 겸 연기자이다. 파리 ENSAPC 및 ENSAD를 졸업하고 2015-2016년에는 암스테르담에서 Rijksakademie Van Beeldende Kunsten 레지던시를 마쳤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19, Parties sans éteindre les lumières, Fondation Ricard pour l’Art Contemporain(파리)> <2017, Ellen de Bruijne Projects(암스테르담)> <2015, The Resurrection Plot, Performa 15, Pioneer Works(뉴욕)>이 있으며, 단체전으로는 <2020, Anticorps, Palais de Tokyo(파리)> <2020, Mythologies – The Beginning and End of Civilizations, ARoS Aarhus Art Museum(덴마크)> <2018, Double Feature, Schirn Kunsthalle Frankfurt> 등에 참여했다. 2017년 설치작품 <Grotta Profunda Appronfundita>가 57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전시되었다. 2019년 독일 내셔널 갤러리 프라이즈를 수상했고, 현재 베를린 함부르크 반호프 미술관에서 개인전 <Fat to Ashes>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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